'강한 일본' 다카이치 1년…안보·개헌 질주, 경제는 재정 딜레마

유효송 기자 2026. 10. 2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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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21일 취임 1년을 맞는다.

취임 후 '강한 일본'을 내건 다카이치 총리는 안보 역량 강화와 헌법 개정, 정부 주도의 성장 전략을 앞세워 일본의 국가 운영 방향을 바꾸려는 행보를 이어왔다. ━ 강한 안보전후 일본의 역할 확대━다카이치 총리 정권의 핵심 기조는 안보 역량 강화다.

이미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와 여당이 국민의 부담 경감을 위해 식료품 소비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보 강화와 재정 건전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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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력 강화·헌법 개정에 속도…2월 총선 압승으로 정치적 기반 확보
적극재정·감세는 국채 부담 키워…지지율 하락 속 정책 실행력 시험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5일 일본 도쿄 국회에서 소신표명 연설을 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사진=(도쿄 로이터=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21일 취임 1년을 맞는다. 그는 정통 정치 가문 출신이 아닌 '비세습 정치인'이자 남성 중심의 일본 정계에서 유리천장을 깬 쇄신의 이미지로 돌풍을 일으켰다. '사나카쓰'(サナ活) 바람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다. 사나카쓰는 팬 활동을 뜻하는 '오시카쓰', 다카이치 총리의 애칭 '사나'를 합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썼던 신조어다.

취임 후 '강한 일본'을 내건 다카이치 총리는 안보 역량 강화와 헌법 개정, 정부 주도의 성장 전략을 앞세워 일본의 국가 운영 방향을 바꾸려는 행보를 이어왔다. 특히 올해 2월 중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압승하면서 정책 추진을 위한 정치적 기반도 확보했다. 그러나 안보 강화에 따른 재정 부담, 적극재정과 국가채무 사이의 균형, 주변국과의 갈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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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안보…전후 일본의 역할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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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총리 정권의 핵심 기조는 안보 역량 강화다. 중국의 군사력 확대와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 등 역내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해 방위력 증강과 미·일 동맹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방위산업 육성과 경제안보 역량 확보도 주요 과제다. 일본이 전후 안보 정책의 제약을 풀고 역내에서 더 큰 역할을 맡으려는 흐름이 한층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특히 연내 개정할 안보전략 관련 3대 문서와 방위비 확대는 일본의 안보 정책이 어디까지 달라질지를 가늠할 잣대다. 미국이 일본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3.5%의 방위비 지출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같이 이행할 경우 연간 방위비가 20조엔(약 170조원)을 초과하게 돼 증세가 불가피하다. 이미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와 여당이 국민의 부담 경감을 위해 식료품 소비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보 강화와 재정 건전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헌법 개정은 다카이치 총리가 추진하는 보수 노선의 상징이다. 자위대의 헌법상 명기 등을 통해 전후 평화헌법 체제에 변화를 주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2월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316석을 확보하며 개헌 논의를 진전시킬 정치적 기반도 강해졌다. 그러나 개헌안 발의에는 중·참의원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고, 국민투표에서도 과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정치적 우위를 실제 제도 변화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남은 임기 동안의 핵심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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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노믹스…성장과 재정 건전성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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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의 축은 대규모 재정 투입이다. 정부 주도의 전략산업 투자와 적극재정을 통해 임금과 소비, 투자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인공지능(AI)과 첨단기술 등 미래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한다.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식품 소비세 인하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내년 4월부터 2년간 식품 소비세율을 현행 8%에서 1%로 낮추는 방안을 마련했다. 문제는 재원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감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국채 발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 같은 확장 재정이 엔화 약세와 국채금리 상승,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를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지지층을 의식한 모호한 행보가 한계에 다다랐다"며 "확장재정 일변도의 경제 정책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2025년 10월21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연설하고 있다. 일본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드론, 인공지능(AI), 그리고 새로운 전쟁 방식을 활용하는 쪽으로 방위 전략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방위성이 31일 공개한 8조9000억엔(76조21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세부 내용에서 밝혔다./AP=뉴시스 /사진=유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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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미국과 밀착, 중국과는 긴장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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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외교는 미·일 동맹을 축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면서 호주와 필리핀 등 역내 파트너와의 협력도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강경한 안보 노선이 외교적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의 대만 공격이 일본의 존립을 위협하는 사태가 될 수 있고 자위대 대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로 국회에서 발언했다. 이후 중일 관계는 깊은 골이 패였다. 중국이 일본의 주요 경제 파트너라는 점에서 정치·안보 갈등이 경제와 민간 교류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반면 한국과는 이재명 대통령과 셔틀외교로 소통을 이어가며 북한 위협 대응과 경제안보 협력을 논의했고, 실용주의적 접근이 작동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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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장악력 확보…선거 압승 이후가 진짜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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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부담과 실질임금, 감세 재원 논란 등 경제 현안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정부의 정책 실행력을 가늠하는 기준이다. 취임 초 젊은 층과 여성 유권자를 중심으로 번졌던 '사나카쓰' 현상은 정권 초기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이 표현은 최근 SNS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실제로 아사히신문이 지난 17~18일 전국 유권자 11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을 지지한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이 50%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출범 당시 68%로, 현재는 18%포인트 하락한 상태다. 하지만 고이즈미 내각 출범 1년 후 지지율이 42%,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1년 이후 지지율이 46%였던 것을 고려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외신의 평가다.

'강한 일본'을 향한 질주가 일본의 체질을 바꾸는 성과로 이어질지, 재정 부담과 외교적 긴장이라는 부작용을 키울지는 앞으로의 정책 실행에 달려 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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