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광역특구법 두 갈래 발의…노동시간 특례가 최대 변수

손유지 2026. 10. 2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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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노동시간 특례 포함·미포함 두 가지 법안 발의
재정·금융·세제부터 인재 양성까지 범부처 지원 추진
지역 간 산업 격차와 기업 투자 성과 검증이 핵심 과제
한병도, 여권 실언 경계하며 집권여당 책임과 민생 강조

[지데일리] 수도권에 쏠린 기업 투자와 산업 성장의 흐름을 지방으로 돌리기 위한 입법이 추진된다. 

민주당이 기업 투자와 지방 주도 성장을 위한 초광역특구법을 발의한 노동시간 특례와 지역 간 격차 해소가 핵심 과제다. ⓒ픽사베이

  

더불어민주당이 기업 투자 유치와 지역 전략산업 육성을 지원하는 초광역특구법을 발의하기로 하면서 지역 균형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다만 노동시간 특례를 둘러싼 논란과 부처 간 이해관계, 지역별 산업 기반 격차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법안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기업 투자와 지방 주도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초광역특구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한 원내대표는 수도권에 집중된 성장 기회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각 지역이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국가 경제의 미래를 이끌도록 지원하는 것이 법안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초광역특구는 개별 지역의 산업 육성에 그치지 않고 인접 지역 간 산업·인력·교통 기반을 연계해 경제권 단위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기업이 투자 지역을 결정할 때 세제 혜택이나 금융 지원뿐 아니라 숙련 인력 확보, 물류 접근성, 연구개발 기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점에서 범부처 차원의 지원 체계가 중요하다.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과 중앙정부의 정책 조율이 뒷받침된다면 지역 산업의 집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민주당은 법안의 주요 쟁점인 노동시간 특례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는 점을 고려해 특례를 포함한 법안과 포함하지 않은 법안 등 두 가지 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한 원내대표는 법안 처리 시점을 미리 정하지 않고 충분한 숙의와 토론을 거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업의 투자 유인을 강화하려는 산업계의 요구와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노동계의 우려를 함께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두 가지 법안을 마련하는 것만으로 쟁점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노동시간 특례의 적용 범위와 대상 산업, 노동자 건강권 보호 장치, 기업의 인력 운용 부담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기업 활동의 유연성을 높이더라도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을 고착화하거나 안전과 휴식권을 훼손한다면 정책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다. 반대로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논쟁만 이어진다면 기업 투자 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도 과제다.

재정과 금융, 세제, 인재 양성, 기반시설을 아우르는 지원 체계 구축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한 원내대표는 여러 부처와 국회 상임위원회에 걸친 과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국회 특별위원회 설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산업 육성에 필요한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다만 특별위원회가 설치되더라도 부처별 권한과 예산을 둘러싼 조정이 원활하지 않으면 정책 추진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지역 간 격차를 줄이는 정책 설계도 중요하다. 산업 기반과 인력 확보 여건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지역에 지원이 집중되면 초광역특구가 오히려 지역 간 불균형을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기업 투자액이나 특구 지정 규모에만 성과 평가의 초점을 맞추기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지역 인재 정착, 협력업체 성장, 청년층 유출 완화 등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공공 지원을 받은 기업의 투자와 고용 약속이 지속적으로 이행되는지도 점검할 장치가 요구된다.

한 원내대표는 이날 여권 인사들의 잇따른 실언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민주당 소속 공직자들의 언행이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점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집권여당으로서 국정운영의 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초심으로 돌아가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고 민생 개선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초광역특구법은 지역 경제의 자생력을 높이고 수도권 집중을 완화할 정책적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법안의 실효성은 발의 자체보다 노동계와 산업계의 합의를 끌어내고, 지역별 특성에 맞는 지원을 설계하며, 투자 성과가 주민의 소득과 일자리로 연결되도록 만드는 데 달려 있다.

민주당이 강조한 사회적 숙의와 책임 있는 입법이 구체적인 제도와 실행 계획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