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현대오일뱅크, 유가담합 재판서 충돌···증인신문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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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조원대 경쟁제한 효과가 발생했다는 정유 4사의 유가담합 재판에서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 측이 증인신문 참여를 놓고 충돌했다.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리니언시) 적용 등으로 가격담합 기소 대상에서 제외된 SK에너지 측이 HD현대오일뱅크의 혐의와 관련해 증인으로 나설 자사 직원들의 신문에 참여하려 하자 HD현대오일뱅크 측이 증언 오염을 우려하며 반대한 것이다.
SK에너지 측은 "입금가와 확정가 등 가격 결정 방식이 자사 사건과도 관련된다"며 "증인들을 상대로 별도의 반대신문을 하려는 취지가 아니라 증언 내용을 직접 듣고 자사 사건과 관련된 부분을 파악하려는 것"이라고 참여 논리를 강조했다.
공소청 측은 가격 결정 과정에 관한 SK에너지 직원들의 진술과 관련 자료 등을 통해 HD현대오일뱅크의 담합 혐의를 입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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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직원 증인신문에 SK 측 참여 요구···현대 측 “증언 영향 우려” 반대
재판부, SK 측 증인신문 참여 불허···11월 19일 전체 피고인 PT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26조원대 경쟁제한 효과가 발생했다는 정유 4사의 유가담합 재판에서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 측이 증인신문 참여를 놓고 충돌했다.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리니언시) 적용 등으로 가격담합 기소 대상에서 제외된 SK에너지 측이 HD현대오일뱅크의 혐의와 관련해 증인으로 나설 자사 직원들의 신문에 참여하려 하자 HD현대오일뱅크 측이 증언 오염을 우려하며 반대한 것이다. 재판부는 SK 측의 증인신문 참여를 제한하고 추후 조서 열람·복사를 통해 내용을 확인하도록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류지미 판사는 20일 HD현대오일뱅크·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 등 정유 4사 법인과 관련 임직원들의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향후 증거조사 계획을 정리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소청의 입증계획을 검토한 뒤 쟁점별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우선 정보교환과 가격담합에 따른 부당공동행위 혐의는 HD현대오일뱅크와 관련 임직원들에게만 적용된 만큼 해당 피고인들의 공판절차를 분리하기로 했다. 다른 정유사들에 대한 기일은 추정하고 이후 전량구매계약 등 다른 혐의를 심리할 때 다시 병합한다는 계획이다.
재판부는 "효율적인 심리를 위해 쟁점별로 증인신문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정보교환 및 가격담합으로 인한 부당공동행위 부분은 HD현대오일뱅크 및 관련 피고인들에 대해서만 쟁점이 있기 때문에 공판절차를 분리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공소청이 1차적으로 신청할 증인은 35명이다. 재판부는 아직 증거 채택 여부가 정리되지 않은 자료들은 추후 판단하고 우선 증인신문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SK 직원 증인신문에 SK 변호인 참여 놓고 공방
이번 사건에서 가격담합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은 HD현대오일뱅크 법인과 가격결정부서 부서장·책임매니저다. 담합 상대방으로 지목된 SK에너지와 담당 직원들은 자진신고자 감면제도인 리니언시 적용 등을 이유로 가격담합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SK에너지 법인은 전량구매계약 등 별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공방은 SK에너지 측 변호인이 자사 직원들에 대한 증인신문에도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가격담합과 전량구매계약은 서로 다른 혐의지만 석유제품 가격 결정 구조와 관련해서는 공통되는 부분이 있다는 주장이다.
SK에너지 측은 "입금가와 확정가 등 가격 결정 방식이 자사 사건과도 관련된다"며 "증인들을 상대로 별도의 반대신문을 하려는 취지가 아니라 증언 내용을 직접 듣고 자사 사건과 관련된 부분을 파악하려는 것"이라고 참여 논리를 강조했다.
반면 HD현대오일뱅크 측은 SK에너지 직원들의 증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증인들이 현재도 SK에너지에 근무하고 있어 SK 측 변호인이 신문 절차에 참여하면 이후 출석할 증인들의 진술에도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HD현대오일뱅크 측 변호인은 "이분들이 지금도 SK 직원으로 근무하고 계신 분들"이라며 "SK 측의 참여로 이후 증인들의 진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공판절차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HD현대오일뱅크 측의 우려를 고려해 SK에너지 측을 해당 증인신문 절차에서 분리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SK 직원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마무리된 이후 열람·복사를 통해 그 내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해당 피고인에 대해서만 분리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증인신문에 앞서 진행되는 프레젠테이션(PT)에는 모든 피고인 측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격 결정 구조 등 공통으로 관련된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는 다른 정유사 측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다음 달 19일 오전 10시 전체 피고인 측이 참여하는 공판에서 가격담합 혐의에 관한 PT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어 24일과 26일에는 SK에너지 직원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다. 각각 공소청 검사의 주신문에 2시간, HD현대오일뱅크 측 반대신문에 약 3시간30분이 배정됐다.
◇가격정보 교환·인상 합의 입증부터···전량구매계약은 후순위
서울중앙지검은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 관계자들이 2024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상대 회사의 석유제품 입금가 정보를 교환했다며 지난 7월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지난 3월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한 뒤에는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사전에 조율했다는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이 산정한 두 회사의 직접 담합 규모는 14조2000억원이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이 이들의 가격을 뒤따라 올린 영향까지 합치면 26조원 상당의 경쟁제한 효과가 발생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다만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직접적인 가격 합의가 확인되지 않아 가격담합 혐의로 기소되지 않았다.
향후 재판에서는 경쟁사 사이에 오간 가격정보의 성격과 교환 방식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공소청 측은 정보를 교환하기로 한 의사의 합치와 실제 교환 사실, 경쟁제한성을 입증해야 한다. 교환된 정보가 공개된 자료인지 향후 가격 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비공개 정보인지도 중요하다.
특히 지난 3월 가격 인상 과정에서 구체적인 합의가 있었는지가 다툼 대상이다. 공소청 측은 가격 결정 과정에 관한 SK에너지 직원들의 진술과 관련 자료 등을 통해 HD현대오일뱅크의 담합 혐의를 입증해야 한다. 반면 HD현대오일뱅크 측은 가격정보 교환이 실제 가격 합의나 경쟁제한으로 이어졌는지, 국제유가와 환율 등 외부 요인이 가격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정유 4사 법인에 공통으로 적용된 전량구매계약 관련 혐의는 이후 별도로 심리된다. 정유사들이 자영주유소에 자사 석유제품만 구매하도록 강제하고 공급가격을 사후에 일방적으로 정하는 등 거래상 지위를 남용했다는 내용이다. 공소청 측은 계약 조건과 실제 운영 방식, 주유소의 거래처 선택권 제한 여부 등을 통해 부당성을 입증해야 한다.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 법인 및 관련 임직원들에게 적용된 공정위 조사방해 혐의도 남아 있다. 경쟁사 가격자료와 사내 메신저 대화방 등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행위가 실제 조사방해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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