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찬진, 솔리다임 나스닥 상장 막는다면···美 관할권 침범 명명백백

이상헌 기자 2026. 10. 20.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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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권거래법 12조, 나스닥 증권등록 규율
韓 중복상장 판단과 美 상장 금지권 별개
쿠팡 갈등 이미 美 의회·투자분쟁으로 확산
美 낸드 자국 생산 차질 땐 외교 문제 비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 원장은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과 관련해 국내 중복상장 규제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을 둘러싼 중복상장 논란이 한미 금융감독권의 관할 문제로 번지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모두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이 국내 중복상장 규제에 저촉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20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 증권시장의 상장 심사권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나스닥에 있다. 한국 금융당국이 국내 중복상장 판단을 근거로 미국 법인의 상장을 직접 금지할 권한은 제시되지 않았다. 쿠팡에 대한 국내 규제가 미국 의회와 투자자의 문제 제기로 확산된 가운데 솔리다임의 미국 자본조달과 반도체 투자까지 영향을 받는다면 한미 산업·외교 문제로 번질 수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원장은 솔리다임의 국내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에 대해 금융위 유권해석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에 우려를 전달하는 문제에도 전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당국이 국내법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에서 미국 상장에 대한 직접적인 제한 권한까지 확보한 상태는 아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하면서 확보한 미국 반도체 사업체다. 한국 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가 미국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솔리다임의 미국 기업공개(IPO)는 검토 단계로, 구체적인 상장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 증권거래법 제12조는 미국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증권의 등록을 규율한다. 제12조(a)는 원칙적으로 등록되지 않은 증권의 거래소 거래를 금지하고 제12조(b)는 발행회사의 등록 신청과 정보 제출 절차를 정한다. 신규 주식 공모에는 1933년 증권법 제5조에 따른 등록 요건도 적용된다. SEC는 증권 등록과 공시를 감독하고 나스닥은 거래소 자체의 상장 요건을 심사한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기준은 국내 증권시장에 적용된다. 한국 모회사가 미국 자회사를 소유한다는 이유로 나스닥의 상장 심사권이 한국거래소나 금감원에 이전되지는 않는다. 미국 증권거래법 제12조(b)는 발행회사를 지배하는 주체에 관한 정보도 등록 과정에서 다루도록 한다. 미국법은 지배관계를 공시 대상으로 규율하면서 증권 등록 절차는 미국 법체계 안에서 운영한다.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판단과 실제 상장 제한 권한은 법률상 구분된다. 한국에서 특정 상장 구조를 제한하더라도 미국 증권시장에서 동일한 구조가 자동으로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상장을 제한하려면 적용 법률과 명령 대상,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반미 논리로 번진 중복상장 판단
美 승인권 움직이지 못하는 구조
최태원에 대한 여론 압박이 수단

국제법상 속인주의는 국가가 자국민이나 자국 법인과의 연결을 근거로 일정한 법률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원칙이다.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의 지배관계는 한국법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연결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지배관계만으로 미국 자회사의 증권 발행과 나스닥 상장에 대한 승인권이 한국 금융당국에 발생하지는 않는다.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은 별도 법인이다. 솔리다임의 회사 조직과 주식 발행에는 설립지 회사법이 중요한 준거법으로 작용한다. 미국 증시의 공모와 상장에는 미국 증권법과 거래소 규칙이 적용된다. 한국 금융당국은 국내 상장회사인 SK하이닉스에 적용되는 법률에 따라 공시 등 의무의 이행을 감독할 수 있다.

국가의 관할권에는 법률의 적용 대상을 정하는 입법관할권과 명령·제재를 행사하는 집행관할권이 있다. 한국 금융당국이 SK하이닉스에 적법한 감독 조치를 취하는 것과 미국 거래소의 상장 승인 여부를 직접 결정하는 것은 서로 다른 권한이다. 외국 영토에서의 직접적인 공권력 행사에도 국제법상 한계가 따른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7월 중복상장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면서 해외 자회사 상장에 대한 국내 모회사의 주주보호 절차를 제시했다. 주주 영향평가와 보호방안, 주주 소통, 이사회 결의, 관련 공시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국내 의무의 법적 효력과 적용 범위는 개별 법령과 제도 시행 요건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나스닥 마켓사이트 전경.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증권 등록과 공시를 감독하며 나스닥은 자체 상장 요건에 따라 기업의 상장 적격성을 심사한다. /AP=연합뉴스

모회사 국적? 해외 감독권 확대 못 해

솔리다임이 국내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지는 아직 금융위 유권해석을 기다리고 있다. 신고 의무가 인정된다면 국내법상 감독과 조치가 가능하다. 다만 한국법상 신고 절차가 미국 SEC의 증권 등록이나 나스닥의 상장 심사권을 대체하지는 않는다.

국내 감독 조치가 결과적으로 미국 IPO를 지연시킬 수는 있다. 해당 조치가 곧바로 미국 관할권 침범에 해당하는지는 별도의 문제다. 법률상 근거가 있는 국내 모회사 감독과 미국 기관에 대한 직접적인 권한 행사를 구분해야 한다. 결국 이 원장의 중복상장 판단이 실제 제한 조치로 이어지려면 국내법상 권한부터 입증해야 한다.

미국의 낸드플래시 자국 생산은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 영토 안에 구축하려는 산업정책에서 중요한 과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는 연산용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하는 낸드플래시가 함께 투입된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와 패키징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저장용 메모리의 현지 생산능력 확보도 공급망 안정성과 연결된다.

솔리다임은 중국 다롄에 낸드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미국 동부에 현지 낸드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뉴욕주가 후보지로 거론된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서 40억달러 이상 규모의 첨단 패키징 시설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솔리다임의 미국 공장이 현실화하면 미국 반도체 공급망에 낸드 전공정 생산능력이 추가된다.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도 변수다. 중국 내 생산시설에 미국산 첨단 장비를 반입하려면 관련 수출통제와 허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솔리다임은 다롄 생산거점의 장비 운용과 미국 내 신규 생산시설 검토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IPO는 향후 투자에 필요한 자본을 조달하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쿠팡 관계자들이 2021년 3월 1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상장을 기념하고 있다. 쿠팡은 미국 자본시장에 상장된 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규제가 한미 통상 문제로 확대된 사례로 거론된다. /쿠팡

쿠팡 갈등 美 의회·투자 분쟁으로 확산
트럼프 낸드 현지 생산 정책까지 걸려

한국 기업에 대한 국내 규제가 한미 외교 문제로 번진 사례도 있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쿠팡을 둘러싼 갈등이다. 올해 1월 미국 국적의 쿠팡 주주들은 한국 정부의 조치를 문제 삼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했다. 7월에는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한국의 쿠팡 조사 등을 차별적 규제라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강경화 주미대사는 양국이 쿠팡 문제가 한미 관계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 사태는 국내법에 따른 규제라도 미국 투자자의 이해관계와 충돌하면 통상·외교 문제로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쿠팡은 한국 내 사업활동에 대한 규제이고 솔리다임은 미국 법인의 증권 발행과 상장에 대한 국내 감독권이 쟁점이다. 규제 대상과 법률관계는 다르지만 한국의 감독 조치가 미국 자본시장과 투자에 영향을 미칠 경우 양국 정부 사이의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된다.

이 원장이 밝힌 SK하이닉스에 대한 우려 전달은 감독당국의 의견 표명에 해당한다. 법률에 따른 제재나 상장 금지와는 법적 성격이 다르다. 금융당국이 실제 제한 조치에 나서려면 어느 법인에 어떤 의무가 발생했으며 어느 법률에 따라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밝혀야 한다.

한국 금융당국의 조치가 미국 법인의 자본조달과 현지 반도체 투자에 실질적인 차질을 초래한다면 규제 문제는 산업정책의 영역으로 확대된다. 미국이 추진하는 반도체 자국 생산과 한국의 해외 자회사 상장 규제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해당 조치를 자국 투자에 대한 부당한 개입으로 판단해 문제를 제기한다면 한미 간 외교·통상 현안으로 번질 여지도 있다.

솔리다임의 미국 공장과 IPO는 아직 확정된 투자·상장 계획이 아니다. 미국 정부가 한국의 중복상장 판단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쟁점은 한국 금융당국이 실제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다.

미국 나스닥의 상장 심사권은 한국 금융감독원에 있지 않다. 국내 중복상장 규제에 저촉된다는 판단만으로 미국 법인의 상장을 직접 금지할 수는 없다. 한국 금융당국이 법적 근거를 넘어 미국 상장 절차에 개입하고 그 영향이 낸드 자국 생산정책까지 미친다면 금융감독권의 경계 문제는 한미 반도체 외교의 쟁점으로 떠오르게 된다.
솔리다임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서버용 저장장치에 장착돼 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하면서 확보한 미국 반도체 사업체다. /솔리다임

☞ 미국 증권거래법 제12조 = 미국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증권의 등록을 규율하는 조항이다. 제12조(a)는 원칙적으로 등록되지 않은 증권의 거래소 거래를 금지하며 제12조(b)는 발행회사의 등록 신청과 정보 제출 요건을 정한다. 속인주의는 자국민이나 자국 법인과의 연결을 근거로 법률을 적용하는 원칙이다. 집행관할권은 국가가 법률에 따른 명령과 제재를 실제로 행사하는 권한으로, 다른 국가의 영토에서 행사할 때 국제법상 제한을 받는다.

☞ 국제투자분쟁(ISDS) =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협정 위반을 이유로 투자 유치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중재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도 관련 규정이 있다. 중재의향서 제출은 분쟁 절차를 준비하는 단계로, 실제 중재 청구나 정부의 협정 위반 인정과는 구분된다. 쿠팡의 미국 투자자들이 한국 정부의 조치를 문제 삼아 해당 절차를 추진하면서 한미 통상 갈등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또는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