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반도체 훈풍에도 '흔들'.. 삼성전자 내려가고 SK하이닉스 급락
뉴욕 반도체지수 9거래일 만에 반등했지만 국내 대형주 약세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유럽 정치 불확실성에 투자심리 위축
[지데일리] 국내 증시가 다시 거센 매도 압력에 직면했다.

뉴욕증시에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주가 반등했지만,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미국 국채금리 상승 부담이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장중 4% 넘게 급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내렸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면서 시장의 방향성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오전 10시 2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269.45포인트(4.63%) 하락한 5500.24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303억원, 기관은 4005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6690억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도 33.48포인트(4.14%) 내린 775.29에 거래됐다.
대형 반도체주도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2.64%, SK하이닉스는 6.26% 하락하며 지수 하락 압력을 키웠다. 국내 증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반도체 업종이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커지는 모습이다.
전날 뉴욕증시는 업종별로 엇갈린 흐름을 나타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07% 하락했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0.41%, 1.11%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61% 오르며 9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마이크론이 2.97%,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4.67%, 엔비디아가 1.38% 상승하는 등 반도체·AI 관련주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그러나 미국 국채금리 상승은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6.69bp(1bp=0.01%포인트) 오른 5.1397%,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4.64bp 상승한 5.4673%를 나타냈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가 낮아져 성장주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프랑스 시위 사태를 둘러싼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다만 장중 급락만으로 국내 기업의 기초체력이 훼손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해외 금리와 정치적 변수, 외국인 수급이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됐을 가능성도 있다. 개인 매수세 역시 시장의 저가 매수 기대를 보여주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규모가 큰 만큼 낙폭 축소를 낙관하기는 이르다.
향후 증시 흐름은 미국 국채금리의 안정 여부와 외국인 수급 변화, 반도체주 반등의 지속성에 좌우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지수의 단기 등락에만 주목하기보다 기업 실적과 업종별 경쟁력, 금리 흐름을 함께 살피며 변동성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