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할부채권까지 활용…카드사들 자금 조달 ‘새판’
금리 변동성에 자금 확보 전략 변화…비용·건전성 관리 관건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20/552795-r1dG8V7/20261020112506238dypo.jpg)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해외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끌어오는 데 이어 자동차 할부금융으로 쌓인 채권까지 활용하면서다. 금리 변동성과 채권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카드채 중심의 조달 구조에서 벗어나 자금 확보 수단을 넓히는 모습이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자동차 할부금융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1670억원 규모의 국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자동차 할부채권을 활용한 유동화 자금 조달은 이번이 처음이다.
ABCP는 금융사가 보유한 채권 등을 기초로 발행하는 기업어음이다. 고객이 앞으로 갚을 할부금을 활용해 현재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번 발행은 총 42개월에 걸쳐 매월 잔액을 줄이며 차환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 우리은행이 매입보장 및 신용공여에 참여했으며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A1(sf) 등급을 획득했다.
이 같은 조달 방식은 자동차금융 사업 확대와도 맞물려 있다. 롯데카드의 올해 상반기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1조356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1% 증가했다. 영업 과정에서 확보한 채권이 새로운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셈이다.
카드사들이 자금줄을 넓히는 배경에는 업권 특유의 사업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은행과 달리 예금을 받을 수 없는 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발행 등을 통해 영업자금을 확보한다. 그만큼 시장금리 변화에 민감하고, 채권시장 여건이 악화되면 조달비용과 차환 부담이 함께 커질 수 있다.
주요 카드사들도 해외 ABS와 외화채권 등을 활용해 조달 경로를 넓히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2월 신용카드 이용대금 채권을 기초로 2억5000만달러 규모의 해외 ABS를 발행했으며,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도 해외 유동화 시장을 활용하고 있다.
현대카드와 삼성카드 등은 국내에서 외화로 발행하는 김치본드를 통해 자금을 확보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은 각자의 사업구조와 조달 여건에 맞춰 여전채 중심의 자금 조달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자금줄 넓혔지만…조달비용·건전성 관리 숙제
다만 조달 수단이 많아진다고 반드시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해외 ABS와 외화채권은 환헤지 비용에 따라 실제 조달금리가 달라질 수 있고, ABCP는 기초자산의 건전성과 차환 구조가 안정성을 좌우한다.
특히 자동차 할부채권을 활용한 유동화는 관련 금융자산이 늘어날수록 활용 여지가 커지지만 경기 둔화 등에 따른 연체 증가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발행 과정에서 필요한 신용보강 비용 역시 실질적인 조달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다.
카드사들이 단순히 유리한 금리를 찾아 움직이는 데 그치지 않고 조달 만기와 투자자 기반을 분산하는 데 관심을 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정 시장에 자금 조달이 집중될 경우 시장 상황이 나빠졌을 때 대응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보유자산의 활용도를 높이고 조달 경로를 다변화하는 것이 안정적인 자금 운용과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채권 등 보유자산을 활용한 유동화는 기존 카드채 중심의 조달 구조를 보완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자금 조달의 선택지가 넓어질수록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