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정의 서정시, 힙합 비트 타고 부안 변산의 가을 노을을 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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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이상향을 읊었던 교과서 속 목가시인이 2026년 가을, 묵직한 베이스 비트 위로 화려하게 소환됐다.
100여 년 전 일제강점기 억압 속에서도 자연과 순수를 노래했던 시인의 저항정신이, 오늘날 청년 세대의 날것 그대로의 자기표현 방식인 '힙합'과 절묘하게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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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이상향을 읊었던 교과서 속 목가시인이 2026년 가을, 묵직한 베이스 비트 위로 화려하게 소환됐다. 정형화된 지역 문학 행사의 틀을 깨고 문학과 힙합의 파격적인 화학반응을 이끌어낸 현장에서다.
부안군문화재단은 지난 16일 막을 내린 '부안 붉은노을축제' 특설무대에서 '제4회 신석정 창작음악제 시상식 및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고 밝혔다. 변산반도의 붉은 낙조가 바다를 물들이는 사이, 잔잔한 시 낭송 대신 청년 래퍼들의 날카로운 딕션과 그루브가 축제장을 가득 메웠다.
이번 창작음악제는 신석정 시인의 문학적 유산을 젊은 세대의 언어로 재해석하기 위해 기획된 실험적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아 총 58팀의 창작자가 몰리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한 가운데, 문학성과 대중음악성을 두루 검증받은 4개 팀이 최종 무대에 올랐다.

우수상에는 선비적 기개와 지조를 묵직한 붐뱁 리듬에 실어낸 CUOI(윤동철)의 '차라리 한 그루 푸른 대로', 이별의 정한을 트렌디한 감성 힙합으로 빚어낸 9ONNEY(이건희)의 '별리부'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이번 시도를 두고 "박제된 고전을 무대 위로 생생하게 끄집어냈다"는 호평이 나온다. 100여 년 전 일제강점기 억압 속에서도 자연과 순수를 노래했던 시인의 저항정신이, 오늘날 청년 세대의 날것 그대로의 자기표현 방식인 '힙합'과 절묘하게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정대경 부안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음악제는 신석정의 시를 단순히 읽고 감상하는 데서 나아가 음악으로 듣고 즐기는 새로운 향유 방식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지역의 대표 문학자원을 대중음악과 접목해 세대 간 소통의 장을 넓힌 만큼, 앞으로도 무대 위 창작곡들을 일상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신석정 문학을 활용한 문화콘텐츠 확산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재단은 무대에서 확인된 호응을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4개 수상작을 정식 앨범으로 제작해 국내외 주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에 공식 유통할 방침이다.
[김대홍 기자(=부안)(95mink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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