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는 달라도 결국 사랑이야기… 높은 몰입감에 오페라 입문작 1순위 꼽혀”

박세영 기자 2026. 10. 2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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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달라도 결국 사랑 이야기입니다. 지금 우리에게도 있는 일이고, 그 시대에도 있었던 일이죠."

'라보엠'은 가난한 청년 예술가 로돌포와 이웃집 아가씨 미미가 크리스마스이브에 만나 사랑하고 헤어지는 이야기다. 누구나 빠져들 만한 이 사랑 이야기를 이번에는 동갑내기 소프라노 황수미와 김건우가 그린다.

그는 외국 동료들과 오페라 입문작을 꼽으면 결국 '라보엠'으로 모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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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오페라단 ‘라보엠’ 내달 5일 세종문화회관서 개막
테너 김건우·소프라노 황수미
“완전히 새로운 모습 보여줄것”
서울시오페라단의 ‘라보엠’에서 미미 역을 맡은 소프라노 황수미(왼쪽)와 테너 김건우가 19일 세종문화회관 1층 포스터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시대가 달라도 결국 사랑 이야기입니다. 지금 우리에게도 있는 일이고, 그 시대에도 있었던 일이죠.”

‘라보엠’은 가난한 청년 예술가 로돌포와 이웃집 아가씨 미미가 크리스마스이브에 만나 사랑하고 헤어지는 이야기다. 한 세기도 더 전에 나온 오페라지만 헤어지자면서도 조금만 더 만나자고 하는 마음은 요즘 연애와 다르지 않다. 로돌포를 노래하는 테너 김건우(40)의 말이다. 누구나 빠져들 만한 이 사랑 이야기를 이번에는 동갑내기 소프라노 황수미와 김건우가 그린다.

인터뷰를 위해 19일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자료실에 함께 들어온 두 사람은 오랜 친구처럼 스스럼이 없었다. ‘티키타카’가 끊이지 않는 모습은 유쾌한 ‘커플’ 같았다. 한 사람이 말을 꺼내면 다른 사람이 받아 마무리해, 리허설을 보지 않아도 호흡이 어떨지 짐작이 갔다. 서로 안 지 얼마나 됐느냐는 물음에 황수미가 “그전에는 서로 이름은” 하고 운을 떼며 김건우를 바라보자 김건우가 “존재만 알고 있었어요” 하고 이었다. 둘이 실제로 만난 것은 3년 전 서울시오페라단 ‘마술피리’ 무대에서다.

서울시오페라단이 오는 11월 5∼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올리는 ‘라보엠’은 2년 전 같은 무대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미미를 맡은 황수미를 빼면 출연진이 모두 새 얼굴이다. 황수미와 김건우는 5일과 7일 무대에 선다. 황수미는 2014년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김건우는 2016년 오페랄리아 콩쿠르 1위 출신이다.

출연진이 대거 바뀐 만큼 분위기가 달라질 전망이다. 김건우는 엄숙정 연출이 연습 기간에 직접 나와 출연진과 소통하며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수미도 캐스팅마다 표현이 달라 “완전히 새로운 분위기로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김건우는 “로돌포는 미미의 죽음을 언제 알았을까”, 곧 친구들이 알려 주기 전에 이미 알았는지를 연출과 함께 파고들었다. 로돌포 역이 세 번째 프로덕션인 김건우는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않은 새로운 로돌포가 나올 것 같다”면서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10년 전 ‘라보엠’을 시작해 여섯 번째 미미 역을 맡는 황수미에 대해 김건우는 “미미 그 자체”라며 몰입하기 쉬운 상대라고 칭찬했다. 황수미는 전형적인 ‘병약한 미미’ 대신 사랑에 빠진 미미를 사계절의 흐름으로 해석한다. 1·2막은 사랑을 만난 기쁨과 풋내 나는 젊음이 있는 봄과 여름, 3·4막은 가을과 겨울이다. “아픈 모습만 강조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그리움, 끝까지 함께하고 싶은 진실한 마음이 드러났으면 합니다.”

호흡이 잘 맞을 때는 감정이 한꺼번에 터지는 순간이 온다고 김건우는 말했다. 이별을 앞두고 감정이 가장 고조되는 3막이 특히 그렇다고 했다. “관객뿐 아니라 저희도 속으로 울게 됩니다.”

벨칸토 오페라에 집중해 온 김건우는 40대에 접어들며 베르디와 푸치니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소리의 기교와 연주 효과를 중시하는 벨칸토와 달리 푸치니는 대사처럼 이야기가 이어져 “왜 진작 하지 않았나 싶을 만큼 재미있다”고 했다. 그는 외국 동료들과 오페라 입문작을 꼽으면 결국 ‘라보엠’으로 모인다고 전했다. 서곡 없이 곧바로 감정 속으로 들어가는 푸치니의 음악은 “영화음악 같아서” 몰입하기 쉽다는 설명이다.

황수미는 템포의 변화를 푸치니의 매력으로 꼽았다. “푸치니 음악은 루바토(자유로운 빠르기)를 엄청나게 썼다가 곧바로 아 템포(원래 빠르기)로 돌아가며 듣는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합니다.”

“이번 무대는 대단한 것을 보여 주겠다는 생각보다 악보에 있는 대로 즐겁게 해 보자는 마음입니다. 노래는 당연히 열심히 하고요.” 김건우의 말이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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