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육아휴직급여 정부 지원 10년째 ‘0’

우다영 기자 2026. 10. 20.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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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기금에서 지급하는 육아휴직급여를 국립대병원은 10년 넘게 자체 인건비로 부담하고 있다.

19일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전종덕 진보당 의원이 각각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가 분석한 결과, 국립대병원 15곳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지급한 육아휴직급여 등 모성보호급여는 총 1천691억원으로 집계됐다.

육아휴직급여 등 모성보호급여가 병원의 총인건비에 포함되면서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여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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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연금 전환 뒤 10년간 1천691억원 인건비서 지급 … 모성보호급여 총인건비 제외 요구
▲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고용보험기금에서 지급하는 육아휴직급여를 국립대병원은 10년 넘게 자체 인건비로 부담하고 있다. 이 비용이 정부가 정한 총인건비제에 포함돼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여력을 제약하는 구조다. 2016년 사학연금 전환을 기점으로 임금인상 재원에서 육아휴직급여가 마련되고 있지만, 뒤늦게 알려져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19일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전종덕 진보당 의원이 각각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가 분석한 결과, 국립대병원 15곳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지급한 육아휴직급여 등 모성보호급여는 총 1천6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인건비 인상률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모성보호급여가 인건비 인상 규모 웃돌기도

총인건비 인상률은 병원이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인건비 총액을 전년보다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에 관한 기준이다. 의료연대본부는 육아휴직급여 등 모성보호급여도 총인건비에 포함돼 임금인상에 사용할 재원을 제약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서울대치과병원이 지급한 모성보호급여는 7억7천800만원으로 전체 인건비의 3.26%에 해당했다. 같은해 총인건비 인상률 3%보다 높다. 의료연대본부가 산출한 '인상률 잠식비율'은 108.69%로, 모성보호급여 지급액이 인건비 인상 규모에 해당하는 금액보다 8.69% 많았다는 뜻이다. 인상률 잠식비율은 모성보호급여 지급액이 정부 기준에 따른 총인건비 인상 가능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서울대병원도 지난해 육아휴직급여로 약 54억원을 지급했다. 전년 약 34억원보다 20억원가량 늘었다. 연간 인건비 인상 규모와 비교하면 40.32%에 해당한다. 강원대병원은 지난해 육아휴직급여로 약 19억7천만원을 지급해 전년 약 11억6천만원보다 70%가량 증가했다.

부담은 특정 병원에 그치지 않았다. 부산대치과병원은 2021년 인상률 잠식비율이 261.65%였고, 강원대치과병원도 같은해 206.09%를 기록했다. 인건비 인상률이 0.9%에 그쳤던 해 모성보호급여 지급액이 인상 규모를 크게 웃돈 것이다.

지난 10년간 국립대병원 15곳의 모성보호급여 지급액은 전체 인건비의 평균 1.03%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총인건비 인상률은 평균 2%로, 의료연대본부가 산출한 인상률 잠식비율은 평균 52.02%였다.

사학연금 전환 뒤 10년 굳어버린 체계

국립대병원의 모성보호급여 부담은 2016년 3월 사학연금 전환에서 비롯됐다. 당시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사학연금법)이 개정되면서 국민연금에 가입했던 국립대병원 노동자들도 사학연금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국립대병원과 사립대병원 노동자 간 연금제도 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였다.

당시 교육부는 사학연금 전환으로 노동자들의 퇴직 후 연금 혜택이 늘고, 병원의 법정 부담금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국립대병원 직원의 퇴직수당은 기존 국가 60%, 병원 40% 부담에서 병원 전액 부담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사학연금 가입과 함께 고용보험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됐다는 점이다. 일반 사업장 노동자는 육아휴직급여를 고용보험기금에서 지급받지만, 국립대병원 노동자는 같은 방식으로 급여를 받을 수 없게 됐다. 사학연금 전환 직후 일부 병원에서는 육아휴직급여 지급이 지연됐고, 교육부는 병원 자체 예산으로 지급하도록 요청했다. 이후 병원별 노사합의나 보수규정 등을 통해 지급 근거가 마련됐다.

급여 지급 문제는 해결됐지만 비용 부담은 병원에 남았다. 육아휴직급여 등 모성보호급여가 병원의 총인건비에 포함되면서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여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의료연대본부는 이 비용이 임금인상 재원에서 지급된다는 사실을 지난해에야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사학연금 전환 당시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10년 넘게 이어진 셈이다.

지난해 의료연대본부가 문제를 제기하자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에 사학연금 적용 사업장의 육아휴직급여도 총인건비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재부는 국립대병원이 기타공공기관이므로 주무부처가 관리할 사항이며, 요청이 있으면 협의할 수 있다고 답했다.

교육부는 최근 본부와의 면담에서 총인건비 제외 여부를 단독으로 결정하기 어렵다며 보건복지부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도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교육부와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윤태석 본부 부본부장은 "병원 노동자들의 모성보호급여를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재원에서 보장하는 것은 전형적인 조삼모사 정책"이라며 "모성보호급여를 총인건비에서 제외해 사학연금에 가입한 국립대병원 노동자들이 겪는 부당함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처우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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