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거진 조희대 탄핵론…헌재 파면 가능성은 낮은데, 역풍만 일 수도

임현경 기자 2026. 10. 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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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촛불행동 전국 대표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촉구하는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문재원 기자

범여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탄핵을 추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나 헌법재판소가 조 대법원장을 실제로 파면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 판례를 고려하면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거부 등이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이라는 탄핵 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탄핵 추진이 불필요한 논란만 양산하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국혁신당은 19일 조 대법원장의 탄핵소추안 초안을 공개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6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방송에서 “이미 탄핵의 ‘ㅌ’자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요구가 나오고 있다”며 “모든 사안과 방법과 어떤 경로를 올려놓고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범여권은 조 대법원장의 주된 탄핵 사유로 대법관 후보자 제청을 방치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대법관 공백을 신속히 해소할 의무를 저버린 직무유기이고,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했다는 얘기다. 또 조 대법원장이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를 거부해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업무추진비·격려금 의혹도 탄핵 사유 중 하나다. 조 대법원장이 업무추진비 사용 인원을 허위로 부풀리고, 격려금을 용도 외로 사용해왔다는 의혹이다. 이는 국가재정법 위반,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헌재가 조 대법원장의 탄핵소추안을 기각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헌재는 그간 공직자의 파면을 결정할 때 ‘중대한 헌법이나 법률 위반이 있는지’를 엄격하게 따져왔기 때문이다. 탄핵 사유로 단순한 위헌·위법 행위는 충분치 않고, 중대성까지 갖춰야 한다는 논리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지난해 3월 탄핵소추안 기각이 비교 사례로 거론된다. 당시 헌법재판관 다수 의견은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한 전 총리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한 것이 위헌·위법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한 전 총리의 위헌·위법 행위가 그를 파면할 만큼 중대하다고 보지는 않았다. 한 전 총리가 헌재를 무력화하려는 목적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고,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권한에 해석상 논란이 있다고 헌재는 판단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에서 국회가 의결한 탄핵소추안 총 13건 가운데 헌재가 탄핵을 인용한 경우는 윤 전 대통령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뿐이다.

헌재가 조 대법원장의 탄핵 사건에서도 이런 기준을 유지할 것이란 의견이 많다. 조 대법원장도 형식적으로는 제청권을 행사했고, 재제청을 하지 않은 기간이 짧아 헌법적 의무를 게을리했다는 점을 명백히 증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범여권이 조 대법원장의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가 헌재에서 기각되면, 조 대법원장의 제청권 행사에 정당성만 부여할 수 있다고 본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한 전 총리의 사건과) 비슷한 판단이 가능할 것 같다”며 “헌재가 탄핵 심사를 할 때 중대성 요건을 엄격히 따지는데, 그 부분 심사를 통과하진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조 대법원장이 나름대로 제청을 하는 절차는 밟기도 했었고, 공금 사용의 문제는 과거 유사한 관행들이 있었다”며 “탄핵을 할 만한 정도의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임재성 변호사(법무법인 해마루)는 “조 대법원장의 제청권 권한 행사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할 순 있지만, 지금 수준으로 탄핵 심사에서 인용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 임 변호사는 “오히려 탄핵 기각으로 조 대법원장의 부적절한 권한행사에 정당성을 부여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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