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생탐구] "한 번 빠지면 자다가도 떠요"…'도파민 손맛' 뜨개질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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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을 낚시에 비유하고 싶어요. 물고기도 사 먹으면 되는데 낚시 좋아하시는 분들은 '잡는 손맛'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낚시를 하잖아요. 뜨개질도 약간 그런 손맛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닐까요".
"맞아요. 맞아. 한 번 뜨개질에 빠지면 자다가도 떠야 되고, 길을 걷다가도 뜨고, 미용실에서도 뜰 정도예요(웃음)".
허소연 대표와 수강생들이 '뜨개질의 매력'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다 '낚시 비유'에 웃음이 한꺼번에 터졌습니다.
직접 뜨려면 목도리 하나에도 며칠, 스웨터 한 벌에는 몇 주씩 시간을 들여야 하지만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뜨개질을 즐기는 이유가 궁금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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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터를 뜨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TV]](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20/newsy/20261020060318217znri.jpg)
"뜨개질을 낚시에 비유하고 싶어요. 물고기도 사 먹으면 되는데 낚시 좋아하시는 분들은 '잡는 손맛'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낚시를 하잖아요. 뜨개질도 약간 그런 손맛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닐까요".
"맞아요. 맞아. 한 번 뜨개질에 빠지면 자다가도 떠야 되고, 길을 걷다가도 뜨고, 미용실에서도 뜰 정도예요(웃음)".
지난 14일 오후, 따스한 가을 햇살이 들어오는 서울 종로구의 한 아담한 뜨개 공방 '니트바이나나문'. 허소연 대표와 수강생들이 '뜨개질의 매력'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다 '낚시 비유'에 웃음이 한꺼번에 터졌습니다. 허 대표는 30대 중반, 수업을 듣는 수강생들도 모두 20~30대로 청년 세대였습니다.
허 대표는 뜨개질의 매력으로 뜻밖에도 '도파민'을 꼽으며 "새로운 경험과 도파민을 원하시면 무조건 뜨개를 추천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뜨개 수업을 듣기 위해 탁자에 둘러앉은 수강생들. [사진=연합뉴스TV]](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20/newsy/20261020060318530znwb.jpg)
◇ 코로나가 불 붙인 뜨개질 열풍…2030의 '함뜨' 문화
허 대표는 뜨개질을 하는 젊은 층이 늘어난 분기점으로 코로나19를 꼽았습니다. 집에서 혼자 즐길 수 있는 취미인 뜨개질이 각광 받기 시작했고, 뜨개질을 고리로 새로운 교류 문화가 생겨난 겁니다.
공방에서 만난 26세 박민지 씨도 코로나19 시기에 뜨개질에 입문했습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던 2021년, 유행에 밝은 친구가 당시 인기였던 '코바늘 네잎클로버'를 함께 만들어 보자며 재료를 가져온 게 계기였습니다.
박 씨는 "친구는 그때 뜨개질을 포기했지만, 저는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며 멋쩍게 웃었습니다. 친구 따라 뜨개질에 입문한 박 씨는 이제는 팔로워 2만여 명의 '뜨개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 씨는 관련 전문 자격증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뜨개 도안집을 살펴보는 수강생. [사진=연합뉴스TV]](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20/newsy/20261020060318859vscp.jpg)
2017년 무렵부터 뜨개질을 해온 30대 중반의 고현정 씨는 코로나19가 터지자 '함뜨(함께 뜨기)'를 위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만들었습니다.
직접 만나기 어려웠던 코로나 시기, '함뜨방'은 각자의 집에서 같은 작품을 뜨며 어떤 실과 바늘을 쓰는지 서로 공유하는 공간이었습니다. 고 씨는 "그 이후에는 직접 만나기도 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교류하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고 씨는 취미로 뜨개질을 하다가 실 염색까지 배우게 됐습니다. 일을 잠시 쉬던 때 직접 염색한 실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시작한 일이 지금의 손염색 실 브랜드 운영으로 이어졌습니다.
![뜨개 공방 벽면을 가득 채운 실타래 [사진=연합뉴스TV]](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20/newsy/20261020060319129fgyo.jpg)
◇ 틀리면 다시 풀면 된다…느린 취미의 '도파민'
특히 뜨개질은 실수해도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수강생들은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실수하면 풀고 다시 뜰 수 있고, 서툴던 손놀림도 연습을 거듭할수록 능숙해집니다. 뜨개질 세계에서 '실패'나 '좌절'은 낯선 단어인 겁니다.
허 대표는 여섯 명이 함께한 수업에서 유일하게 뜨개 경험이 없었던 수강생의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수강생들에게 뒤처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연습을 거듭한 끝에 6개월 과정의 중반을 넘기면서 오히려 누구보다 고르고 예쁜 코를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허 대표는 "뜨개는 내가 얼마나 투자하느냐에 따라 정말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뜨개질을 배우고 있는 석승현 인턴기자. [사진=연합뉴스TV]](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20/newsy/20261020060319428fqes.jpg)
◇ "찌르고, 감고, 빼내고"…인턴 기자의 첫 뜨개 도전기
인턴기자도 직접 뜨개질에 도전해 봤습니다. 처음 배운 건 긴 바늘 두 개를 사용하는 '대바늘'의 기본 기술인 겉뜨기였습니다. 바늘로 코를 찌르고, 실을 감아 빼내면 코 하나가 만들어집니다.
설명을 들을 때는 간단해 보였지만 막상 바늘을 잡으니 손이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허 대표가 바늘 잡는 위치부터 고쳐주고 손가락 자리도 하나하나 바로잡아 줬습니다.
"찌르고, 감고, 빼내고…"를 입으로 되뇌며 한참 씨름한 끝에 겨우 한 줄을 완성했습니다.
이어 도전한 코바늘은 더 까다로웠습니다. 한 손으로 실을 팽팽하게 잡고 다른 손으로 바늘을 돌려 고리를 빼내야 하는데, 고리가 번번이 손가락에 걸려 빠져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한 줄을 뜨기도 버거웠던 기자에게, 능숙하게 바늘을 움직이는 수강생들의 손놀림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과제로 만든 코바늘 모티브를 다림질하는 박민지 씨의 모습. [사진=연합뉴스TV]](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20/newsy/20261020060319714wmgw.jpg)
한때 할머니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뜨개질은 이제는 2030세대 사이에서 '힙한 취미'로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뜨개' 검색 관심도 지수는 76으로, 3년 전 같은 달 지수 26의 약 2.9배에 달하며 껑충 뛰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원하는 옷을 살 수 있는 시대. 직접 뜨려면 목도리 하나에도 며칠, 스웨터 한 벌에는 몇 주씩 시간을 들여야 하지만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뜨개질을 즐기는 이유가 궁금했었습니다.
직접 바늘을 잡아보니 이 '느린 취미'의 매력을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한 줄을 뜨기도 버거웠지만, 서툰 손끝에서 코 하나가 완성될 때마다 작은 성취감이 '도파민'처럼 샘솟았습니다.
빠르게 스쳐 가는 자극 대신 차근차근 한 코씩 쌓아 올리는 즐거움. 2030이 뜨개질에서 찾은 '도파민'은 어쩌면 이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현생탐구 #뜨개질 #공방 #2030 #MZ #취미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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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승현(st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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