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무원 교제폭력에 “예방교육 성과 점검하라” 지시했지만…9개월째 제자리

김지혜 기자 2026. 10. 2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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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제폭력 이미지. 경향신문 자료사진

지난 1월 교육부 공무원의 교제폭력 사건을 계기로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공공부문 폭력예방)교육에서 끝나지 말고 성과를 점검하라”고 공개적으로 주문했지만, 9개월이 지나도록 성과 검증 체계는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평등부의 후속 조치는 폭력예방교육 강사 양성·재교육 중심으로 이뤄졌을 뿐 정작 교육의 질적 성과를 평가하는 새로운 점검 조치는 마련되지 않았다.

19일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성평등부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양평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성평등부는 ‘공공부문 폭력예방교육 실효성 증대’ 과제에 따른 이행실적으로 폭력예방 통합교육 전문강사 양성과정 7회(333명), 군 전담교관 역량강화교육 8회(370명), 국방부 자체강사 양성 협의 등을 제시했다. 강사 양성·재교육 중심으로, 교육 이수자의 인식이나 행동이 실제로 달라졌는지 직접 확인하는 점검 조치는 새로이 제시되지 않았다.

지난 1월10일 교육부 소속 5급 사무관 A씨는 서울 강남구에서 교제 중인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나흘 뒤인 14일 원 장관은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이 사건을 언급하며 공공부문 폭력예방교육의 실효성을 문제 삼았다.

당시 김삼화 양평원장이 폭력예방교육 전문강사의 강의역량을 점검하는 보고서를 도입하겠다고 설명하자, 원 장관은 교육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교육 성과에 대한 피드백이나 점검도 하고 있는지 물었다. 원 장관은 사무관 A씨 역시 폭력예방교육을 이미 여러 차례 받았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그 부분에 대한 점검을 더 긴밀하게 협력해서 해나가야 될 것 같다”고도 강조했다.

이후 양평원은 지난 3월31일 ‘강의역량 셀프코칭 보고서’ 도입 계획을 수립해 올해 저연차 전문강사부터 적용하고 내년 전체 강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강사가 자신의 강의를 어떻게 기획하고 진행했는지, 개선할 점은 무엇인지 스스로 평가한 보고서를 작성하면 양평원이 이를 검토하고 피드백하는 방식이다. 강사의 수업 능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로, 이 역시 교육 이수자의 인식이나 행동 변화를 측정하는 제도와는 거리가 있다.

현재 실시 중인 교육효과성 조사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성평등부는 매년 폭력예방교육 이수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교육 효과성을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효과성 점수는 5점 만점에 4.44점이었다. 그러나 이는 교육 이수자의 설문 응답을 토대로 한 평가로, 교육 이후 실제 행동 변화나 폭력 발생 감소 효과까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한편 폭력예방교육 이행 부진기관은 2021년 123곳, 2022년 265곳, 2023년 197곳, 2024년 195곳이었다. 감리교신학대와 위덕대, 광주역사민속박물관 등 9곳은 4년 연속 부진기관에 포함됐다. 성평등부는 부진기관 명단 공표와 관리자 특별교육, 현장 컨설팅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같은 기관이 반복적으로 부진기관으로 지정돼도 추가 제재할 수단은 부족한 실정이다.

백 의원은 “장관 지시 이후 9개월이 지나도록 부처와 양평원이 내놓은 것은 강사 양성 실적과 강사 스스로 쓰는 셀프코칭 보고서뿐이고, 정작 교육을 받은 공무원이 달라졌는지 확인하는 장치는 하나도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개인 단위 이수 이력 관리, 교육 전후 효과 측정, 반복 부진기관에 대한 실질적 제재, 교제폭력의 기관 대응지침 반영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성평등부는 정부가 국정과제에서 폭력예방교육 실효성 제고를 위한 전면 개편을 추진하기로 한 만큼 관련 제도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현재 폭력예방교육 관련 제도 개편을 진행 중인만큼 교육 성과 측정·관리에 대한 강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며 “교육 이행 부진기관에 대한 제재 강화도 함께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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