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은 제작비 덜고 日은 노하우 얻고…합작 드라마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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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작업을 꼭 해보고 싶었어요. 좋은 협력이 될 거라는 기대감이 컸죠."
드라마 '메리 베리 러브' 촬영을 앞둔 지난해, 주연 배우 지창욱은 일본 제작진과의 협업에 이런 기대를 드러냈다.
현재 다수의 한일 합작 드라마는 촬영이나 출연진, 방영 매체 등이 일본에 치우쳐 있다.
일본 도쿄신문은 "한류 붐이 시작된 지 약 20년이 지나면서 드라마를 수출하거나 구매하는 관계에서 공동으로 기획하고 IP를 육성하며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파트너로, 한일 콘텐츠 산업이 새로운 협력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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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타고 韓日 합작 드라마 봇물… 완성작 유통 넘어 공동 기획-제작
‘메리 베리 러브’ 양국 한팀 돼 호흡
‘스토브리그 일본판’ 함께 설계-각색
‘가스인간’은 韓 네트워킹 활용 눈길

드라마 ‘메리 베리 러브’ 촬영을 앞둔 지난해, 주연 배우 지창욱은 일본 제작진과의 협업에 이런 기대를 드러냈다. 7일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된 이 작품은 한국 유명 공간 디자이너 이유빈(지창욱)이 뼈아픈 실패 이후 일본의 외딴 섬에서 새 인생을 시작하려다 딸기를 재배하는 농부 카린(이마다 미오)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 줄거리와 출연진에서 유추할 수 있듯 한국과 일본 제작진이 함께 만든 작품이다.
최근 한일 합작 드라마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드라마는 영화와 달리 각국의 내수시장을 겨냥하는 경우가 많아 다른 나라의 제작·투자사와 손잡는 사례가 드물었다. 그러나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확산으로 드라마의 유통 범위가 넓어지면서 제작 단계부터 국경을 넘는 협업이 늘고 있다. 그중에 한국과 압도적으로 교류가 많아진 국가는 일본이다.

올해 일본 방송사 WOWOW에서 공개된 ‘스토브리그 일본판’은 공동 투자·기획의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 스튜디오S와 일본 NTT가 제작비를 분담하고 함께 기획했다. 원작 IP를 보유한 한국 측이 이야기의 전반적인 구조를 설계했고, 일본 측은 현지 각색과 출연진 섭외, 촬영 등을 맡았다. 원작의 핵심을 유지하되 일본 시청자에게 익숙한 정서를 반영했다.
제작비를 나눠 부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양국 제작진이 한 팀을 꾸려 실무를 진행하기도 한다. ‘메리 베리 러브’는 한국 CJ ENM과 일본 닛폰 테레비가 함께했는데, 주 촬영지가 일본이라 다수의 일본 스태프가 각본 단계부터 후반작업까지 참여했다. 특히 이 드라마는 원작이 없는 작품으로, 당초 한국에서 기획을 시작했지만 남녀 캐릭터의 대조성을 더욱 부각하고자 한일 배우를 각각 섭외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이 협업은 지난해 6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방영된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일본판’을 제작하며 쌓은 경험이 밑거름이 됐다. 이 작품 또한 한일 합작 드라마로, 당시 작품에 참여한 스태프 상당수가 ‘메리 베리 러브’에도 투입됐다.
● 제작비 분산하고, OTT 대응력 높인다
현재 다수의 한일 합작 드라마는 촬영이나 출연진, 방영 매체 등이 일본에 치우쳐 있다. 양국의 요소를 대등하게 결합하는 전통적인 합작보다는, 일본 시장을 겨냥해 한국의 기획·제작 역량을 결합하는 형식에 가깝다는 뜻이다.
이러한 협업 방식은 양국 업계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다. 우선 한국 측은 제작비를 분산하고 투자 대비 높은 성과를 노릴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일본의 방송산업 매출은 한국의 약 1.3배임에도, 일본 드라마의 편당 제작비는 3000만 엔(약 2억5300만 원)에서 5000만 엔 수준이다. 국내에서 편당 제작비가 많으면 30억 원을 웃도는 한국 제작사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일본은 한국의 제작 노하우와 네트워킹을 활용하는 데에 무게를 둔다. 7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한일 합작 드라마 ‘가스인간’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연상호 감독이 OTT 공개를 제안하면서 제작에 가속도가 붙었다고 한다. 연출을 맡은 일본의 가타야마 신조 감독은 “한국에서 ‘기생수: 더 그레이’ 촬영장 견학을 통해 현장에서 영상을 편집하면서 촬영하는 방법을 배웠다. 이번에 그 스타일을 도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도쿄신문은 “한류 붐이 시작된 지 약 20년이 지나면서 드라마를 수출하거나 구매하는 관계에서 공동으로 기획하고 IP를 육성하며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파트너로, 한일 콘텐츠 산업이 새로운 협력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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