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나면 누가 더 빨리 아물까?”…男女 피부, 재생 방식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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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상처가 나도 여자 피부가 남자보다 빨리 아물까. 피부 재생을 맡는 줄기세포의 활동이 성호르몬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성호르몬이 피부세포의 성숙 속도와 줄기세포층을 벗어나는 속도를 조절하는 데 관여한다는 결과다.
이번 연구는 성호르몬이 피부 줄기세포를 조절하는 방식을 밝혀, 성별에 따른 피부 재생과 상처 치유의 차이를 이해할 근거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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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상처가 나도 여자 피부가 남자보다 빨리 아물까. 피부 재생을 맡는 줄기세포의 활동이 성호르몬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쥐 실험에서는 암컷의 피부세포가 분열하고 성숙하는 시점을 더 잘 맞췄으며, 상처 초기 회복도 수컷보다 빨랐다.
벨기에 브뤼셀 자유대(ULB) 줄기세포·암 연구실을 이끄는 세드리크 블랑팽 교수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벤저민 사이먼스 교수 공동 연구진은 이처럼 피부 줄기세포의 재생 방식에 성별 차이가 있으며, 성호르몬이 이를 조절한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Nature)》에 최근 발표했다.
연구진은 첨단 현미경 기술로 살아 있는 생쥐의 피부 속 개별 세포를 촬영했다. 같은 부위를 반복해서 관찰하며 동일한 줄기세포와 그 세포에서 유래한 후손 세포들을 5개월 동안 추적했다.
처음에는 피부가 재생되는 과정과 줄기세포를 중심으로 한 세포 간 위계를 밝히려 했으나, 관찰 과정에서 암수의 차이를 발견했다.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표피는 아래쪽에 자리한 줄기세포가 분열하면서 끊임없이 새로워진다. 분열로 생긴 세포 일부는 줄기세포의 성질을 유지하고, 나머지는 피부를 보호하는 세포로 분화한다.
분화한 세포는 점차 표면으로 올라와 떨어져 나간다. 이번 관찰에서는 줄기세포가 곧바로 성숙한 피부세포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횟수만 분열할 수 있는 중간 단계를 거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암수의 차이는 하나의 모세포가 분열해 생긴 두 '자매세포'에서 뚜렷했다. 암컷에서는 두 세포가 비슷한 시점에 다시 분열하거나, 둘 다 성숙한 피부세포로 분화하기 시작하는 일이 잦았다. 수컷에서는 두 세포의 선택과 시점이 맞아떨어지는 정도가 낮았다.
연구 제1저자인 댄 엥겔만 박사는 "피부가 어떻게 재생되는지 알아보려다 암컷과 수컷의 줄기세포가 피부를 재생하는 방식에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성호르몬의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수컷 생쥐의 고환을 제거했다. 테스토스테론의 주요 공급원이 사라지자 피부세포는 암컷과 비슷한 행동 양상을 보였다.
이후 테스토스테론의 활성형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을 투여하자 다시 수컷에서 보이던 양상으로 돌아갔다. 이는 남성호르몬이 피부세포의 성숙 속도와 줄기세포층을 벗어나는 속도를 조절하는 데 관여한다는 결과다.
암컷 생쥐에서는 난소를 제거하자 줄기세포의 증식 속도가 떨어지고 자매세포 간의 동기화가 거의 사라졌다. 에스트로겐의 한 종류인 에스트라디올을 투여하면 감소했던 줄기세포 증식이 회복됐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에스트로겐이 줄기세포 증식을 촉진하고 새로 생긴 세포들의 행동을 조율하는 데 관여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차이는 상처 회복에서도 나타났다. 생쥐의 등에 난 상처를 관찰한 결과, 암컷의 상처가 수컷보다 빠르게 닫혔다. 차이는 손상 후 처음 며칠 동안 두드러졌으며, 치유가 진행되면서 점차 줄었다. 암컷의 빠른 초기 회복은 피부 줄기세포가 더 일찍 활성화되고 서로 보조를 맞춰 행동하는 현상과 부분적으로 관련이 있었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재구성한 사람 피부에도 테스토스테론을 적용했다. 그 결과 줄기세포의 분화가 빨라졌다. 이는 생쥐에서 확인한 기전 중 일부가 사람 피부에도 작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암컷에서 나타난 세포 간 동기화와 빠른 상처 회복이 사람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나타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성호르몬이 피부 줄기세포를 조절하는 방식을 밝혀, 성별에 따른 피부 재생과 상처 치유의 차이를 이해할 근거를 제시했다. 연구진은 향후 화상과 수술 후 회복, 당뇨병 환자의 만성 상처 등에서 성별을 고려한 치료법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블랑팽 교수는 "성별은 생물학과 의학에서 너무 자주 간과되는 변수"라며 "앞으로 피부암의 형성과 진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암수의 차이와 이를 일으키는 분자 기전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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