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학교·성가대 출신 두 디바… 이번엔 같은 오페라 주인공까지 함께
콩쿠르 입상·음반사까지 ‘닮은꼴’
내달 5~8일 세종문화회관서 공연

소프라노 황수미(40)와 박혜상(38)은 국내외 오페라 무대를 누비고 있는 ‘디바(diva·여성 스타 가수)’들이다. 이들의 이력은 학교와 콩쿠르, 음반사까지 놀랄 만큼 ‘닮은꼴’이다.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세계적 음반사 도이치그라모폰(DG)을 통해 음반을 발표했으며 지난 2014년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도 나란히 참가했다. 당시 황수미는 우승, 박혜상은 5위에 각각 입상했다. 박혜상은 “당시 저는 첫 콩쿠르 출전이라 결선 진출도 충분히 기쁘고 신기했다. 현장에서 수미 언니가 1등이라는 소식을 들었던 순간 너무나도 감동하고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 뒤 황수미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 찬가를 불렀고, 박혜상 역시 2015년 플라시도 도밍고 주최의 오페랄리아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하며 간판급 소프라노로 성장했다.
이 밖에도 이들에겐 또 하나의 숨은 공통점이 있다. 대학 시절에 서울 서초동의 같은 교회 성가대에서 독창자로 활동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2~3부 예배의 독창자라서 매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연말 성탄절 기간이 되면 성가대도 모여서 함께 노래했던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같은 교회 성가대, 같은 대학, 같은 콩쿠르와 음반사 출신인 두 디바가 다음 달 같은 오페라에서 처음으로 만난다. 11월 5~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하는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1858~1924)의 오페라 ‘라 보엠’에서 여주인공 미미 역으로 나란히 출연하는 것. 이들이 같은 오페라에서 같은 역을 노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보통 오페라는 조금 더 비중 있는 성악가들은 ‘A 캐스팅’, 젊은 차세대 성악가들은 ‘B 캐스팅’으로 나눠 출연하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다. 두 디바의 ‘더블 캐스팅(두 사람이 같은 역을 맡는 일)’은 국내에서도 이례적이고 파격적인 시도다.
‘라 보엠’은 파리의 가난하지만 꿈 많은 젊은 남녀들의 사랑과 이별, 죽음을 다룬 청춘물이다. ‘토스카’ ‘나비 부인’과 더불어 세계 오페라 극장에서 상시 공연되는 푸치니의 인기작이며 뮤지컬 ‘렌트’ 등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렇기에 이 오페라의 여주인공 ‘미미’ 역은 모든 소프라노들이 꿈꾸는 배역이자 도전 과제다. 황수미는 2016년 독일 본 극장 시절부터 유럽과 한국에서 이 역을 맡았고 박혜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수미는 “단순히 젊은이들의 사랑만이 아니라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시간적 흐름에 따라서 인생이 피었다가 저무는 과정을 담고 있기에 언제나 사랑 받는 것 같다”고 했다. 박혜상은 “여주인공의 죽음마저도 다른 작품 속 독살(毒殺)처럼 드라마틱하지 않고 지극히 인간적이고 현실적으로 묘사한다”고 했다.
최근 미국 뉴욕에서 IT 업계 스타트업의 기업인과 결혼한 ‘새 신부’ 박혜상은 “남편 자랑하면 팔불출이겠지만 남편은 소프라노 미렐라 프레니를 사사했던 성악가 출신으로 지금도 오페라 노래를 부른 영상 편지를 보낸다”며 웃었다. 11월 5일과 7일은 황수미, 6일과 8일은 박혜상이 각각 출연한다. 엄숙정의 연출로 코리아쿱오케스트라(지휘 김광현)가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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