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스토리]선영현 아트광주 프로젝트 디렉터 "아트광주, 지역 미술과 세계 잇는 가교 되길"

정유진 기자 2026. 10. 1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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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서 기획자로 활동 영역 넓혀
도슨트 확대·특별전 기획 대중화 앞장
신규 컬렉터 발굴…미술시장 연결 강화
국제전시·학술연구·후학 양성 매진
선영현 아트광주 프로젝트 디렉터

"전시기획 역시 또 다른 형태의 창작입니다."

광주비엔날레가 현대미술의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는 무대라면, 아트광주는 작가와 컬렉터가 만나 작품을 매개로 소통하는 미술시장이다. 선영현 제17회 광주국제아트페어(아트광주) 프로젝트 디렉터는 두 행사가 서로의 강점을 살려 광주가 예술적 영향력과 미술시장 경쟁력을 두루 갖춘 도시로 성장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작가에서 큐레이터로, 다시 미술시장과 예술 현장을 잇는 기획자로 활동 영역을 넓혀온 선 디렉터는 창작과 기획, 연구와 교육을 아우르며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선 디렉터가 미술 현장에 들어선 출발점은 작가 활동이었다. 작품을 제작하며 미술계의 구조를 이해할 필요성을 느꼈고, 전시 현장과 사립 전시공간에서 큐레이터로 경험을 쌓았다. 이후 미술학 박사학위를 취득하며 현장에서 발견한 문제의식을 학문적 연구로 확장했다.

지난 2020년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국제교류전 큐레이터로 활동했으며, 2021년부터 아트광주에 참여해 전시팀장과 전시 총괄 큐레이터를 거쳐 올해 프로젝트 디렉터를 맡았다. 세계여성미술연합 페스타 총감독, 2025년 울란바토르 비엔날레 몽골·한국 파빌리온 공동 큐레이터, 제16회 광주비엔날레 몽골 파빌리온 한국 측 큐레이터 등 국제전시 기획 경험도 쌓았다.

올해 아트광주에서는 현대미술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도 작품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관람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 힘을 쏟았다. 특별전 '현대미술의 영웅전'에 대중에게 친숙한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도슨트 프로그램을 지난해보다 두 배로 확대했다. 작품 감상에서 미술사적 이해로 나아가 관람객 스스로 예술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예술로 잇는 광주·전남, 아시아로 여는 아트광주'라는 올해 주제에도 지역 미술의 역량을 조명하고 아시아 미술계와 교류를 확대하려는 의지가 담겼다. '스펙트럼전'에서는 한국과 몽골, 카자흐스탄 작가들의 미디어아트를 개방된 로비 공간에 선보여 서로 다른 문화적 감각을 경험하도록 했다.

선 디렉터는 "전시를 기획할 때 작품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뿐 아니라 누구에게 어떤 경험을 전달할 것인지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익숙한 작품에서는 새로운 의미를, 낯선 작품에서는 또 다른 예술적 가능성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가 아트페어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다른 가치는 예술적 성취와 시장의 선순환이다. 미술관과 비엔날레가 새로운 예술적 담론과 실험을 제시한다면, 아트페어는 작품 거래를 통해 작가와 갤러리, 컬렉터를 연결한다. 작품의 시장 가치가 창작 활동을 뒷받침하고, 이를 통해 미술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컬렉팅 역시 단순한 투자나 재테크가 아닌 예술을 일상에서 경험하는 문화적 행위로 바라본다. 선 디렉터가 4년째 기획하고 있는 특별전 '프로포즈전'은 지역 컬렉터들의 소장품을 공유하며 작품을 수집하는 즐거움과 의미를 알리는 아트광주의 대표 특별전이다.

그는 "작품 판매는 아트페어의 중요한 성과지만 단기적인 실적만으로 시장의 성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새로운 구매자가 미술시장에 유입되고 이후에도 지역 작가와 갤러리에 관심을 이어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남광주의 예술적 연결도 그가 주목하는 과제다. 올해 '라이징 스타전' 공모를 전남까지 확대하면서 두 지역의 작가들이 이미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남에서 태어나거나 활동하는 작가들도 광주에서 미술교육을 받고 두 지역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광주비엔날레와 아트광주가 상호 보완하며 도시의 문화적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는 포부다. 국제전시 기획과 학술연구, 대학에서의 후학 양성도 이어갈 계획이다. 현재 대학에서 미술 전공 학생들에게 이론뿐 아니라 전시기획과 운영에 필요한 실무 경험을 전하고 있다.

선 디렉터는 "작가가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듯 기획자는 작품과 공간, 관람객의 경험을 엮어 전시를 완성한다"며 "표현 방식이 달라졌을 뿐 지금도 작품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트광주가 광주·전남의 작가와 갤러리, 미술기관이 협력하고 국내외 미술계와 만나는 장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며 "예술가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창작하고 다음 세대가 더 넓은 가능성 속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