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국내 중견 완성차 3사 판매량 추월…업계 “절망감 느낀다”

유민환 기자 2026. 10. 1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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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위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는 올해 1~9월 국내 시장에서 2만 137대를 판매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전기차 시장은 올해 7개월 만에 지난 한 해 판매량(21만 6405대)을 넘어서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상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을 조사한 결과 테슬라는 28.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현대차(19.6%)를 따돌리고 기아(35.4%)에 이어 2위를 달렸다.

중국 지리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는 10월부터 7X를 국내에서 본격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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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 공습에 손 놓은 韓]
진출 2년만에 점유율 7.2% 껑충
수입차 브랜드 판매 4위로 올라서
지리차그룹 브랜드 ‘지커’도 공략
‘한국판 IRA’에 국산 전기차 포함
R&D 지원 등 인센티브도 확대를

중국 1위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는 올해 1~9월 국내 시장에서 2만 137대를 판매했다. 이미 지난 한 해 기록(6107대)의 3.3배다. 수입차 시장 점유율도 2.0%에서 7.2%로 뛰어올랐다. BYD는 현재 테슬라(8만 9148대)와 BMW(5만 7929대), 메르세데스벤츠(4만 3249대)에 이어 수입차 브랜드 판매 4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 진출 2년도 채 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전기차 시장은 올해 7개월 만에 지난 한 해 판매량(21만 6405대)을 넘어서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9월까지 29만 9894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16만 9735대) 대비 76.7% 늘었다. 하지만 중국산 전기차가 시장을 잠식해 고성장의 수혜가 국내 산업계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그 중심에는 테슬라가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테슬라 제품은 전부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만들어진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단일 전기차 모델은 테슬라 모델 Y(7만 3123대)로 2위인 기아 EV3(2만 6699대)의 2.7배에 달한다.

모델 Y는 기아 쏘렌토의 국내 승용차 판매 1위 자리도 위협할 정도다. 쏘렌토의 올해 판매량은 7만 4933대로 모델 Y와 1800여 대밖에 차이가 안 난다. 모델 Y는 5월에 이어 9월에도 쏘렌토를 제치고 월간 국내 승용차 판매 1위에 올랐다. 테슬라는 모델 Y의 선전으로 올해 총 8만 9148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시장 31.9%를 장악하는 ‘공룡’으로 성장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상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을 조사한 결과 테슬라는 28.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현대차(19.6%)를 따돌리고 기아(35.4%)에 이어 2위를 달렸다.

사실 업계는 테슬라보다 BYD의 움직임을 더 두렵게 바라보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에서 제조하지만 엄연한 미국 브랜드인 반면 BYD는 자동차 설계와 제작·생산이 모두 중국에서 이뤄지는 토종 중국 기업이기 때문이다. BYD는 한국 진출 당시 중국차에 대한 거부감으로 판매 확대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가성비를 앞세워 빠르게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특히 BYD는 최근 3개월 연속 국내 중견 완성차 3사(KG모빌리티·르노코리아·한국GM)의 월간 내수 판매량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중국 수입 브랜드가 국내 생산 기반을 갖춘 완성차 업체들을 앞지르는 이 같은 구도가 국내 자동차 시장의 ‘뉴노멀’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하다.

BYD는 9월 국내에서 2614대를 판매했다. 르노코리아는 2289대, KGM은 2100대, 한국GM은 727대에 그쳤다. 역전은 7월부터 이어졌다. BYD는 7월 2846대를 팔아 KGM(2610대), 르노코리아(1704대), 한국GM(766대)을 모두 앞섰고 8월에도 3002대로 KGM(2300대), 르노코리아(2024대), 한국GM(731대)을 제쳤다. 3분기 합계는 BYD 8462대, KGM 7010대, 르노코리아 6017대, 한국GM 2224대 순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BYD가 7월부터 정부 전기차 구매보조금 대상에서 빠졌는데도 판매량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BYD는 자체 지원으로 보조금 공백을 메우는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신차 ‘씨라이언6 DM-i’를 국내 PHEV 중 가장 낮은 가격(3750만 원)에 내놓으며 고객층을 넓혔다.

향후 중국 전기차의 한국 시장 침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지리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는 10월부터 7X를 국내에서 본격 판매한다. 샤오펑과 체리차도 국내 법인을 설립하면서 상륙을 준비 중이다.

이재규 현대차·기아 차량개발1담당 전무는 이날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12~18일 파리모터쇼를 방문해 중국차를 보고 느낀 것은 절망감”이라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 전무는 “기존 유럽차들은 그저 그런 디자인과 기술로 소개된 반면 중국 업체 차들은 디자인이 좋고 가격도 1만 달러 정도 저렴했다”며 “조만간 유럽에 있는 회사들은 다 망하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100% 추가 관세를, 유럽연합(EU)은 최대 45.3%의 관세를 매겨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연관된 차량 연결·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쓴 커넥티드카의 수입·판매를 금지하는 강력한 규제도 시행 중이다. 일본은 전기차를 자국 내에서 생산·판매하는 기업의 법인세를 깎아 주는 생산세액공제를 한다.

반면 한국은 중국산 승용차 관세가 8%에 그치고 정부가 8월 세제개편안에서 국내생산 세액공제 대상에서 전기차를 뺀 상태로 사실상 방어 수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통상 마찰을 최소화하면서도 국산차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인센티브’를 설계하고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생산 세액공제 대상에서 전기차를 제외하는 것은 굉장히 큰 실수”라며 “국내 공장 건설, 국내 부품 생산, 고용 창출 등 전방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노란봉투법처럼 기업하기 어려운 제도에 규제 일변도의 정책까지 더해지면 기업이 국내에서 사업할 이유가 없다”면서 “자동차 산업이 위기에 처한 만큼 정부가 각성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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