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도심은 중국차 전시장"… 유럽, 車이어 소재·배터리도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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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파리 포르트드 베르사이유 전시장. 2026 파리 모터쇼가 한창인 이곳에서 중국 기업 BYD(비야디)의 부스는 전시장이 아닌 판매점을 방불케 했다.
이러한 중국 자동차의 판매 공세는 이미 유럽 현지로 들어오는 관문인 공항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파리 모터쇼 관계자는 "파리 도심 전체가 중국차 전시장 같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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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파리모터쇼' 가보니
부스마다 가격 내걸고 호객
BYD는 행사기간 20% 할인
공항엔 中전기차 광고 도배
인건비·에너지 비용 폭증
유럽, 中과 경쟁 힘들어져
제조업 고용불안 가중시켜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파리 포르트드 베르사이유 전시장. 2026 파리 모터쇼가 한창인 이곳에서 중국 기업 BYD(비야디)의 부스는 전시장이 아닌 판매점을 방불케 했다.
각 자동차의 제원과 적용된 기술 설명을 앞세운 다른 완성차 부스들과 달리 차량마다 가격을 큼직하게 내걸었다. 저렴한 가격과 가성비로 손님들의 눈을 끌고 부스 직원들은 "마음에 드는 차는 현장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다"며 친절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관람객들이 무료해질세라 자동차 노래방(KARAOKE)으로 좋아하는 노래를 들려주고 경품 추첨 행사까지 열었다.
이러한 중국 자동차의 판매 공세는 이미 유럽 현지로 들어오는 관문인 공항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파리 샤를 드골 공항 입국장에는 샤오펑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9L' 광고가 초대형 전광판에 걸렸고, 이동 통로에는 BYD의 상위 브랜드 덴자의 전기 슈퍼카 'Z' 광고가 줄지어 설치됐다. 마치 프랑스 공항이 아닌 중국 공항으로 착각될 정도다. 파리 모터쇼 관계자는 "파리 도심 전체가 중국차 전시장 같다"고 토로했다.
BYD는 융단폭격이라도 하듯 할인 행사까지 이어갔다. 모터쇼 기간에 맞춰 프랑스 전역 판매점에서 '보너스 BYD'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실6 DM-i'를 기본 가격 3만8490유로의 약 21%인 8000유로, 대형 전기 SUV '탕'을 1만3400유로 할인했다. 모터쇼로 끌어모은 관심을 실제 구매로 이어가려는 전략이다.
중국차의 공세는 판매 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BYD의 유럽 판매량은 17만414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5.5% 급증했다. 체리는 305.8% 늘어난 15만5800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BYD의 유럽 시장점유율은 1%에서 2.4%로, 체리는 0.6%에서 2.2%로 뛰었다. 유럽연합(EU)의 고율 관세에도 중국차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유럽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면서 유럽 자동차 산업은 신음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이익률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절반 넘게 줄었다.
폭스바겐그룹과 BMW는 올해 들어 대규모 감원을 추진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감원 규모를 5만명에서 10만명으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전 세계 대부분 사업장의 임금도 동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BMW는 전 세계 직원의 5%인 8000명 감원을 추진하고 있다. 포르쉐는 최대 6000명의 추가 인력 감축을 진행 중이며, 부품사 보쉬는 역대 최대인 1만3000명 감원을 발표했다.
유럽의 제조업 위기는 자동차 등 완성품뿐만 아니라 화학, 철강, 비철금속 등 기초 소재 산업과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배터리 산업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 업체와 경쟁이 점점 힘들어지는 가운데 높은 인건비, 국제 분쟁으로 치솟은 에너지 비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담까지 겹친 탓이다. 유럽 최대 배터리 업체였던 스웨덴 노스볼트는 이미 지난해 생산 차질과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파산했다.
이러한 제조업 부진은 고용과 세수를 약화해 유럽 정부의 재정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국가 부채 부담과 긴축 압박까지 겹치면서 시민들은 일자리 불안과 공공서비스 축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고용 불안 위에 고물가와 공공서비스 악화에 대한 불만이 겹치면서 유럽 거리에서는 항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7일 프랑스에서는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저하에 항의하는 전국 시위가 열렸다. 내무부는 약 55만명이 참여했다고 집계했고 노동총동맹(CGT)은 80만명으로 추산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상점 약탈과 공공건물 방화가 발생했다. 같은 날 포르투갈 리스본에서도 수만 명이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에 항의하며 거리로 나왔다.
정부가 재정난에 대응해 지출을 줄이는 과정도 갈등을 키우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교사 부족과 낙후한 학교 시설에 항의하던 학생 시위가 공공 지출과 불평등 문제를 다루는 운동으로 확대됐다. 벨기에에서는 정부 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파업으로 철도와 대중교통, 학교 운영이 차질을 빚었다. 각국 시위의 직접적인 계기는 다르지만 일자리와 생활 수준을 지키려는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업의 구조조정과 정부의 긴축이 맞물린 유럽에서 경제적 불안이 거리의 분노로 표출되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은 "경제가 국민이 기대하는 수준의 공공서비스를 유지할 만큼 충분한 부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유럽 전역에서 주류 정치인들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대석 기자 / 추동훈 기자 / 파리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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