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부자’ 캐나다 앨버타서 분리 독립 목소리 나오는 까닭은

최민지 기자 2026. 10. 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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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의 주의사당에서 열린 분리독립 집회에서 분리독립 지지자와 반대자가 각각 앨버타주 깃발과 캐나다 국기를 흔들고 있다. 에드먼턴|AP연합뉴스

캐나다 서부 앨버타주에서 19일(현지시간) 캐나다로부터의 분리독립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주민투표가 열린다. 캐나다 정부가 무역 분쟁 중인 미국에 맞서 ‘국민 통합’을 강조하는 가운데 나온 분열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캐나다 CBC뉴스에 따르면 앨버타주는 캐나다의 주로 남을지 아니면 분리독립을 위한 법적 절차에 착수할지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한다. 총 10개로 이뤄진 문항에는 잔류 여부 외에도 이민 정책이나 자치권 등에 대한 내용도 포함된다.

다만 이번 투표만으로 분리 독립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분리독립 추진에 찬성하는 결과가 나올 경우 법적 구속력이 있는 주민투표를 별도로 실시하게 된다.

‘부자 동네’ 앨버타의 오랜 불만

앨버타주가 분리 독립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이 지역이 보유한 풍부한 자원이 있다. 앨버타주는 전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석유가 매장된 지역으로, 캐나다 내에서도 가장 소득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주민들은 앨버타에서 거둔 세금이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다른 지역 지원에 사용된다는 데 불만을 품어왔다.

서부가 정치적으로 소외되어 있다는 정서도 있다. 앨버타 주민들은 수도 오타와로 대표되는 정치권이 서부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는다고 느낀다. 특히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2015~2025) 시절 추진한 친환경 정책이 앨버타주의 석유 산업 등을 가로막아 지역 경제를 위축시켰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분리독립 찬성파가 올해 1월 주도한 분리독립 청원에는 주민 30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앨버타주 인구는 약 500만명이다.

이번 투표는 캐나다가 미국과의 무역·안보 갈등을 빚으며 국민 결집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특히 관심을 받는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유럽연합(EU)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대미 의존도를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번 투표를 두고 “미국에 맞서 캐나다를 결집시키려는 카니 총리의 노력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지난 15일 앨버타주 최대 도시인 캘거리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카니 총리는 이번 주민투표가 극심한 분열과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번 주민투표는 최악의 시기에 실시된다”면서 “이 문제(분리독립)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명확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 우리는 더 강한 앨버타와 더 위대한 캐나다를 건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분리독립 움직임에 미국의 개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앨버타주를 미국의 “자연스러운 파트너”라고 표현하며 논란을 불렀고,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단체가 미 국무부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만났다는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카니 총리는 미국을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국경 밖 일부 세력이 우리를 분열시켜 자신들이 차지하려 한다”며 단결을 호소했다.

현실화 가능성은

앨버타주의 분리 독립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여론조사 업체 레제르가 발표한 조사에서는 앨버타 주민의 70%가 현 상태를 유지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을 위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주민은 22%에 불과했다.

다만 이달 초 치러진 퀘벡주 지방선거에서 분리 독립파인 퀘백당이 승리하는 등 달라진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당시 여론조사 결과와 반대로 유권자들이 EU 탈퇴를 선택한 것을 언급하며 “브렉시트와 같은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투표로 캐나다 잔류가 결정되더라도 논란이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맥길대 미디어생태계관측소의 앵거스 브리지먼 소장은 “이번 투표에서 매우 유력한 결과 중 하나는 ‘선거가 도둑맞았거나 적어도 불공정했다’고 생각하는 공동체가 형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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