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폭발 사고 한 달…北은 사과 없고 정부 '추가 조치'도 아직

김예슬 기자 윤주현 기자 2026. 10. 1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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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북한군 매설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한지 한 달이 다가오도록 북한은 사과나 재발 방지 약속 등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전향적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북한의 '도발'이라고 밝히면서도, 북한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한 구체적 대북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정부 등에 따르면 군 당국은 지난달 21일 사고 발생 이후 유엔군사령부와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북한 측이 매설한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사건 직후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사건 때와 비슷하게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의 강경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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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목함지뢰 때와 정세 달라…군사적 압박·외교적 대응 모두 한계
中·러 반대로 안보리 대응도 난항 예상…"대중 외교 통한 긴장 관리 필요"
양진혁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이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육군 25사단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상황 관련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10.5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윤주현 기자 =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북한군 매설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한지 한 달이 다가오도록 북한은 사과나 재발 방지 약속 등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전향적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북한의 '도발'이라고 밝히면서도, 북한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한 구체적 대북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주간 가시적 대북 조치 없어…北은 소행 인정·사과 없이 '모르쇠'

19일 정부 등에 따르면 군 당국은 지난달 21일 사고 발생 이후 유엔군사령부와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북한 측이 매설한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한 정부의 마지막 조치가 취해진 시점은 지난 5일이다. 비공개로 지뢰 제거 조치가 추가로 취해졌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건 직후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사건 때와 비슷하게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의 강경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이 11년 전과 달리 이제 확성기 방송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돼 있어 대북 확성기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과연 적들에게 효과가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라며 "유엔군사령부와 같이 평가한 결과 이제는 북한이 확성기에 굴복하고 나올 것으로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 명의의 담화로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가 폭발한 것'이라는 우리 군의 판단을 '자작 광대극'이라고 주장하며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지난 6일에도 북한은 외무성 성명을 통해 "의문의 사고에 대한 책임을 우리에게 넘겨씌워 탈출구를 찾으려 한다"라며 거듭 자신들과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는 지난 2015년 목함지뢰 도발 후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진행되자 즉각 협상 테이블로 나와 '유감'을 표시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북한은 우리 군과 정부가 대북 유화 기조에 따라 극히 제한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모르쇠' 전략으로 일관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 서한 등 외교적 대응도 '실효성'에 의문…"中 움직여야" 제언도

정부는 접경지 안전 문제와 우발적 충돌 우려를 감안했을 때 군사적·물리적 조치는 우선순위로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군사령부와의 최종 협의를 거쳐 북한 측에 군사분계선(MDL) 재설정 문제 등 이번 사건과 관련한 후속 및 세부 사안에 대한 논의를 위한 대화 제안은 지속 검토 중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지뢰지대 폭파와 북한군에 대한 경고 방송·사격 등 이미 상응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며 "남북 간 연락 채널마저 단절된 만큼 추가적인 군사 대응보다 우발적 충돌을 막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화의 문을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엔 등을 통한 '외교적 대응' 방안도 여전히 정부 내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외교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서한을 보내는 방안 등 다양한 외교적 대응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서한 발송 여부나 안보리 차원의 논의를 추진하기 위한 동향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제1위원회(군축·국제안보) 일반토의에서 정부는 북한에 MDL 월선 등 '정전협정 위반' 행위를 사과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지만, 이것을 '유엔 차원의 대북 대응'으로 보긴 어렵다.

정부는 11년 전 목함지뢰 사건 때는 유엔 안보리 의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 북한의 도발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추가 도발 자제를 촉구한 바 있다. 이번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조치가 예상되지만, 정부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유엔 차원의 대응에 나설지를 밝히지는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답보 상황이 11년 전의 남북 관계와 현재의 정세 및 남북 관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졌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 북한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대화 자체를 거부하면서 과거처럼 군사적 압박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기 어려워졌다는 점과, 이제 중국과 러시아라는 안보리 의사결정의 핵심 국가인 두 상임이사국이 노골적으로 '북한 편'을 들고 있다는 점에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2015년에는 북한도 남북 간 긴장을 끌어올려 이를 대화의 모멘텀으로 연결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실제로 효과를 거뒀다"며 "지금은 북한이 전쟁 직전까지 가더라도 한국과는 어떤 식으로든 엮이지 않겠다는 기조여서 상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추가하는 방안도 후속 대응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남북 간 교류·협력이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독자적인 경제 제재를 가하더라도 압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장은 북한의 유의미한 반응을 기대하기 어렵고, 군사·외교적 방안도 제한이 큰 만큼, 일단 북한과의 우발적 충돌 등 필요 이상의 갈등을 관리하며 또 다른 외교적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온다.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있고 한중 관계가 순항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중국을 활용한 외교적 접근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지금은 과거의 관성이나 관점에서 해법을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은 한반도 정세의 급격한 변화나 국지적 충돌을 원하지 않는 만큼 대중 외교를 강화해 한반도 평화 관리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북미 대화 가능성 역시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할 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한국과의 직접 대화는 거부하면서도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까지 완전히 차단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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