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매년 100명 사망·부상 당하는데…‘쥐꼬리’ 심리치유 예산은 동결·삭감

박준철 기자 2026. 10. 1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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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관들이 인천 무의도 하나개 해수욕장에 고립된 시민을 구조하고 있다. 인천 해양경찰서 제공

해양경찰관이 구조·구난과 검문·검색 등 거친 바다 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다 사망하거나 다치는 일이 속출하고 있지만, 이를 보듬어야 할 심리 치유 지원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양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직무 수행 중 순직하거나 공상을 입은 해경은 총 367명(순직 3명, 공상 364명)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23년 98명(공상 97명, 순직 1명), 2024년 121명(공상 120명, 순직 1명), 2025년 110명(공상 109명, 순직 1명), 올해 6월 기준 공상 38명으로 매년 1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유형별로는 험난한 해상 환경에서 발생하는 공상이 24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긴박한 인명 구조 및 조난 대응 45명, 교육훈련 45명, 해상 특수기동 및 불법조업 선박 검문·검색 단속 33명 순이다.

참혹한 사고 현장 목격과 고립된 함정 근무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해경도 2024년 4명, 2025년 2명, 2026년 6월 기준 2명 등 총 8명에 달했다.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대원도 5명에 이른다.

직무 특성상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우울증, 불안 등을 호소하며 전문 심리상담을 찾는 해경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해경의 ‘마음돌봄 프로그램’ 중 개인 심리상담 건수는 2023년 4295명, 2024년 4431명, 2025년 5216명, 올해 7월 기준 3080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해양경찰청 심리지원 사업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며, 그마저도 외면받고 있다. 전문 심리상담과 진료비 지원, 힐링캠프 등을 운영하는 ‘마음돌봄 프로그램’ 예산은 2024년과 2025년에 이어 올해도 4억 4776만원으로 3년째 동결됐다.

자연 속에서 심신 회복을 돕는‘산림치유 프로그램’ 예산은 오히려 삭감됐다. 2024년과 2025년 각각 1억 2000만원이던 예산은 올해 8500만원으로 30% 줄었다. 참여 인원 역시 2023년 430명, 2024년 366명, 2025년 268명, 2026년 7월 기준 137명으로 해마다 감소했다.

윤 의원은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해경은 신체적 부상뿐만 아니라 참혹한 현장 노출에 따른 심각한 PTSD를 안고 살아간다”며 “대원들이 피눈물 어린 호소를 쏟아내며 상담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데도 이를 뒷받침할 치유 예산을 동결하고 삭감한 것은 국가의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을 위해 헌신하다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해경 영웅들을 고립 속에 방치해서는 결코 안 된다”며 “해양경찰청은 마음돌봄 및 산림치유 예산을 획기적으로 증액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즉각 재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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