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소장품 셀프 출품’에 여야 한목소리 질타…“사퇴해야”

권이선 2026. 10. 19.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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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개인 소장품인 친일반민족행위자의 글씨를 애국지사 유묵으로 잘못 전시한 데 대해 여야가 한목소리로 질타를 쏟아냈다.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 출품된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한 그릇의 밥도 나라의 은혜라는 뜻)의 전시 경위와 유 관장의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애국지사 박원근의 유묵으로 소개된 이 작품은 개막 한 달여 만에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글씨라는 의혹이 제기돼 전시에서 철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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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개인 소장품인 친일반민족행위자의 글씨를 애국지사 유묵으로 잘못 전시한 데 대해 여야가 한목소리로 질타를 쏟아냈다.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 출품된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한 그릇의 밥도 나라의 은혜라는 뜻)의 전시 경위와 유 관장의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애국지사 박원근의 유묵으로 소개된 이 작품은 개막 한 달여 만에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글씨라는 의혹이 제기돼 전시에서 철수됐다. 박물관은 서예·근현대사·고문헌·보존과학 분야 전문가 7명과 검증한 끝에 박중양의 글씨로 결론 내렸다. 이후 작품이 유 관장의 개인 소장품이라는 사실까지 드러났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기 전 친일반민족행위자의 글씨를 독립운동가의 유묵으로 잘못 전시한 데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유 관장은 이날 업무보고에 앞서 “국민 여러분께서 국립중앙박물관에 보내주신 깊은 신뢰와 박물관 직원들의 노력으로 쌓아 올린 가치가 저의 중대한 불찰로 한순간에 무너졌다”며 사과했다. 이어 “그 어떤 학술적 취지나 설명도 국민들이 느끼실 실망감 앞에서는 핑계가 될 수 없다”며 국민과 애국지사 유족, 박물관 직원들에게 사죄했다.

야당은 사과만으로 책임을 다할 수 없다며 거취 결단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조은희 의원은 “사퇴해야 할 기관장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을 수 없다”고 했고, 같은 당 김석기 의원은 “친일파 작품을 애국지사의 글씨라고 추천해 전시하다가 철거한 것은 80년 국립중앙박물관 역사에 오점을 남긴 것”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관장이 자신의 소장품을 직접 추천한 과정에서 직원들의 검증과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쟁점이 됐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현직 관장이 전문가로서 작품을 제시하면 직원들이 반박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개인 소장 유물을 박물관 전시에 출품하는 것은 유물의 가격을 결정하는 데 결정적 요인이 된다”면서 박물관 윤리 규정 위반과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 관장은 작품을 박원근의 글씨로 판단한 데 대해 “서예사 전공자로서 제가 확신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기관장으로서 개인 소장품 출품이 적절한지 세심하게 따지지 못한 점은 불찰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사적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 국정감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여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박물관과 유 관장이 네 차례 사과하는 동안 소장자가 관장 자신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최 의원은 “그때 본인 소장 사실을 인정하지 않아서 이 일이 커진 게 아닌가 싶다”며 “작품 전시에 기관장의 지시나 강압이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문제 제기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유 관장은 “제가 미술사가로서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을 주저했다”며 “그게 저의 큰 실책이었다”고 답했다. 작품 선정에 대해서는 부임 2년 전부터 기획된 특별전에서 ‘일반시국은’ 문구를 활용하기로 했고, 마침 자신이 해당 글씨를 소장하고 있어 출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시가 끝나면 제가 원했던 기관으로 기증할 계획이었다”며 “순수한 동기가 있었음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작품 구입 경위와 가격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유 관장은 경매 당시 박덕원의 글씨로 소개된 작품을 자신이 박원근의 글씨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구입가는 서면으로 30만원이라고 제출했으나 실제 낙찰가는 5만원이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작품은 부여문화원에 기증하기 위해 구입했으며, 부여군립미술관 건립을 위해 여초 김응현의 작품 등과 함께 기증할 예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유 관장 부인의 기증품 관리도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실이 박물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유 관장 부인은 지난 4월30일 개인 소장품인 ‘석호상’과 ‘석호소상’ 2점을 기증했다. 이 가운데 석호상은 6월2일부터 박물관 열린마당에 전시됐지만, 두 유물 모두 기증품을 공개하는 홈페이지에는 게시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날 기증한 유 관장 본인의 기증품 2건은 ‘e뮤지엄’에 게시됐다.

정 의원은 기증품의 명칭과 수량, 크기, 사진을 박물관 홈페이지에 게시하도록 한 관련 법령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박물관은 서면 답변에서 유물이 무거워 사진실로 옮기지 못해 고화질 사진을 촬영하지 못했고, 열린마당 전시 일정 때문에 급하게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정 의원은 “전시는 33일 만에 급하게 하면서 사진 한 장 찍을 시간은 다섯 달 넘게 없었나”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박물관이 사진을 못 찍어서 법을 어겼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비판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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