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무너지자 '와르르'…182조 날린 국민연금 역대급 손실

강경주 2026. 10. 19.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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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의 '큰손' 국민연금이 약 100일 만에 182조원이 넘는 역대 최악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평가손실의 71.8%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서 발생하면서 반도체 대형주에 쏠린 포트폴리오의 위험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분기 기준으로 국민연금 주식평가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4년 4분기 이후 7분기만으로, 손실액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그동안 대규모 수익의 1등 공신이었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이들 종목에서 각각 74조2261억원과 56조8710억원 등 131조971억원의 마이너스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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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뉴스1


국내 주식시장의 '큰손' 국민연금이 약 100일 만에 182조원이 넘는 역대 최악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평가손실의 71.8%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서 발생하면서 반도체 대형주에 쏠린 포트폴리오의 위험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6월30일 및 10월15일 기준 5% 이상 지분을 보유해 공시한 상장사 287개의 지난 15일 기준 주식 평가액은 총 333조533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6월 말 평가액 515조9293억원보다 182조3963억원(35.3%)이 증발한 수치다. 분기 기준으로 국민연금 주식평가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4년 4분기 이후 7분기만으로, 손실액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 2분기를 포함하는 4월 1일∼7월 6일 기간에 189조원의 수익을 기록한 국민연금은 이로써 한 분기 만에 이를 고스란히 반납하게 됐다. 그동안 대규모 수익의 1등 공신이었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이들 종목에서 각각 74조2261억원과 56조8710억원 등 131조971억원의 마이너스가 발생했다. 전체 손실액의 71.8%에 해당한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33만4000원에서 21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265만원에서 126만2000원으로 급락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15일 기준 이들 종목 지분을 각각 7.84%와 7.32% 보유 중이다. SK스퀘어(-10조8698억원)는 10조원, 삼성전기(-7조5914억원)는 7조원 이상의 손실을 각각 보는 등 287개 종목 중 176개 종목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같은 기간 지분(6.03%→7.14%)을 확대하며, 9041억원의 평가 이익을 기록했다. 주가는 9만4900원에서 15만5000원으로 상승했다. 에쓰오일(7107억원)과 LG에너지솔루션(5808억원), 한화솔루션(4347억원) 순으로 평가이익이 많았다.

2분기 말 기준 지분 5% 이상 보유 종목은 270개였으나, 10월 15일 기준은 274개로 종목 개수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이 기간 5% 이상 신규 편입 종목은 자이에스앤디(9.31%)를 비롯해 파마리서치(7.94%), DN오토모티브(7.08), 한화솔루션(6.41%), 고려아연(5.48%) 등 17개에 달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와 글로벌텍스프리, 한스바이오메드 등 13개 종목은 주식 매각 등을 통해 지분이 5% 밑으로 떨어졌다. 또 GS건설(7.82→12.88%)과 현대해상(9.42→12.37%), 빙그레(6.47→9.37%) 순으로 지분을 확대했고, 한화와 대한항공, 네이버도 각각 1.92%포인트, 1.9%포인트, 1.27%포인트 지분을 늘렸다. 파라다이스(12.33→8.39%)와 삼성바이오로직스(10.27%→6.56%) 지분은 크게 줄였고, 미래에셋증권(7.23→6.19%)과 삼성증권(13.36→12.15%) 지분도 각각 1%포인트 이상 축소했다.

지분을 늘린 종목은 총 84개로, 이 중 코스닥 종목은 파마리서치와 RF머티리얼즈, 두산테스나 등 7개였다. 지분을 줄인 종목은 82개로, 이 중 코스닥 기업은 21개에 달했다.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 등으로 상반기 코스닥 종목을 다수 매입했다가 3분기에 대거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 수혜주로 꼽혔던 대주전자재료(7.67%→6.27%)와 반도체 기업 덕산하이메탈(5% 이상 편입 제외) 등 소부장 기업과 화장품 개발 제조업체 코스메카코리아(12.99%→10.91%), 바이오 업체 올릭스(5% 이상 편입 제외) 등의 지분도 축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줄이지 못한 상황에서 주가가 급락하자 평가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며 "정부도 증시 활성화라는 정책 구호에 앞서 기관 자금이 단기 테마주에 쏠렸다 빠져나가는 구조부터 점검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금은 수익률뿐 아니라 자산 배분과 위험 관리의 일관성을 보여줘야 하고, 정부 역시 시장 부양책이 실제 투자 기반 확충으로 이어지는지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memo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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