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반도체 뒤흔드는 美 빅테크들… 中 메모리 ‘대항마’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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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유례없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한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향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는 요인으로 미국 거대기술기업(빅테크)이 지목된다.
AI 인프라 기업은 메모리 반도체의 최종 소비자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칩을 만들면, 이를 가공해 엔비디아와 AMD가 각종 메모리 제품을 만들고, 이를 AI 인프라 기업과 소프트웨어 업체에 판매한다. 최종 소비자인 인프라 기업이 흔들리면 이는 곧 국내 메모리 반도체에도 직격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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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테슬라, 美 정부에 잇단 노크
“모든 선택지 열려 있다” 中 띄우기
한국 정부·업계 철저 대비 목소리
코어위브·오러클 등 눈덩이 빚 논란
AI 인프라 기업들 재무구조 리스크
앤트로픽 등 매출 증가 둔화도 불안

코어위브와 오러클은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재무 상태가 열악하다. 금융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코어위브는 현재 500억달러(약 66조원) 규모의 부채를 안고 있다. 코어위브의 향후 5년 내 부도 가능성은 64%로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회사채 수익률도 연간 15%를 넘어섰다. 투자자들이 연간 15%의 고수익을 보장해 주지 않으면 회사의 채권을 사들이지 않을 정도로 코어위브의 부도 위험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AI 소프트웨어 업체 앤트로픽의 매출 둔화도 국내 반도체 비관론에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AI 프로그램 ‘클로드’ 개발사인 앤트로픽은 올해 3분기 전 분기 대비 매출 성장률이 45%에 그쳤다. 1분기에서 2분기로 넘어갈 때 약 140%였던 매출 증가율이 한 분기 만에 3분의 1 토막 난 것이다. 매출이 한 분기 만에 45% 늘어난 것은 여전히 빠른 성장 속도지만, 시장이 기대하는 성장 속도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성장 속도가 느려지면 앤트로픽의 메모리 반도체 구입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는 국내 반도체 기업 매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애플과 테슬라를 포함한 전자제품 제조사들은 한국 메모리 산업을 맹추격하는 중국 업체 키우기에 나섰다. 본인들이 원하는 가격에 한국 메모리 반도체를 살 수 없으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한 수 아래인 중국 업체를 그 대항마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5일 “모든 선택지를 탁자 위에 올려둬야 한다는 게 우리의 근본적인 생각”이라며 창신메모리(CXMT)를 포함한 중국 메모리 제조사의 제품을 사용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실제로 애플은 현재 CXMT의 메모리 칩을 시험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18일 “중국은 2028년 엄청난 양의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하며 중국 반도체 산업 띄우기에 나섰다.
현재 두 회사는 미국 정부가 중국산 메모리 탑재를 반대해 실행하지 못하고 있지만, 미·중 관계 개선으로 조그만 틈이라도 열리면 언제든지 중국산 메모리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한국의 세계 반도체 패권 지위도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정부와 반도체 업계가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진욱 기자 halfn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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