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도 없는데 집값은 매주 산정?…주간 통계 논란 재점화

조용훈 기자 2026. 10. 19.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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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거래가 없는 기간에도 집값을 매주 산정하는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통계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실거래가 부족한 상황에서 호가와 조사자의 판단을 반영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국토교통부도 공표주기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주간 통계는 해당 기간에 거래된 아파트 가격만 집계하지 않는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대규모 단지인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서도 주간 매매가 한 건도 없는 기간이 적지 않았다"며 거래가 드문 주택의 가격을 매주 산정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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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욱 부동산원장 "거래 부족하면 조사자 판단 개입 불가피"
미국·영국 주요 공공 지수는 월간…국민·중개사는 공표 선호
서울 동대문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매와 전세 등 매물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6.10.15 ⓒ 뉴스1 박세연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아파트 거래가 없는 기간에도 집값을 매주 산정하는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통계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실거래가 부족한 상황에서 호가와 조사자의 판단을 반영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국토교통부도 공표주기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발표 간격을 늘리는 것만으로 통계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지는 여전히 쟁점이다.

실거래 없는 표본도 가격 산정…조사자 판단 개입

19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의 정확성과 공표주기 조정 문제가 다시 제기됐다. 국토부는 지난해 국감에서 조사 유지·공표 중단이나 격주 단위 조정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국토연구원에 관련 연구를 발주했지만 구체적인 개편안은 확정하지 않았다.

논란의 배경은 거래가 부족해도 매주 가격을 산정해야 하는 조사 방식이다. 주간 통계는 해당 기간에 거래된 아파트 가격만 집계하지 않는다. 표본 아파트에서 실거래가 없으면 인근 유사 거래와 호가 등을 참고하는 만큼 조사자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있다.

지난해 9월 국회 '주택가격 통계 개선 방안 토론회'에서도 이 문제가 지적됐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대규모 단지인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서도 주간 매매가 한 건도 없는 기간이 적지 않았다"며 거래가 드문 주택의 가격을 매주 산정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헌욱 부동산원장도 이번 국감에서 주간 거래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을 정하려면 조사자의 전문적 판단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 추세를 실거래가격지수 등과 비교하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는 입장이다. 부동산원은 외부 검증과 통계 기법 고도화, 인공지능(AI) 시세를 활용한 비교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뉴욕의 맨해튼 전경. ⓒ 로이터=뉴스1

미국·영국은 월간 공공 지수…민간은 일간도 제공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은 주택가격지수를 월간·분기 단위로 제공한다. 영국 주택가격지수(UK HPI)도 매매자료를 활용해 매월 발표하며, 북아일랜드 수치는 분기마다 갱신한다. 국내 주간 조사와는 지수 산출·발표 단위에 차이가 있다.

다만 해외 공공 지수가 월간으로 발표된다고 해서 국내 주간 통계보다 정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거래 기반 지수와 조사·평가 기반 지수는 산정 방식 자체가 달라 공표주기만으로 정확성을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발표 간격이 길다고 거래 부족 문제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영국 토지등기청은 일부 지역에서 거래 건수가 적으면 지수가 불안정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안내한다.

짧은 주기의 시장 정보는 공공 통계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KB부동산과 부동산R114가 주간 시세를 발표하고, 호주 민간 부동산정보업체 코탈리티는 주택 특성을 반영한 모형으로 일 단위 주택가치지수를 제공한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한강변 아파트 단지. ⓒ 뉴스1 김진환 기자

공표 간격 늘리면 무엇이 달라지나…정보 수요도 변수

공표주기 조정의 효과를 살펴보려면 조사·산정 방식이 함께 달라지는지부터 구분할 필요가 있다. 매주 산정한 수치를 격주로 공개하는 방안인지, 2주 동안의 거래·시장 정보를 반영해 변동률을 산출하는 방안인지에 따라 검토할 내용도 달라진다.

공표 간격만 늘린다면 거래가 없는 표본의 가격을 추정해야 하는 문제는 그대로 남을 수 있다. 반면 조사 기간을 늘리면 참고할 거래와 시장 정보가 많아질 여지는 있지만, 시장 변화를 전달하는 속도는 늦어질 수 있다.

공표를 줄일 경우 이용자가 공식 통계로 시장 변화를 확인하는 간격도 길어진다. 특히 조사는 유지하되 공개를 중단하면 정책당국은 주간 동향을 계속 파악하는 반면 일반 이용자는 해당 통계를 확인할 수 없게 된다.

공표 축소 이후 민간 시세의 역할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주간 시세를 찾는 수요자가 있는 한 새로운 스타트업이 이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가 이번 국감에서 소개한 의견조사에서도 전문가와 이용자의 반응은 달랐다. 김영국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통계의 한계를 이유로 조정 의견이 많지만, 국민과 공인중개사들은 공표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국토연구원 연구 결과를 토대로 추가 의견수렴을 거쳐 개편 방향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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