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력 짙은 가창력에 감동” 차트 뒤흔든 AI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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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 어릴 적 몰랐던 고민들이 하나둘씩 어깨에 조용히 내려앉아 나를 짓누르네요."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는 AI 음원 생성 프로그램 '수노(SUNO)'로 만들어진 곡이다.
하지만 머무르의 곡은 한층 강렬하면서도 '인간적인 가창'으로 기존 AI 음악을 뛰어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행 저작권법은 인간의 창작적 표현을 보호하지만, AI 활용 음악에서 인간의 창작적 기여를 어디까지 인정할지에 대한 기준은 공백 상태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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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가성 넘나드는 목소리” 극찬
음원 10곡중 6곡 AI 이용 가능성… 저작권료 지급 기준 놓고 논란
“AI 음악으론 K팝 한계” 지적도

어른이 된 뒤 마주한 삶의 무게를 절절하게 토해내는 목소리. 진성과 가성을 넘나드는 호소력 짙은 가창이 인상적인 노래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 하지만 정작 이 노래를 부른 가수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서 AI로 만든 노래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음악 크리에이터 ‘머무르’의 해당 곡이 국내 음원 차트 최상위권에 오른 게 발화점이 됐다. AI 음악이 인간이 만든 노래와 경쟁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온 셈이다.
● 차트 2위까지 오른 AI 노래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는 AI 음원 생성 프로그램 ‘수노(SUNO)’로 만들어진 곡이다. 사람이 곡을 기획하고 작사도 했지만, 멜로디와 보컬 등 구체적인 음악 구현엔 AI 기술이 대폭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노래는 ‘멜론 TOP100’ 차트에서 3위, ‘유튜브 한국 인기곡 TOP100’에선 차트 2위까지 오르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소셜미디어 등에서도 노래에 대한 반향이 엄청나다. 댓글을 살펴보면 노래를 들은 뒤 감동받은 이들이 자신만의 사연을 줄줄이 올리는 경우가 많다. 이 곡을 실제 가수들이 직접 부른 커버 영상도 있으며, 다른 가수의 목소리를 AI로 재현한 커버 버전도 나왔다. 다양한 형태로 노래가 소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조선힙합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청자에게 위로를 건네는 2인칭의 노래였다면, 머무르는 고뇌하는 사람의 1인칭 목소리로 다가온다”며 “진성과 가성을 넘나드는 가창이 마치 진짜 인간의 슬픔이 밴 목소리처럼 들린다”고 평가했다.
● K팝 인기에도 영향 미칠까
문제는 AI 음악이 주요 음원 플랫폼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양상이지만, 저작권 제도 등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저작권법은 인간의 창작적 표현을 보호하지만, AI 활용 음악에서 인간의 창작적 기여를 어디까지 인정할지에 대한 기준은 공백 상태나 다름없다.
물론 관련 기관이 아예 손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는 8월 작사·작곡·편곡 등에서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인정되는 부분의 신탁 등록을 허용하는 기준을 마련해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국회와 정부의 지적에 22일 만에 철회했다.
이렇다 보니 실제 저작권 관리에 허점도 드러난다. 감사원이 3월 공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음저협에 대량으로 곡을 신규 위탁한 29명의 음원 8540곡 가운데 5200곡(60.9%)에 AI가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음저협 등 음악 관련 6개 단체는 AI 음악 탐지 프로그램의 공동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AI 활용을 이유로 저작권료 지급을 제한하는 게 시대착오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임 평론가는 “음악 창작은 이미 오래전부터 마우스로 음을 배치하고 선택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AI는 이를 더 쉽고 직관적으로 바꿨을 뿐”이라며 “음저협의 신탁 등록만 규제하면 창작자들이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 음악의 대두가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K팝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AI 음악이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사례는 늘겠지만, 중요한 건 지속 가능성”이라며 “대중은 결국 사람이 창작한 아우라에 가치를 부여한다. 특히 K팝은 가수와 팬의 상호작용을 통한 팬덤 형성이 중요해 AI 음악으로는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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