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석유 본산 텍사스 채운 태양광·풍력…"이유? 가장 싸고 빨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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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는 국가와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히지만, 동시에 천문학적인 전력 소비와 탄소 배출, 수자원 고갈을 야기하며 전 세계적인 갈등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텍사스 평원 메운 풍력발전기·태양광 패널━텍사스가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의 주요 거점으로 급부상한 배경에는 이처럼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과 넓은 부지, 비교적 빠른 인프라 건설 속도가 자리 잡고 있다.
텍사스 전력 수요의 약 90%를 담당하는 텍사스 전력망운영기관(ERCOT)의 지난해 발전량 구성을 보면 천연가스가 약 41%이고, 풍력 23%, 태양광 14%, 석탄 13%, 원자력 8%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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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는 국가와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히지만, 동시에 천문학적인 전력 소비와 탄소 배출, 수자원 고갈을 야기하며 전 세계적인 갈등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하지만 AI 경쟁력 확보와 탄소중립은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니다. AI 인프라의 글로벌 최전선인 미국과 핀란드, 싱가포르에서 빅테크와 에너지 기업, 정책 당국과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본 이유다. 머니투데이는 AI 혁신과 지속가능한 생태계가 공존하기 위한 해법을 총 5편에 걸쳐 모색해봤다.

미국 텍사스주 하스켈 시청에서 약 15km 떨어진 구글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으로 향하는 길. 차창 밖으로 끝없이 펼쳐진 평원 너머로 가장 먼저 시선을 압도하는 것은 지평선을 빽빽하게 채운 거대한 풍력 발전기들이다.
인근 카운티 경계까지 수백 기의 대형 풍력 터빈이 거대한 날개를 쉴 새 없이 돌리고 있고, 평원 곳곳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 단지들이 들어서 있다. 화석연료의 심장부로 불리던 텍사스 서부 평원이 이제는 미국 풍력과 태양광의 요새로 변모했음을 실감케 하는 풍경이다.

텍사스 전력 수요의 약 90%를 담당하는 텍사스 전력망운영기관(ERCOT)의 지난해 발전량 구성을 보면 천연가스가 약 41%이고, 풍력 23%, 태양광 14%, 석탄 13%, 원자력 8% 순이다. 풍력과 태양광을 합치면 발전 비중이 37%에 달한다. 풍력 비중은 10년만에 약 2배로 커졌고, 10년 전 제로(0)에 가깝던 태양광은 2020년 2%에서 불과 4년만에 석탄 발전을 추월했다.
특히 태양광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ERCOT에 따르면 지난해 계통 내 태양광 발전량은 67.8테라와트아워(TWh)로 전년(48.2TWh)보다 40.6% 늘었다. 2021년 연간 발전량(15.7TWh)의 4배 이상이다.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발전량은 텍사스가 캘리포니아주를 앞섰다.

특히 발전사업자간 경쟁을 바탕으로 한 텍사스의 전력시장 구조가 저렴한 발전원에 대한 투자를 뒷받침했다. ERCOT 전력망은 미국 동부·서부의 대규모 전력망과 분리돼 운영된다. 이 시장에는 적시에 전력을 공급할 능력을 확보해두는 대가로 발전사에 보상을 주는 용량시장이 없다. 다시 말해, 설비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받는 고정 보상금이 없기 때문에 발전 사업자 입장에서 초기 건설비용이 저렴하고 건설기간이 짧아 빠른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하며 연료비가 저렴한 발전원을 선택할 유인이 커진다.

현재 기술를 보면 태양광과 육상풍력은 비용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발전원들이다. 글로벌 금융자문사 라자드가 지난 7월 발표한 발전원별 비용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보조금을 반영하지 않은 균등화발전비용은 대규모 태양광이 메가와트시(MWh)당 40~98달러, 육상풍력이 37~99달러로 가스복합화력(51~129달러)보다 낮은 범위에 형성돼있다.

여기에 텍사스주의 신규 발전사업 승인 절차가 다른 지역보다 간소한 점도 풍력·태양광·BESS의 빠른 확충을 뒷받침했다. 대니얼 코헨 라이스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ERCOT은 신규 발전사업을 승인하는 절차를 간소화해왔으며, 이를 통해 대부분의 다른 전력망보다 풍력·태양광·배터리를 더 빠르게 추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경제성을 추구하는 발전사업자들의 선택이 미국 화석연료 산업의 중심지인 텍사스에서 재생에너지와 저장장치의 확대를 이끈 셈이다. 코헨 교수는 "풍력과 태양광을 함께 조합하고 배터리로 뒷받침하면 가스발전보다 더 낮고 예측 가능한 비용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며 "전국적으로 가스터빈 주문이 밀려 있기 때문에 풍력·태양광·배터리는 가스발전보다 더 빠르게 건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본 기획 취재는 한국기자협회와 기후미디어허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하스켈(미국)=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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