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상민씨, 추미애 경기도지사실로 빨대 250개 배송

황의재 기자 2026. 10. 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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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예산 재정 빨대 발언 비판
소방노조, 예산 구조 개혁 요구
부천 소방관 순직에 비판 확산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7일 경기도 순천향대 부천병원 빈소에 마련된 고(故) 김진석 소방위 빈소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그맨 이상민 씨가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을 비판하며 경기도지사 집무실로 빨대 250개를 보냈다.

이상민 씨는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추미애 지사에게 빨대를 배송한다'는 글과 함께 온라인 쇼핑몰 구매 내역을 공개했다. 주문 내역에는 50개씩 포장된 빨대 5묶음, 총 250개가 담겼으며, 배송지는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내 경기도지사실로 지정됐다. 이씨는 18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추 지사의 사과 소식을 접하고 배송 취소를 고려했으나, 진정성 있는 사과로 보기 어려워 취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빨대가 이날 오후 도청에 도착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게시글에서 '소방은 재정 빨대라고 말하는 경기도지사가 있다'며 '코미디보다 더 웃프고 참혹한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는 여론의 뭇매에도 그녀는 결코 사과하지 않았다'며 '외려 당이 나서서 사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경기 부천시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이 순직한 사실을 언급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글도 남겼다.

추미애 지사는 소방관을 폄훼할 의도는 없었다며 사과했지만, 시민과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사과의 진정성을 문제 삼는 비판이 이어졌다. 온라인에서는 '12억 호화 관사나 비싼 관용차를 타고 다니는 추미애 지사가 진짜 빨대 아니냐', '약 1400만명의 경기도민을 지키는 소방을 빨대라고 지칭하는 게 도지사의 워딩이 맞느냐'는 등 비판 글이 게시됐다. 더불어민주당 지지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발언의 맥락을 고려해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과 사과 표현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일부 권리당원은 지도부에 추 지사의 출당 등 엄중한 조치를 요청했다.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은 사과에 그치지 말고 소방 재정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소방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 16일 오후 10시께 발표한 논평에서 현장 소방관들에게 필요한 것은 말뿐인 감성적 위로나 거창한 수식어가 아니라 실질적인 예산 개혁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소방관들이 여전히 예산을 축내는 '짐짝' 취급을 받으며 지자체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국가직인 소방관의 인건비와 소방 예산을 지자체가 부담하도록 하는 기형적 예산 구조에 있다고 주장했다.

18일에는 소방통합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경기도청 앞에서 '소방관이 정말 재정 빨대입니까'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한국소방공무원노동조합은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소방 예산 문제 해결을 요청하며, 국가재정에서 소방으로 직접 인건비를 지급하는 '소방전용예산' 신설과 실질적인 국가직 전환을 요구했다.

이상민 씨의 행동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추 지사의 발언을 비판하거나 빨대 주문을 풍자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은 '잘하셨습니다', '와 진짜 멋있는 아저씨였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빨대 구매 비용을 두고 아깝다는 반응도 있었으며, 정치적 성향을 밝히며 추 지사의 발언을 비판한 의견도 나왔다. '경기도에서 일하는 빨대입니다'라며 자신을 소방관에 빗대 풍자한 댓글도 게시됐다.

추미애 지사는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 예산을 '골치 아픈 재정 빨대'라고 표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