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대법원장 탄핵 현실화?…김민석 ‘결단’ 초읽기

박성의 기자 2026. 10. 18.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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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권(三權)의 충돌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조희대 대법원장 사이에서 시작된 갈등이 헌정사상 전례 없는 대법원장 탄핵 사태로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다.

민주당은 대법관 재제청 거부와 국정감사 증언 거부 등을 탄핵 사유로 주장하고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장의 헌법상 제청권 행사와 대통령의 임명권 사이에 법적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그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자신 있으면 조 대법원장을 탄핵해보라"며 "탄핵안을 발의하는 순간 대통령은 '데드덕'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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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 전 유태흥 탄핵안 부결…조희대 탄핵 땐 헌정사 첫 국회 의결 가능성
金 “탄핵 포함 모든 방법 논의”…與 강경론 확산 속 신중론도 여전
野 “발의 순간 李대통령 데드덕”…사법부 독립 훼손 우려에 정면 반발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삼권(三權)의 충돌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조희대 대법원장 사이에서 시작된 갈등이 헌정사상 전례 없는 대법원장 탄핵 사태로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다. 그간 신중론을 펴온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희대 탄핵' 카드를 공식 논의 테이블에 올렸다. 여권 강경파가 빠른 결단을 재촉하고 나선 가운데, 김 대표의 결단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41년 만에 불붙은 '대법원장 탄핵론'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대통령과 장관이 탄핵소추 대상에 오른 적은 있다. 다만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전례는 없다. 1985년 유태흥 당시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시도가 있었으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당시 제12대 국회에서는 유태흥 당시 대법원장이 시국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판사에게 보복성 인사를 했다는 의혹을 이유로 탄핵소추안이 발의됐다. 그러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실제 탄핵소추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처럼 전례가 없는 대법원장 탄핵론에 다시 불이 붙은 것은 조 대법원장과 청와대 사이에서 불거진 대법관 제청권 갈등 때문이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 8월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서면 제청했다. 청와대는 사전 협의 없이 이뤄진 일방적인 제청이라며 재제청을 요구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헌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인선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대법관 공백 사태도 이어졌다.

갈등은 국정감사를 거치며 한층 격화됐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반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국회와 대통령도 대법원장의 제청에 전혀 관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헌법이 대법관 제청권을 대법원장에게 부여한 만큼 다른 국가기관이 이를 제한하거나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민주당은 이를 대통령의 임명권과 국회의 동의권을 부정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조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 허위 기재 의혹과 격려금 지급 논란, 지난해 대선 직전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까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여당 지도부의 태도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그동안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면서도 탄핵 추진에는 신중했던 김민석 대표가 직접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법원장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모든 방안을 실질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자진 사퇴의 인내선도 무한대는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16일 당 공식 유튜브 방송 '민티07'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어느 시점까지는 탄핵의 'ㅌ'자도 내지 않고 국민들께 충분한 설명과 이해의 과정을 드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며 "이미 탄핵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요구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모든 방법과 경로를 올려놓고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 대법원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순한 사퇴 압박을 넘어 탄핵을 실제 선택지로 검토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내 강경파도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탄핵 사유는 차고도 넘친다"며 "무조건 지금, 이번 국면에서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 역시 "헌법의 대통령 임명권 조항을 부정하는 것과 국정감사 증인 선서를 거부해 국회증언감정법을 위반한 부분은 탄핵 사유가 충분히 될 수 있다"며 최소한 탄핵 검토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탄핵에 대한 공감대가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조계원 대변인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당내 국회의원 다수는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에 동의하는 분위기"라며 원내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전했다.

범여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18일 SNS에서 민주당을 향해 "1년을 허송세월하면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내부 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에게 "'논의 시작'이나 '공식화' 등 모호한 메시지 발신을 멈추고 국회 본회의 탄핵안 표결 날짜까지 분명히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與강경파 '빠른 탄핵소추' 압박…野 "사법 독립 침해"

민주당은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당론으로 탄핵을 추진할 경우 단독 의결도 가능하다. 헌법 제65조에 따르면,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하고 재적의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가결된다. 재적의원 300명을 기준으로 발의에는 100명, 의결에는 151명이 필요하다. 대통령 탄핵과 달리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요구하지 않는다.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 대법원장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직무가 정지된다. 이후 헌재가 탄핵심판을 진행하며, 재판관 6명 이상이 인용에 찬성해야 최종 파면된다.

다만 탄핵의 법적 문턱은 별개로 따져야 한다. 핵심은 조 대법원장의 행위가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는지, 나아가 파면을 정당화할 만큼 중대한 위반에 해당하는지다. 민주당은 대법관 재제청 거부와 국정감사 증언 거부 등을 탄핵 사유로 주장하고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장의 헌법상 제청권 행사와 대통령의 임명권 사이에 법적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정치적 책임을 물을 사안인지와 실제 파면에 이를 정도의 위법 행위인지는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야권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6일 SNS에서 민주당을 향해 "한번 밀어붙여 보라"며 "탄핵 찬성표가 '감옥행 티켓'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 대표는 민주당의 탄핵 추진 배경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내년 2월 예정된 법원 정기 인사에 앞서 조 대법원장의 직무를 정지시켜 인사권 행사를 막으려는 의도라는 주장이다. 또 이 대통령의 재판 재개를 막으려는 목적이 깔려 있다고 비판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법원장의 탄핵 시도가 정권의 '대형 악재'가 될 것이라 경고했다. 그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자신 있으면 조 대법원장을 탄핵해보라"며 "탄핵안을 발의하는 순간 대통령은 '데드덕'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이 들고일어나 '이재명 탄핵'을 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가세했다. 한 의원은 김 대표가 탄핵 논의를 공식화한 데 대해 "탄핵의 'ㅌ'자 적었다고 허세 부린다"며 비판했다. 특히 대법원 업무추진비를 통한 와인 구매 논란과 관련해 상당액이 전임 김명수 대법원장 재임 시절 집행됐다고 주장하면서 "와인은 김명수가 먹었는데 탄핵은 왜 조희대냐"고 반문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용우 민주당 대변인은 17일 서면브리핑에서 "대법원장의 책임을 묻는데 대통령을 끌어들여 협박하는 참으로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국민의힘의 엄포에 흔들리지 않고 조 대법원장의 책임을 끝까지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결국 공은 김 대표에게 넘어간 모양새다. 당내 강경파와 조국혁신당은 조속한 탄핵 추진을 요구하고 있지만, 지도부로서는 헌법적 정당성과 정치적 파장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탄핵 카드가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데 그칠지, 41년 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대법원장 탄핵소추가 끝내 현실이 될지. 김 대표의 선택에 따라 삼권 갈등의 향방도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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