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사력, 이란보다 10배 강해… 핵 빼고 싸워도 진다

김윤덕 선임기자 2026. 10. 18.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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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덕이 만난 사람] ICBM 개발자 출신 박충권 의원이 李 정부 ‘안보참사’에 분노한 이유
탈북 공학자 출신 박충권 의원이 13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1인 시위에 사용한 피켓을 들고 섰다. 청와대, 통일부, 외교부 앞에서 안보참사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해온 그는 "핵과 신형 미사일 등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 군사력을 외면한 전작권 졸속 전환은 안보를 팔아먹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남강호 기자

‘한동훈을 위협하는 인기’란 말에 박충권이 웃음기 없이 답했다. “늘 하던 대로 합니다. 제 가슴이 시키는 대로 합니다.” 표정도, 셔츠 칼라도 반듯반듯한 마흔 살 정치인은 통일부 국감에서의 ‘모욕’에 여전히 화가 나 있는 듯했다. “탈북민 재입북 회유 의혹이라는 엄중한 사안에 통일부 장관이 웃음을 터뜨렸어요. 제가 분노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하지 않나요?”

김정은국방종합대학 출신 공학자로 ICBM 미사일 소재를 개발하다 탈북한 박충권은, 북한 군사력에 대한 남한의 인식이 1990년대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이란보다 최소 10배 강합니다. 핵 빼고 싸워도 집니다.” 전시작전통제권 졸속 전환에 강력히 반대하는 이유다.

◇ 우리 세금으로 北 병참 지원?

-지난 7일 통일부 국감에서 정동영, 정청래가 웃은 게 그렇게 분노할 일인가?

“3만 4000 탈북민에겐 목숨이 오가는 중대 사안이다. 북송되면 그들은 죽는다. ”

-통일부가 탈북민들에게 재입북을 회유했다는 제보가 황당해서 웃은 것 아닐까?

“ 탈북 어민을 강제 북송했던 민주당 정권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답변하면 되었다. 정청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까지 얻어 ‘생리 현상’이라고 조롱했다. 사악함을 느꼈다.”

-신빙성이 있는 제보인가?

“상당히 신뢰할 수 있는 제보라고만 말씀드리겠다. 회유 당사자들은, 해명을 핑계로 그들의 신상을 특정하려는 통일부의 2차 가해에 공포를 호소하고 있다. 탈북민 입막음 행위를 멈춰야 한다.”

-‘북향민’ 호칭으로도 설전을 벌였다.

“탈북민의 정체성을 말살하는 행위다. ‘탈북민’이란 호칭엔 북한 체제에 저항해 목숨을 걸고 탈출했다는 의지와 결기와 담겨 있다. ‘북향민’은 다르다. 영어로 하면 ‘노스코리안-본 시티즌(North Korean-born citizen)’으로 북한에서 태어난 사람, 나아가 북한을 그리워하는 사람으로도 읽힌다. 비강제 송환 원칙으로 탈북민의 강제 북송을 막아온 명분 또한 약해진다.”

-93억원 규모의 대북 의료 지원도 비판했다. 인도주의 차원의 지원이 왜 문제인가?

“통일부가 의료 장비를 지원하는 곳이 평양시 강동군이다. 북한 무기 개발을 총괄하는 제2 경제위원회가 그곳에 있다. 군사 분야 최고 엘리트들이 일하는 군수산업의 메카다. 그곳에 166종 1400여개 의료기기를 지원한다는 건, 우리 국민 세금으로 북한에 병참 지원을 한다는 뜻이다.”

-‘병원’을 지원한다는 것이 통일부 해명인데.

“강동군 종합병원은 김정은이 착공부터 준공까지 5번 찾아간 곳이다. 군수 분야 개발자들이 특권을 누리도록 지은 최상의 병원이다. 게다가 제2 경제위원회 산하 9총국은 생화학 무기 개발과 생산을 담당한다. 의료기기 중 일부가 생화학 무기 생산에 전용될 수 있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으로 들어간 5억불이 북의 군사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디딤돌이었다는 사실을 벌써 잊었나?”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7일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의 '탈북민 재입북 회유 의혹' 관련 질의를 듣고 웃고 있다. /뉴스1

◇ 김여정 경고, 허풍 아닐 것

-북한 군사력이 이란보다 10배 강하다고도 했다.

“이란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북한으로부터 이전 받았다. 현재 미국과의 군사작전에서 주력으로 운용하는 ‘샤하브3’는 90년대 북한 노동미사일을 기반으로 개발된 액체 연료 미사일이다. 사거리가 1200~1500km 밖에 안 되는 미사일과 무인기를 섞어 쏘기 하는데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북한 미사일 수준은 차원이 다르다는 뜻인가?

“조선중앙TV만 봐도 액체 연료 미사일은 한 대도 보이지 않는다. 고체 연료 미사일로 모두 바꾼 것이다. 최근에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김여정이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돼 한국군이 탐지하지 못 했고, 향후 수년간 어떤 나라도 흉내낼 수 없는 신기술이라 자랑한 그 미사일이다.”

-허풍 아닐까?

“세부적으론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ICBM 개발에 참여한 제 경험에 비춰볼 때 그 성능이 중국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신형 미사일들로 북한군이 중무장했을 때 그 위협을 우리가 어떻게 감당할지 의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 국방비가 북한 GDP의 1.4배로 무기 체계와 역량이 차고 넘친다고 했는데.

“국방비 66조의 대부분은 행정 비용이고, 18조만 무기 개발에 사용된다. 북한은 GDP(38조 추정)의 70~80%가 군수 산업이다. 인건비, 재료비가 거의 들지 않아 무기 생산력이 남한을 압도적으로 능가한다. 김정일 시기부터 북은 군수산업에 체제의 운명을 걸었다. 김정일은 100만불씩 담긴 트렁크를 여러 개 들고 군수공장을 찾아다녔다. 이 돈을 어떻게 쓰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영수증을 청구하지도 않을 테니 최고의 무기를 개발하라 지시했다. 핵과 신형 미사일이 그렇게 만들어지고 고도화됐다.”

-핵을 제외한 군사력은 우리가 월등한 것 아니었나?

“북한 군사력에 대한 남한의 인식은 90년대 후반에 머물러 있다. 김정은은 지난해 ‘원양 해군’을 천명했다. 대양으로 나와 북중러가 연합 작전을 펼치겠다는 뜻이다. 넉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북한의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평양 노동신문, 뉴스1

◇ 中보다 北 위협이 더 치명적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전작권 전환에 새 기준이 필요하다’고 해 논란이다.

“미국이 전작권 기준을 바꾸려는 이유가 뭘까? 북한 군사력이 날로 증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이 액체형 탄도미사일과 무인기를 2종 섞어쏘기 한다면, 북한은 고체형 탄도미사일·순항미사일·무인기·방사포 4가지를 섞어쏘기 할 수 있다. 최근엔 탄소섬유 정전탄도 시험 발사했다. 거미줄 같은 탄소섬유가 공중에서 내려와 전력망을 마비시킨다.”

-브런슨 발언이 트럼프의 동맹 압박 차원이란 시각도 있는데.

“저는 중국보다 북한의 위협이 훨씬 치명적이라고 본다. 현재 국정원에 대공수사권이 없다. 방첩사도 없다. 검찰 해체로 공안수사가 사라졌다. 간첩들이 왕창 내려와도 탐지도 안 되고 잡을 사람도 없다. 중국 무비자로 들어와 사람을 죽이고 나가도 아무도 모를 것이다.”

-우크라이나와의 관계도 악화 일로다.

“저는 이재명 대통령의 최우선 순위가 대한민국 국익인지 묻고 싶다. 북한군 포로를 보내준 우크라이나에 김정은을 대신해 화를 내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우리는 북한군과 교전한 우크라이나로부터 현대전과 드론전 경험을 전수 받아야 한다. 전쟁 후 재건 사업에도 참여해야 한다. 그것이 국익이다.”

-정동영은 ‘색깔론과 편향된 동맹관을 퇴출시켜야 한다’고 했다.

“퇴출해야 할 건 종북이다. 우리 장병이 지뢰 도발로 발목을 잃었는데도 북의 공격이라 말하지 않는 사람이다. ‘MDL(군사분계선) 기준선은 유엔사와 북한이 정해도 된다’는 발언은 6·25 전쟁 당시 1㎜ 땅이라도 더 지키기 위해 피 흘린 선열들에 대한 반역이자, 영토를 스스로 포기하는 선언이다. 대북 확성기, 대북 라디오, 대북 전단 중단에 이어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부르고, 탈북민을 북향민으로 부르자고 한다. 모두 김정은이 원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안보를 팔아먹는 행위다.”

-그래도 ‘북동영’, ‘북한 대변인’이라고 한 건 심하지 않나?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는, 20대 초반 천둥벌거숭이로 탈북한 저를 따듯하게 품어준 대한민국에 보답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현재 우리 안보는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북한 정권엔 굴종하면서 김씨 세습 독재에 반대해 탈출한 사람들에겐 이토록 적대적인 이재명 정부에 점잖은 말로 따지기 힘들었다.”

-북한과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나름의 노력 아닐까?

“제네바 합의, 9·19 군사합의도 헌신짝처럼 버린 정권이다. 북한은 도발하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는 체제다. 내부 결속을 위해 외부의 위협, 미사일 날리는 일이 절대 필요하다. ‘두 국가’로 인정하면 평화가 온다고? 그동안 평화가 유지돼온 건 우리의 강한 국방력과 한미동맹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적국의 선의에 평화를 기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어디 있나? 북한에 얼마만큼 당해야 정신을 차리겠나?”

탈북민 출신이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정부의 우크라이나 북한군 포로 송환 비공개를 규탄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 南에서 태어났다면 정치 안 해

-왜 탈북했나?

“국방대 간부 시절 보위부의 학생 감시 체제를 목도하고 충격을 받았다. 졸업 후 평양 인근 군수공장에 배치받기 위해 3000불에 달하는 뇌물을 중앙노동당 간부에게 바치는 관행을 보고 당과 사회주의에 대한 모든 희망을 버렸다.”

-한국 사회에도 실망했을텐데.

“정치가 문제다. 4류라는 말도 과하다. 현재의 안보 참사만 봐도 정치가 대한민국을 거꾸로 돌리고 있다.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국회 풍토에 저 또한 오염되고 있음을 인정한다.”

-북의 부모님은 외아들이 국회의원 된 걸 알고 있을까?

“북한 정권이 알리지 않았을 것이다. 부모님 생사여탈권이 김정은 손에 쥐어져 있는 것이 늘 괴롭고 죄스럽다. 탈북 후 5년 동안은 밤마다 악몽을 꿨다. 아들이 자유를 얻었다는 사실만으로 용서하실 거라 믿고 싶다.”

-작년에 결혼했더라.

“저를 만나지 않았다면 편하고 행복하게 살았을 사람이라 늘 미안하다. 통일이 되어 시부모님을 찾아뵙고 싶다는 말에 울컥했다.”

-남한에서 태어났더라면.

“정치는 안 했겠지(웃음). 공부를 좋아하니 대학에서 학생들 가르치고 있지 않을까. 북에서 온 제가 가족의 생명을 김정은에 저당 잡힌 채 정치를 하는 건, 하나님이 제게 주신 특별한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통일이 될까?

“신의 역사는 선과 정의의 역사였다. 늦더라도 통일의 그날은 반드시 올 것이다.”

☞박충권

1986년 함경남도 함흥 출생. 영재학교인 ‘제1고등학교’와 김정은국방종합대학 화학재료공학부를 졸업했다. ICBM 탄두부 생산 군수공장에서 일하다 2009년 탈북했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재료공학부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현대제철 책임연구원으로 7년간 근무했다. 2023년 국민의힘 인재 영입 제안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22대 국회의원으로, 현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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