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르포] 운전대 놓자 화물차 홀로 척척…대구 ‘물류 자율주행’ 시대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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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을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16일 오후 4시쯤 대구 달서구 한 물류창고에서 화물을 싣고 서대구산업단지로 향하던 11.5t 대형 화물트럭 내부. 이달부터 대구에서 본격화한 전국 최초 물류 자율주행 실증의 단면이다.
자율주행 전문기업 마스오토의 11.5t 화물차가 CJ대한통운 대구동서브와 달서A서브, 대구북서브를 잇는 약 37.5㎞ 구간을 주 1회 운행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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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달서거점~서대구산단 간 자율주행 적용
카메라 7대로 감지…운전자 개입 없이 주행
도심 돌발상황 대응 숙제…상용화 최종 목표

"자율주행을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16일 오후 4시쯤 대구 달서구 한 물류창고에서 화물을 싣고 서대구산업단지로 향하던 11.5t 대형 화물트럭 내부. 좁고 복잡한 일반도로를 벗어나 자동차 전용도로에 진입하자 운전자가 이같이 말하며 운전석 옆 '24V' 버튼을 꾹 눌렀다. 그러자 운전대는 스스로 돌아가고, 가속페달도 도로 사정에 맞춰 저절로 움직였다. 운전대의 주도권이 인공지능(AI)으로 넘어가는 순간이다. 이달부터 대구에서 본격화한 전국 최초 물류 자율주행 실증의 단면이다.
내년 6월까지 총 12억원을 투입해 진행되는 이 사업은 자율주행 기술을 실제 물류산업에 적용해 안전성과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7대의 자율주행 차량을 투입해 물류거점 간 화물을 운송하는 '미들마일(Middle Mile)' 2개 과제와 최종 배송 단계인 '라스트마일(Last Mile)' 2개 과제를 수행한다.
취재진이 찾은 현장은 미들마일 실증 구간이다. 자율주행 전문기업 마스오토의 11.5t 화물차가 CJ대한통운 대구동서브와 달서A서브, 대구북서브를 잇는 약 37.5㎞ 구간을 주 1회 운행하는 방식이다. 물류센터를 오가는 대형 화물차에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실제 운송 환경에서의 안전성과 사업성을 확인하는 게 핵심이다. 대구시와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CJ대한통운, 서대구산업단지관리공단 등이 함께한다.
직접 차량에 탑승해 주행과정을 살펴본 결과, 자동차전용도로에서는 운전자 개입 없이 자율주행이 원활하게 이뤄졌다.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고, 필요에 따라 차로를 변경하는 등 도로 상황에 맞춰 부드럽게 움직였다. 특정 조건에서 운전 전반을 수행 가능한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됐다는 주관기관 측 설명이다. 다만 안전을 위해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실증이 진행됐다.


차량의 '눈' 역할은 차체 곳곳에 설치된 7대의 카메라가 맡았다. 대형 화물차는 차체가 큰 만큼 사각지대도 넓어 일반 승용차량에 적용된 자율주행보다 더 고도화한 기술을 요한다. 카메라로 수집한 영상과 주행 정보는 차량에 장착된 데이터 수집·저장장치인 '마스박스'에 모인다. 차량의 메인 컴퓨터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주변 상황을 판단하고 주행을 제어한다.
이번 실증 핵심은 실제 물류 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대응하도록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있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도 고속도로와 간선도로 대부분 구간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불법 주정차 차량, 보행자 진입 등 변수가 많은 도심 일반도로에서는 여전히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하다. 이날 실증에서도 왕복 40분 운행 중 자율주행으로 달린 시간은 20분 남짓이었다.
조봉균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기업지원실장은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기술적으로 큰 문제가 없지만, 중요한 것은 돌발상황에 대한 대응력"이라며 "실제 도로에서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해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이번 실증을 통해 연간 3천744t의 화물을 자율주행으로 운송하고, 약 1억1천만원의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잖다. 도심 돌발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물류센터 진입과 하역장 접안 등 운송 과정의 자동화 기술도 확보해야 한다. 유상 화물운송에 필요한 인허가 등 제도적 과제도 있다.
김신영 대구시 미래모빌리티과장은 "물류 자율주행은 운송효율을 높이고 지역 물류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핵심 기술"이라며 "안전성과 사업성을 면밀히 검증하고, 기업 및 관계기관과 협력해 실증 성과가 상용화로 이어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