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르포] 운전대 놓자 화물차 홀로 척척…대구 ‘물류 자율주행’ 시대 성큼

이승엽 2026. 10. 18. 21:2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자율주행을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16일 오후 4시쯤 대구 달서구 한 물류창고에서 화물을 싣고 서대구산업단지로 향하던 11.5t 대형 화물트럭 내부. 이달부터 대구에서 본격화한 전국 최초 물류 자율주행 실증의 단면이다.

자율주행 전문기업 마스오토의 11.5t 화물차가 CJ대한통운 대구동서브와 달서A서브, 대구북서브를 잇는 약 37.5㎞ 구간을 주 1회 운행하는 방식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국 최초 물류 자율주행 실증 현장 가보니
CJ 달서거점~서대구산단 간 자율주행 적용
카메라 7대로 감지…운전자 개입 없이 주행
도심 돌발상황 대응 숙제…상용화 최종 목표
지난 16일 대구 달서구 CJ대한통운 물류창고에서 화물을 실은 11.5t 자율주행 화물트럭이 서대구산업단지로 출발하고 있다. 안전을 위해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실증이 진행됐고, 왕복 40분 운행 중 20분 남짓 자율주행으로 달렸다. 이승엽기자

"자율주행을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16일 오후 4시쯤 대구 달서구 한 물류창고에서 화물을 싣고 서대구산업단지로 향하던 11.5t 대형 화물트럭 내부. 좁고 복잡한 일반도로를 벗어나 자동차 전용도로에 진입하자 운전자가 이같이 말하며 운전석 옆 '24V' 버튼을 꾹 눌렀다. 그러자 운전대는 스스로 돌아가고, 가속페달도 도로 사정에 맞춰 저절로 움직였다. 운전대의 주도권이 인공지능(AI)으로 넘어가는 순간이다. 이달부터 대구에서 본격화한 전국 최초 물류 자율주행 실증의 단면이다.

내년 6월까지 총 12억원을 투입해 진행되는 이 사업은 자율주행 기술을 실제 물류산업에 적용해 안전성과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7대의 자율주행 차량을 투입해 물류거점 간 화물을 운송하는 '미들마일(Middle Mile)' 2개 과제와 최종 배송 단계인 '라스트마일(Last Mile)' 2개 과제를 수행한다.

취재진이 찾은 현장은 미들마일 실증 구간이다. 자율주행 전문기업 마스오토의 11.5t 화물차가 CJ대한통운 대구동서브와 달서A서브, 대구북서브를 잇는 약 37.5㎞ 구간을 주 1회 운행하는 방식이다. 물류센터를 오가는 대형 화물차에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실제 운송 환경에서의 안전성과 사업성을 확인하는 게 핵심이다. 대구시와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CJ대한통운, 서대구산업단지관리공단 등이 함께한다.

직접 차량에 탑승해 주행과정을 살펴본 결과, 자동차전용도로에서는 운전자 개입 없이 자율주행이 원활하게 이뤄졌다.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고, 필요에 따라 차로를 변경하는 등 도로 상황에 맞춰 부드럽게 움직였다. 특정 조건에서 운전 전반을 수행 가능한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됐다는 주관기관 측 설명이다. 다만 안전을 위해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실증이 진행됐다.

자율주행 전문기업 마스오토의 11.5t 화물트럭 내부 모습. 일반차량과 큰 차이는 없지만, 운전석과 보조석 사이 설치된 메인 컴퓨터가 눈에 띈다. 이승엽기자
지난 16일 대구 달서구에 있는 CJ대한통운의 물류창고에서 자율주행 화물트럭의 적재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승엽기자

차량의 '눈' 역할은 차체 곳곳에 설치된 7대의 카메라가 맡았다. 대형 화물차는 차체가 큰 만큼 사각지대도 넓어 일반 승용차량에 적용된 자율주행보다 더 고도화한 기술을 요한다. 카메라로 수집한 영상과 주행 정보는 차량에 장착된 데이터 수집·저장장치인 '마스박스'에 모인다. 차량의 메인 컴퓨터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주변 상황을 판단하고 주행을 제어한다.

이번 실증 핵심은 실제 물류 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대응하도록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있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도 고속도로와 간선도로 대부분 구간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불법 주정차 차량, 보행자 진입 등 변수가 많은 도심 일반도로에서는 여전히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하다. 이날 실증에서도 왕복 40분 운행 중 자율주행으로 달린 시간은 20분 남짓이었다.

조봉균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기업지원실장은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기술적으로 큰 문제가 없지만, 중요한 것은 돌발상황에 대한 대응력"이라며 "실제 도로에서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해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이번 실증을 통해 연간 3천744t의 화물을 자율주행으로 운송하고, 약 1억1천만원의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잖다. 도심 돌발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물류센터 진입과 하역장 접안 등 운송 과정의 자동화 기술도 확보해야 한다. 유상 화물운송에 필요한 인허가 등 제도적 과제도 있다.

김신영 대구시 미래모빌리티과장은 "물류 자율주행은 운송효율을 높이고 지역 물류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핵심 기술"이라며 "안전성과 사업성을 면밀히 검증하고, 기업 및 관계기관과 협력해 실증 성과가 상용화로 이어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