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달리고 유기견 새 삶 응원… 2만 명 함께한 '2026 동행페스타'

김지섭 2026. 10. 1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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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 종양을 이겨낼 정도로 씩씩하고, 멋도 낼 줄 아는 우리 '꾸꾸' 정말 대견하지 않나요."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앞 광장에서 반려견 꾸꾸(12)를 바라보는 보호자 김은진(46)씨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왕중왕전에 오른 반려견들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아 보호자의 부름에 가장 빨리 달려가는 방식으로 승부를 가렸고, 꾸꾸가 우승을 거머쥐었다.

강원 속초시에서 반려견 유자(7)와 함께 참여한 임채아(19)씨는 "올해 처음 왔는데 귀여운 반려견이 많고 유익한 정보도 많다"며 "내년에도 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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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서울 동물행복페스타
17, 18일 여의도 한강공원서 개최
약 2만 명 참여 '행복한 동행' 나서
동행런·견생 2회차 자랑 등 선보여
"끝까지 돌보는 책임도 중요"
18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2026 서울 동물행복페스타 핌키 레드카펫 입양제에서 한 유기견이 레드카펫을 걷고 있다. 정다빈 기자

"구강 종양을 이겨낼 정도로 씩씩하고, 멋도 낼 줄 아는 우리 '꾸꾸' 정말 대견하지 않나요."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앞 광장에서 반려견 꾸꾸(12)를 바라보는 보호자 김은진(46)씨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꾸꾸는 '견생 2회차 자랑대회'에서 보호자의 "기다려" 주문에 꿈쩍 않고 있다가 "이리 와"라는 부름에 가장 먼저 달려가 품에 안기며 1위를 차지했다. 김씨는 "원래 기다리는 건 잘하지만 달려오는 걸 잘 못한다"며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꾸꾸가 정말 잘해줬다"고 기뻐했다.

반려동물 문화행사 '2026 동물행복(동행)페스타'가 17, 18일 이틀간 약 2만 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올해 3회째를 맞은 동행페스타는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제정한 '서울 동물보호의 날'(10월 4일)과 국가기념일인 '동물보호의 날'을 함께 기념하는 자리다. 한국일보와 서울시가 매년 공동 주최하고 DB손해보험 등이 후원했다.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가을을 만끽하며 올바른 반려문화와 동물보호의 의미를 되새겼다.


"반려견과 함께 한강 풍경 즐겨 행복"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열린 동물행복런에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성철 한국일보 사장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출발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동행페스타는 첫날 대표 프로그램인 '동물행복런(동행런)'으로 막을 올렸다. 반려견과 가족이 각자의 속도에 맞춰 걷고 뛰는 행사로, 기록 경쟁보다 완주에 의미를 뒀다. 참가자 500팀은 탁 트인 한강을 배경 삼아 물빛무대 인근에서 서울마리나 헬기탑승장까지 왕복하는 4.3㎞ 코스를 완주했다.

반려견 감자(2), 일라(6), 나라(5)와 함께한 김시현(31)·이탈리아 출신 일라(30) 부부는 2년 연속 동행런에 참가했다. 김씨는 "작년에 한강을 걷고 뛰었던 좋은 기억이 있어 또 참가 신청을 했다"며 "당시에는 속도를 좀 냈지만 올해는 천천히 가면서 한강변을 즐기려고 했다"고 말했다. 아내 일라는 "한강을 바라보면서 반려견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동행런의 큰 장점"이라며 "이런 풍경은 이탈리아에서도 보기 드물다"고 설명했다. 달리기 행사가 끝난 뒤에는 동물행동 전문가 설채현 수의사가 '반려견 행동·건강·공감'을 주제로 보호자들과 소통했다.


새 가족 만나 행복한 '견생 2회차'

'2026 동물행복(동행)페스타' 견생 2회차 자랑대회 기다려 부문에서 우승한 꾸꾸. 박시몬 기자

유기견이었다가 새로운 가족을 만나 '견생 2회차'를 살고 있는 반려견들은 남다른 참을성을 뽐냈다. 견생 2회차 자랑대회는 유기견이었지만 구조 후 입양된 반려견들이 보호자와 찰떡 호흡을 자랑하는 자리다. '기다려' 부문에서는 준비된 방석 위에서 얼마나 오래 보호자를 기다리는지를 겨뤘다. 잠깐을 참지 못하고 달려가는 반려견들의 모습에 관객들은 "귀여워"를 연발하며 미소 지었다. 왕중왕전에 오른 반려견들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아 보호자의 부름에 가장 빨리 달려가는 방식으로 승부를 가렸고, 꾸꾸가 우승을 거머쥐었다.

꾸꾸는 한 살이 되기 전 원래 보호자가 외국으로 떠나면서 파양된 강아지다. 임시 보호를 위해 꾸꾸를 데려온 김씨는 "어머니에게 강아지 털 알레르기 반응이 없어 자연스럽게 가족이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잇몸 종양 때문에 수술과 항암 치료를 받느라 힘들었을 텐데 완치 판정을 받은 씩씩한 아이"라며 "멋 내는 것도 좋아해 동네에서 '패셔니스타'로 불린다"고 자랑했다.

'간식 옮기기' 부문에서는 리치(5)와 보호자 전설화(35)씨가 정상에 올랐다. 보호자 손등에 간식을 올린 채 원뿔 모양의 표지물을 가장 빨리 돌아오는 팀이 승리하는 경기다. 전씨는 "리치는 치매에 걸린 분 밑에서 지내느라 산책을 못 하고 거의 베란다에 갇혀 있었다고 한다"며 "우울한 강아지였고 나도 우울할 때가 많았는데, 리치와 함께 살면서 우울증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가을비에도 발걸음 이어져

18일 배우 성훈이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핌키 레드카펫 입양제에서 새로운 가족을 찾는 유기견과 걷고 있다. 정다빈 기자

이튿날인 18일에는 쌀쌀한 가을바람이 불고 비까지 내렸지만 반려동물과 추억을 쌓으려는 가족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유기견들을 소개하는 '핌키 레드카펫 입양제'에는 배우 성훈, 안무가 리아킴, 가수 스텔라장 등이 참여해 노령견·장애견 등 입양 기회가 적은 유기견들과 나란히 걸었다. 보호자와 반려견의 교감을 겨루는 '유혹의 옐로우카펫 자랑대회', 반려동물의 행동 특성을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평가하는 '반려인능력시험 실기평가'도 관심을 끌었다.

이 밖에 △야생·농장·실험·전시·봉사동물을 주제로 한 '동물보호 PLAY존' △유기동물 입양 캠페인 △반려문화 OX 퀴즈 △동행 피트니스 △반려동물 행동·건강 상담 등 동물보호와 복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강원 속초시에서 반려견 유자(7)와 함께 참여한 임채아(19)씨는 "올해 처음 왔는데 귀여운 반려견이 많고 유익한 정보도 많다"며 "내년에도 오고 싶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끝까지 돌보는 책임도 중요"

오세훈(오른쪽) 서울시장과 이성철 한국일보 사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악수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환영사에서 "이제 반려동물은 우리의 소중한 가족으로, 함께하는 즐거움만큼 끝까지 돌보는 책임도 중요하다"며 "서울시는 동물을 보호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람과 동물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시는 서울시립동물복지지원센터 운영, 취약계층 반려동물 의료비·위탁보호 지원, 반려견 놀이터 등 여가 공간 확충을 비롯한 다양한 동물복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성철 한국일보 사장은 "서울시와 한국일보가 시작한 동물행복페스타가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즐기는 축제이자 올바른 반려문화를 만들어가는 행사로 완전히 정착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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