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67% 폭등 속 ‘최고가 또 동결’⋯ 커지는 정유사 ‘깜깜이’ 정산

장애리 기자 2026. 10. 1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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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차 최고가격까지 4회 연속 동결…국내 공급가 제자리
두바이유 6월 말 대비 67% 상승…원유 도입비 부담 확대
업계 추산 손실 7조~8조원…정부 “실제 보전액과 달라”
국내 한 주유소 자료사진. 연합 제공.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가운데 정부가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네 차례 연속 동결하면서 정유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말보다 두바이유 가격은 60% 넘게 올랐지만, 국내 공급가격은 넉 달째 ‘꽁꽁’ 묶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제11차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동결함에 따라 다음 달 13일까지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은 리터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유지된다.

정부는 지난 3월 최고가격제를 도입한 이후 국제유가와 국내 물가 등을 고려해 가격을 조정해 왔다. 하지만 6월27일 제7차 최고가격을 유종별로 150원씩 인하한 뒤 8차부터 11차까지 네 차례 연속 동결하면서 약 4개월 반 동안 동일 가격이 유지되게 됐다.

특히 최고가격 동결 기간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정유업계의 부담이 커졌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두바이유는 배럴당 107달러로, 제7차 최고가격 인하 직전인 6월 25일(64달러)보다 67% 올랐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도 75달러에서 105.9달러로 41.2% 뛰었다. 국제 휘발유와 경유 가격 역시 각각 37.1%, 51.8% 상승했다.

여기에 환율, 해상 운임 상승까지 겹치면서 정유사들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졌지만 국내 제품 공급가격은 정부 상한선에 묶였다. 비용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채 최고가격제 종료 시점마저 불투명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말 기준 업계가 추산하는 누적 손실 규모만 4조원대다. 최근에는 7조~8조원까지 불어났을 것이란 추산도 나온다.

손실 규모를 산정하는 기준을 놓고도 정부와 업계의 시각은 극명하게 갈린다. 산업부는 업계 추산액이 예상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한 기회비용으로, 원가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실제 손실보전액과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미 확보한 예비비 4조2000억원이면 보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양측 간 산정 기준이 크게 달라 향후 실제 보전 규모가 업계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손실보전금 지급이 지연되는 데 따른 부담도 호소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제도 시행 이후 7개월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첫 정산이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정부는 정유사들로부터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재정지원 신청자료를 제출받았고, 현재 최고액 정산위원회가 이를 검토 중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실제로 산정하는 손실 규모가 업계 추산과 얼마나 차이 날지 알 수 없고, 지급 시점도 마찬가지다”면서 “정유사들은 보전금 정산이 계속 지연되면서 자금 운용 계획 조차 세우기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