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앞둔 트럼프, 텃밭까지 지원 유세…고물가·반정부 시위에 고전
공화당 승리 땐 5000달러 지급 약속…백악관 내부선 선거 부진 책임 공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8/552779-26fvic8/20261018144456322cezu.jpg)
1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켄터키주 북부 하이랜드하이츠에서 열린 유세에서 이번 중간선거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라며 자신에게 투표하듯 공화당 후보들에게 표를 던져달라고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경제·안보 분야의 성과를 강조하면서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면 미국 시민에게 5000달러씩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또 공화당의 승리를 조건으로 국방부가 켄터키주 윈체스터의 제약회사 시설에 1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켄터키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때마다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공화당의 텃밭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 지역을 찾은 것은 전통적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동시에 인접한 오하이오주의 접전 지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오하이오주에서는 공화당 소속 현직 상원의원인 존 허스테드와 민주당의 셰러드 브라운 전 상원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오하이오뿐 아니라 텍사스와 노스캐롤라이나 등 주요 경합지를 언급하며 공화당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는 공화당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지난 14일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해 8월(3.4%)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이어 발표된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월 대비 1.3% 올라 2022년 3월 이후 4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특히 이란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 가계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일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33달러로 1년 전보다 약 42% 상승했다. 경유 가격도 같은 기간 3.65달러에서 6.33달러로 약 73% 뛰었다.
지난 대선에서 물가 안정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최근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60%가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경제 상황이 악화했다고 답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보국장을 지낸 전략가 더그 헤이는 최근 경제지표에 대해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며 "유권자들이 매일 자신들이 겪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상황을 확인해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날 워싱턴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가 열렸다.
이번 시위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데 집중했던 이전과 달리 중간선거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워싱턴DC 링컨기념관 앞에 모인 참가자들은 사전투표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행진하며 선거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를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은 이번 시위가 전국 2500곳 이상에서 열리도록 계획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열린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800만명 이상이 참여한 바 있다.
선거 판세가 악화하면서 백악관 내부에서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의 부진한 선거 전략을 문제 삼으며 참모들과 정치 전략가들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트럼프 슈퍼팩인 '마가'(MAGA Inc.)가 지금까지 2억달러를 선거운동에 지출했는데도 주요 접전지에서 공화당 지지율이 개선되지 않은 이유를 따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이 추진한 선거구 재획정 작업이 확실한 의석 증가로 이어지지 못한 데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마가를 이끄는 제임스 블레어 전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백악관은 내부 갈등에 관한 주장을 부인했다.
현재 공화당은 상·하원 모두에서 근소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탈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상원에서도 주요 경합지의 접전이 이어지면서 공화당의 수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