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물가 불안한데…한은, 기준금리 동결 무게
[대한경제=김봉정 기자]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다시 가팔라진 가운데 한국은행이 이달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7·8월 두 차례 연속 인상에 따른 효과를 점검하며 추가 긴축 시점을 저울질할 것이라는 관측이다.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한은이연내 금리를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2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3.0%다. 한은은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p)씩 인상했다.
동결 전망의 배경은 앞선 금리 인상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금리 인상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만큼 곧바로 추가 인상에 나서기보다 기존 조치의 파급 정도를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연속 인상 영향을 점검하는 측면에서 금리 3.0% 동결을 전망한다”며 “9월 물가상승률이 2%대로 둔화된 점도 인상 시급성을 낮췄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외 변수는 미국 물가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해 전월의 3.4%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2.4%에서 2.6%로 높아졌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함께 근원물가 오름세도 이어지면서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한은의 정책 판단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긴축 기대가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로 이어질 경우 수입물가를 통해 국내 물가를 자극할 수 있어서다. 다만 환율은 금리차뿐 아니라 수출입에 따른 외환 수급 등에도 영향을 받는 만큼 미국의인상이 곧바로 한은의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회의 일정상 한은이 먼저 금리를 결정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오는 27~28일 열린다. 한은으로서는 이달 금리를 유지한 뒤 연준의 결정과 금융시장 반응을 확인하고 다음 회의인 11월 말에 추가 인상 여부를 판단할 여지가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금통위에서는 동결 여부와 함께 인상 소수의견의 유무, 신현송 총재가 제시할 향후 금리 경로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동결을 결정하더라도 물가 위험을 강조하고 추가 긴축 필요성을 시사한다면 시장의 시선은 올해 마지막 금통위가 열리는 11월로 향할 전망이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10월 동결은 인상 사이클 중 속도 조절의 성격이며 인상 사이클을 마무리하는 신호는 전혀 아니다”라며 “한은은 이번 회의에서 근원 물가상승률의 경로를 끌어내리기 위해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우 연구원은 “근원 물가상승률이 끈적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기간이 당분간 지속되고 양호한 수출 성장세에 힘입어 경제성장률이 대폭 상향 조정된 점 등을 고려해 11월 인상을 전망한다”고 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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