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라산·오름·원시림 154㎞ 달렸다…트랜스제주 100마일 완주기

이상휼 기자 2026. 10. 1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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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비경을 만끽할 수 있는 '2026 트랜스제주 by UTMB' 100마일 코스에 참여해 완주했다. 국내 최대 규모 트레일러닝 대회인 이번 트랜스제주에는 53개국 5300여 명의 선수(엘리트 및 아마추어)가 참여해 한라산 일대를 달렸다.

기자는 지난달 참여해 완주한 장수트레일레이스 대회의 여파로 하체에 통증이 밀려와 후반부는 내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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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개국 5300여명 참가…국내 최대 트레일러닝 축제
사려니숲길·따라비오름 등 35시간 제주 비경 질주
트랜스제주 100마일 코스 중 만날 수 있는 한라산 백록담. 2026.10.3 ⓒ 뉴스1 이상휼 기자

(서귀포=뉴스1) 이상휼 기자 = 제주의 비경을 만끽할 수 있는 '2026 트랜스제주 by UTMB' 100마일 코스에 참여해 완주했다. 국내 최대 규모 트레일러닝 대회인 이번 트랜스제주에는 53개국 5300여 명의 선수(엘리트 및 아마추어)가 참여해 한라산 일대를 달렸다.

지난 1~4일 열린 트랜스제주는 150㎞, 100㎞, 60㎞, 20㎞ 코스로 나눠 열렸다. 선수 등록을 시작한 1일부터는 경기장 일대에 각종 부스가 설치되고 다채로운 행사도 열렸다. 주최 측에 따르면 국내 최대 규모 대회답게 선수단과 동반 가족 등 8000여 명이 평균 5~6일 체류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자는 지난해 이 대회 100K 코스에 참여해 완주했으며 올해는 100M에 도전해 약 35시간 동안 뛰고 걸어 컷오프를 2시간여 남기고 완주했다. 총거리 153.8㎞, 누적상승고도 5516m로 기록됐다.

100마일 코스는 2일 오후 9시께 출발해 4일 오전 10시에 마감했다. 이 코스를 완주하면 'UTMB(Ultra Trail du Mont Blanc)' 최종 대회 추첨에 활용되는 러닝스톤 4개를 얻는다.

트랜스제주 100마일 코스 중 만날 수 있는 한라산 삼각봉 일대 일출. 2026.10.3 ⓒ 뉴스1 이상휼 기자

100M은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출발해 한라산 영실코스로 올라 윗세오름을 거쳐 어리목으로 하산한 뒤 관음사에서 백록담으로 오르고 성판악으로 내려간다. 이후부터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경험한 100㎞ 코스에서는 성판악을 내려왔을 때 해가 졌지만, 100M에서는 한라산 정상부 삼각봉 일대에서 붉게 타오르는 일출을 만났다. 체력이 좋은 주자들은 백록담에서 일출을 감상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기자는 백록담 데크에 누워 20여 분간 자면서 체력을 회복한 뒤 하산했다. 하산하는 동안 부지런한 등산객들이 트레일러너들에게 수없이 '파이팅'을 외치며 응원해 줬다. 기자는 지난달 참여해 완주한 장수트레일레이스 대회의 여파로 하체에 통증이 밀려와 후반부는 내내 걸었다.

중후반부에 만나는 사려니숲길과 정석비행장 일대의 드넓은 개활지대, 말과 소떼가 풀을 뜯는 목장, 가시리 풍력발전소, 아름다운 억새풀이 장관을 이루는 따라비오름 일대는 경이로울 만치 아름다웠다.

몇 번이나 DNF(중도 포기)를 고민했지만, 힘듦을 견디고 끝까지 나아간 것에 보람을 느낄 정도였다. 일본 나고야에서 왔다는 요시오 씨(53·255번 주자)는 따라비오름 정상부 벤치에 앉아 쉬면서 "파라다이스다"고 외쳤다.

트랜스제주 100마일 코스 후반부 따라비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가시리 풍력발전기 행렬. 2026.10.3 ⓒ 뉴스1 이상휼 기자

어둠이 깔린 뒤 원시림으로 뒤덮인 머체왓숲길에서는 길을 헤맸고, 거친 돌밭의 연속인 수악길에서는 비가 쏟아졌다. 이때부터 코스가 겹치는 100K 주자들과 동반주를 하며 서로 의지해 극복했다.

두 번의 밤을 지나 두 번째 아침을 맞으며 결승선에 들어서자 시민들과 스태프들이 출발 때 그랬던 것처럼 열렬히 응원해 줬다.

비 오는 밤 그 돌밭에서 악전고투하며 "이제 수악길은 졸업이다"라고 수십 번 되뇌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힘겨웠던 35시간을 차츰 미화하고 있다. 결별을 다짐했던 수악길을 벌써 또 생각하고 있음에 놀란다.

재도전한다면 백록담에서 일출을 보고, 해 뜰 무렵 결승선에 들어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싶다.

'2026 트랜스제주 by UTMB' 100마일 코스에 출전한 기자가 지난 4일 제주월드컵경기장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 (트랜스제주 by UTMB 제공)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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