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 생각 말라는 명령, 7개월째네요”…석유 최고가격 4번째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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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해 네 차례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정부가 정유사 손실 보전을 위한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보전액 산정 방식을 놓고 업체별로 입장 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보전액은 제품 생산과 판매에 들어간 원가에 적정 마진을 더한 금액이 최고가격을 웃돌면 그 차액 범위에서 산정한다.
정부는 지난 3월 1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면서 휘발유와 경유, 등유의 월별 수출량을 전년 같은 달의 100% 이내로 제한하고 국내 반출량은 90% 이상 유지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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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성된 예비비 4.2조원 그쳐
최근 업계 담합의혹 불거지자
정당한 보상 요구마저 ‘눈치’
휘발유 소비는 7개월만에 반등
정부, 최고가격제 중단도 난감
![16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8/mk/20261018060002082afgz.png)
16일 산업통상부는 11차 석유 최고가격을 ℓ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말 7차 최고가격을 유종별로 150원씩 내린 뒤 8~11차에 걸쳐 같은 가격을 유지한 것이다. 최고가격제는 정유사가 공급하는 석유 제품 가격에 상한을 두는 제도다.
문제는 최고가격제 장기화로 인한 딜레마다. 유가를 묶어두면 소비가 줄지 않고 정부 재원으로 이를 보전해야한다. 반면 묶지 않으면 소비는 줄지만 서민과 중산층 부담은 늘어난다.
지난달 휘발유 소비량은 전년 동월보다 3% 늘어 지난 3월 이후 처음 증가세로 돌아섰다. 산업부는 “10월 1~2주 판매량은 5.5% 감소했다”면서 “9월 판매량 증가는 전년보다 짧아진 추석 연휴에 수요가 집중된 데다 고속도로 주유소 특별할인 등이 시행된 영향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에 예비비 4조2000억원을 편성했다. 내년도 예산안에도 올해 4분기 손실 보전을 위해 1조4497억원을 반영했다.
현재 최고액 정산위원회는 정유업체 각 사가 제출한 원가 자료를 검증하고 있다. 정산위는 연내 보전금 지급을 목표로 한다. 손실보전액은 제품 생산과 판매에 들어간 원가에 적정 마진을 더한 금액이 최고가격을 웃돌면 그 차액 범위에서 산정한다. 원가에는 원유 구입비와 운송비, 보험료를 비롯해 정제와 유통에 들어간 비용 등이 포함된다. 문제는 복잡성이다. 수출분을 제외한 내수용 휘발유와 경유, 등유의 원가를 따로 산출해야 하는 데다 기업별 회계 처리와 재고 반영 기준이 다르다.

일각에선 유가 하락에 따른 손실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동 전쟁 기간에 발생한 이익 가운데 상당수는 역래깅(Backward Lagging) 등으로 상쇄될 여지가 크다”며 “예상되는 충격에 선제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기업이 사전에 재정적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정유사들의 담합 의혹도 정당한 손실 보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의 석유 제품 가격 담합 혐의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으로 심의 절차에 착수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검찰이 국내 정유 4사와 일부 임직원을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담합 의혹이 아직 사실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기업들이 부당한 폭리를 취했다’는 부정적인 시선이 생기면서 정당한 주장을 개진하는 것마저 부담이 되고 있다”며 “중동 전쟁 여파로 윤활기유 등 일부 시장에서 수혜를 보면서 분기별로 큰 폭의 영업이익을 거둔 점도 ‘희생’을 강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수출제한 조치라도 먼저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1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면서 휘발유와 경유, 등유의 월별 수출량을 전년 같은 달의 100% 이내로 제한하고 국내 반출량은 90% 이상 유지하도록 했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석유 제품 수출 통제가 장기화하면 해외 고객사를 유지하거나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경유 등 일부 제품은 국내에 최대치로 공급해도 물량이 남는 만큼 최고가격제로 인한 손실을 기업이 자체적으로 만회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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