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순직 소방위, 딸 입학식 앞뒀는데…” 추미애 면담 후 유족 탈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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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경기 부천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 전날 부천시 오정구의 금속 사출 인쇄공장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김진석 소방위 빈소를 가득 메운 건 가족과 동료들의 한탄과 오열이었다.
앞서 전날 오전 8시38분께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한 5층짜리 도장공장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김 소방위는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오전 9시께 퇴근을 앞둔 상황이었지만 퇴근 시간을 불과 20여분 남겨둔 시점에 날아온 화재 신고에 소방차에 올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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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나면 불 끄는 걸 당연한 의무로 여겨”
“딸 초등학교 입학 위해 이사 준비하던 아빠”
빈소 찾은 추미애 지사에 동료들·유족 항의

“나 어떻게 사냐. 나 어떻게 사냐”
17일 오후 경기 부천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 전날 부천시 오정구의 금속 사출 인쇄공장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김진석 소방위 빈소를 가득 메운 건 가족과 동료들의 한탄과 오열이었다. 맡은 임무를 그저 ‘당연한 일’로 여겼던 보통의 소방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을 위해 새 보금자리로 이사를 준비하던 평범한 아빠였다고 유가족과 동료들은 전했다. 소방 예산에 대한 경기도지사 발언이 논란이 된지 고작 사흘 만에 벌어진 반복된 비극에, 빈소를 지키는 이들은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가족들은 갑작스레 맞닥뜨린 김 소방위의 죽음에 비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빈소에서 만난 고인의 사촌동생은 “모든 소방관처럼 불나면 불 꺼야 하는 걸 당연한 의무로 받아들이는 사람이었다. 평범한 소방관이었다”고 했다. 이어 “아이가 내년 초등학교 입학하는 것에 맞춰 이사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니 마음이 더 아프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주황색 기동복을 입고 도열한 동료 소방관과 조화들 사이, 빈소 입구에는 분홍색 어린이 신발 한 켤레가 놓여있었다.
앞서 전날 오전 8시38분께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한 5층짜리 도장공장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김 소방위는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오전 9시께 퇴근을 앞둔 상황이었지만 퇴근 시간을 불과 20여분 남겨둔 시점에 날아온 화재 신고에 소방차에 올랐다고 한다. 김 소방위는 화재 진압 도중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7일 새벽 0시55분께 끝내 숨졌다. 소방청은 소방장이었던 고인에 대한 1계급 특별 승진을 결정해 소방위로 계급을 격상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지난 13일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추미애 경기도지사도 이날 빈소를 찾았다. 유족과 30여분 가까이 비공개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가족과 동료들의 항의도 이어졌다고 한다. 면담 이후 김 소방위 장인은 탈진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추 지사는 조문을 마치고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동료들은 반복되는 소방관 순직 앞에 속상함과 안타까움을 전했다. 곧 정년퇴직을 앞뒀다는 부천소방서 소속 한 소방관은 “바뀌지 않는다. 세월이 지나면 바뀔까”라며 “젊은 직원이 이렇게 떠나니 더 안타깝다”고 했다. 김 소방위와 같은 부서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한 동료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동료를 잃어 더 힘든 상황”이라며 “유족도 식사를 못 하고 힘들어하신다”고 전했다. 부천소방서에서 일하다 퇴직한 뒤 소식을 듣고 달려온 한 선배 소방관은 “정치인이 말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도지사가 그러셔선 안된다. 발언 직후 이런 일이 벌어져 더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허예지 기자 rang@hani.co.kr 서유리 기자 gla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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