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처방 급증에도 규제 제동…‘오남용 우려’ 지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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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유통량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오남용 우려 의약품 지정에는 제동이 걸렸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6월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관련 의약품을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예고했다.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1일 공개한 글에서 비만치료제의 오남용 우려 의약품 지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 6월 성명을 통해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오남용 실태에 대한 관리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오남용 우려 의약품 지정과 실질적인 관리 대책은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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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6월 오남용 우려 의약품 지정 예고…규제 적정성 추가 검토
![비만치료제 '위고비' [제공=연합]](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7/552778-MxRVZOo/20261017174445028raop.jpg)
국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유통량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오남용 우려 의약품 지정에는 제동이 걸렸다. 무분별한 처방과 불법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규제의 실효성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면서 관련 제도 도입이 늦어지는 모습이다.
17일 제약바이오 업계 등에 따르면 규제합리화위원회는 지난달 21일 예비심사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출한 '오남용 우려 의약품 지정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본심사에 상정했다.
당시 심사 대상 안건 15건 가운데 해당 개정안만 예비심사를 마치지 못하고 추가 검토 대상으로 분류됐다. 규제의 필요성과 적정성을 보다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6월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관련 의약품을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예고했다.
지정 대상은 리라글루티드와 세마글루티드, 터제파타이드 등 3개 성분을 함유한 제제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각각 삭센다와 위고비, 마운자로가 있다.
최근 비만치료제가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널리 사용되면서 허가 범위를 벗어난 처방과 불법 유통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실제 국내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유통량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지난 2024년 10월 16만개 수준이었던 유통량은 올해 7월 약 312만개로 늘었다. 약 1년 9개월 만에 19.5배 증가한 규모다.
다만 의약품 유통량 증가가 곧바로 오남용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부적절한 처방과 사용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처방 대상과 투약 목적 등에 대한 별도 분석이 필요하다.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의약품 용기와 포장 등에 관련 문구를 표시해야 한다. 의약분업 예외 지역에서도 의사 처방전 없이 해당 의약품을 구입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제가 적용된다.
그러나 지정 방식이 실제 오남용을 차단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두고 이견이 제기되고 있다.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1일 공개한 글에서 비만치료제의 오남용 우려 의약품 지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부위원장은 '왜 비아그라와 마운자로가 같은 규제를 받아야 합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무분별한 처방과 불법 유통을 관리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면서도, 오남용 우려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규제 대상을 지정하는 방식이 적절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규제의 명칭이 환자에게 불필요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의료계에서도 비슷한 문제 제기가 나왔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 6월 성명을 통해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오남용 실태에 대한 관리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오남용 우려 의약품 지정과 실질적인 관리 대책은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회는 단순히 규제 대상으로 지정하는 데 그치기보다 과도한 처방과 불법 유통을 막을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과 관리·감독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처방 단계에서의 적정성 관리와 유통 경로 점검, 위반 사례에 대한 단속 등이 병행돼야 실질적인 오남용 방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취지다.
국산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허가도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식약처는 지난 7일 한미약품의 비만치료 신약 '에페오토인젝터주(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국내 개발 45번째 신약으로 허가했다.
에페오토인젝터주는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첫 GLP-1 계열 비만치료제다.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환자와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과체중 환자의 만성 체중 관리를 위해 사용된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식약처가 이번 개정안에서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하려는 3개 성분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향후 규제 적용 범위와 신규 GLP-1 치료제에 대한 관리 기준이 어떻게 설정될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비만치료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경우 국내 시장의 성장과 신약 개발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규제 논의는 허가된 비만치료제의 적정한 사용과 환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라는 점에서 산업 육성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비만치료제의 사용 대상과 투약 방식은 제품별 허가사항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신규 치료제가 출시되더라도 부적절한 처방과 유통을 막기 위한 관리 체계는 필요하다.
식약처는 규제 심사 과정에서 오남용 우려 의약품 지정의 필요성을 추가로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비만치료제의 처방 증가와 임신부·소아 대상 처방 사례 등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지정 추진 방침을 재확인했다.
오 처장은 "심사 과정에서 오남용 우려 의약품 지정의 필요성에 대해 더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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