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카리브, 35년 만의 유엔 사무총장 배출 무산되나

김태훈 2026. 10. 17. 16: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35년 만의 중남미·카리브 출신 유엔 사무총장 탄생 가능성에 대한 지역 국가들의 기대감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중남미·카리브 지역 주민들로선 1991년 12월31일을 끝으로 물러난 페루 국적의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 전 유엔 사무총장(제5대) 이후 35년 만에 자기네 대륙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나오길 바람이 크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력 후보들 모두 P5로부터 반대표 받아
현재로선 전부 당선 가능성 ‘0’에 가까워
‘대륙별 안배’ 원칙 깬 새 인물 출현 가능

35년 만의 중남미·카리브 출신 유엔 사무총장 탄생 가능성에 대한 지역 국가들의 기대감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예년 같으면 이맘때쯤 확정됐어야 할 차기 유엔 사무총장이 아직도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유엔 사무총장 선출에서 가장 주도적 역할을 하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 간의 분열이 극심함을 보여주는 방증이란 분석을 제기한다.

유엔 안보리는 16일(현지시간) 오는 2027년 1월1일부터 임기를 시작할 제10대 유엔 사무총장을 뽑기 위한 예비 투표를 실시했다. 유엔 사무총장 선거는 안보리가 선출한 후보를 유엔 193개 회원국 모두가 참여하는 총회에서 추인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안보리를 구성하는 15개 이사국의 비중이 그만큼 큰 셈이다.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 본부의 안보리 회의장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그중에서도 상임이사국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안보리는 거부권(Veto Power)를 가진 5개 상임이사국(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과 2년 임기로 총회에서 선출된 10개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된다.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나라라도 반대하는 인물은 안보리 투표에서 아무리 많은 표를 얻어도 최종 후보가 될 수 없다.

이날 안보리 투표에서 코스타리카 부통령을 지낸 레베카 그린스판(70) 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이 15표 중 찬성 9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 그런데 상임이사국 2곳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로선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서 결격 사유를 지닌 셈이다.

아르헨티나 외교관 출신 라파엘 그로시(65)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캐럴린 로드리게스-버킷(52) 주(駐)유엔 가이아나 대사가 나란히 2, 3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들도 나란히 상임이사국 2곳의 반대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3위의 유력 후보들 가운데 5대 상임이사국이 모두 동의하는 인물이 없는 것이다. 4위 이하의 후보들은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이 미미해 대안으로 거론되기 어려워 보인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 선거에서 현재 선두권을 형성한 후보들. 왼쪽부터 코스타리카 출신 레베카 그린스판 UNCTAD 사무총장, 아르헨티나 출신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캐럴린 로드리게스-버킷 주유엔 가이아나 대사. 다만 세 사람 가운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일명 ‘P5’) 전체의 동의를 얻은 이는 한 명도 없는 상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포르투갈 총리 출신의 구테흐스 현 유엔 사무총장(제9대)의 경우 2016년 10월 초에 사실상 차기 총장으로 확정됐다. 한국이 낳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제8대) 역시 2006년 10월 초 총장 선출을 확정지었다. 10월 하순을 향해 달려가는 지금까지도 누가 새 유엔 사무총장이 될 것인지 오리무중인 상황은 몹시 이례적이다.

유엔은 사무총장 배출에 있어 대륙별 안배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이를 위해 ‘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 ‘중남미·카리브’,  ‘유럽 및 기타’ 4개 지역 그룹이 존재한다. 앞서 코피 아난(아프리카), 반기문(아시아·태평양), 구테흐스(유럽 및 기타) 순으로 유엔 사무총장을 맡아 온 만큼 이번에는 중남미·카리브 몫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현재 1∼3위를 달리는 후보들 모두 중남미·카리브 국가 출신이다.

중남미·카리브 지역 주민들로선 1991년 12월31일을 끝으로 물러난 페루 국적의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 전 유엔 사무총장(제5대) 이후 35년 만에 자기네 대륙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나오길 바람이 크다. 하나 유력 후보들이 모두 강대국의 배척을 받는 상황에서 지역 안배 원칙이 무너지고 다른 대륙에서 제3의 후보가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