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K스타트업 제품에 몰려든 뉴요커들...“脫한국 ‘창업 마피아’로 글로벌 공략”

뉴욕=윤경환 특파원 2026. 10. 1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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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플랫아이언 지구에 마련된 '꿈(KOOM) 위크 2026' 팝업스토어 행사장.

꿈 위크는 201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인 창업가들의 소규모 네트워크 행사로 시작해 지난해부터 뉴욕에 정착한 행사다.

강연자로 참석해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는 "발달된 금융 덕분에 서울보다 뉴욕이 창업에 유리하다"며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 조상들은 한반도를 벗어나 영토를 확장한 적이 없기에 1990년대까지만 해도 해외에서 투자를 받는다든가, 전 세계의 창의적인 인재들을 한국으로 끌어들일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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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꿈 위크 2026’ 가보니
K푸드 부스마다 긴 줄...K팝 공연에 열광
선배 창업가들, 청년들과 美네트워크 공유
“한인 투자 유대 강화...성공 확률 높여야”
유명 배우 출신인 가정 간편식 업체 대디푸드의 정태우(오른쪽) 대표가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플랫아이언 지구에 마련된 ‘꿈(KOOM) 위크 2026’ 팝업스토어 행사장에서 너겟을 조리하고 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플랫아이언 지구에 마련된 ‘꿈(KOOM) 위크 2026’ 팝업스토어 행사장.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공간을 가득 메운 미국의 인플루언서들과 뉴욕 시민들이 농심 신라면 체험관에 길게 줄을 섰다. 관람객들은 신라면 용기 안에 원하는 면발과 스프를 골라 자신만의 컵라면을 만들며 연신 신기해했다. 맞은편에 ‘엔터테크’를 표방하는 연예기획 스타트업 갤럭시코퍼레이션의 부스에서는 또 다른 무리의 사람들이 K팝 음악에 맞춰 군무를 추는 로봇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는 데 여념이 없었다. 유명 배우 출신인 가정 간편식 업체 대디푸드의 정태우 대표는 현장에서 직접 너겟을 조리하며 몰려드는 방문객들에게 쉬지 않고 시식을 권했다. 2층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부스에서도 미국인들은 우리 농업 법인들이 재배한 큼지막한 배와 포도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윤미정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미주지역본부장은 “이달 26일부터 미국 코스트코에 한국산 포도를 납품하고 배 공급량도 늘릴 예정”이라며 “곧이어 트레이더조에도 우리 포도가 공급된다”고 설명했다.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플랫아이언 지구에 마련된 ‘꿈(KOOM) 위크 2026’ 팝업스토어 행사장 앞에 설치된 푸드트럭들. 뉴욕=윤경환 특파원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플랫아이언 지구에 마련된 ‘꿈(KOOM) 위크 2026’ 팝업스토어 행사장 내 농심 신라면 부스에 관람객들이 줄을 서 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플랫아이언 지구에 마련된 ‘꿈(KOOM) 위크 2026’ 팝업스토어 행사장 내 연예기획 스타트업 갤럭시코퍼레이션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K팝 음악에 맞춰 군무를 추는 로봇을 구경하고 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플랫아이언 지구에 마련된 ‘꿈(KOOM) 위크 2026’ 팝업스토어 행사장 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한국산 배와 포도를 둘러보고 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꿈 위크는 201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인 창업가들의 소규모 네트워크 행사로 시작해 지난해부터 뉴욕에 정착한 행사다. 초창기만 해도 한인만의 모임에 그쳤으나 이제는 K팝, K푸드 등을 결합하고 투자자, 소비자, 브랜드, 창작자를 한데 아우르는 문화 행사로 발돋움했다. 올해에는 지난해 브루클린이었던 행사 장소를 맨해튼 중심가로 옮겨 주목도를 더 높였다. 14~18일 실내 전시장과 야외 푸드트럭 존을 운영하며 네이버웹툰, 농심, 미미박스 등 기존 브랜드와 뷰티·식음료·패션·생활용품·콘텐츠 등의 분야에서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30여 개 신생 브랜드를 한데 모았다.

김성훈(왼쪽부터) 법무법인 미션 대표변호사와 정세주 유나이티드코리안파운더스(UKF) 의장, 이기하 사제파트너스 대표가 16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터미널 5’에서 열린 ‘꿈(KOOM) 위크 2026’ 본행사에서 현지 창업과 관련한 대담을 하고 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이날 뉴욕 맨해튼의 헬스키친 전시행사 공간 ‘터미널 5’에서 별도로 진행된 본행사에도 이른 아침부터 한인 창업가들이 대거 몰렸다. 젊은 창업가들은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한인 선배들의 이어지는 강연에 눈과 귀를 쫑긋 세우며 집중했다. 강연자로 참석해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는 “발달된 금융 덕분에 서울보다 뉴욕이 창업에 유리하다”며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 조상들은 한반도를 벗어나 영토를 확장한 적이 없기에 1990년대까지만 해도 해외에서 투자를 받는다든가, 전 세계의 창의적인 인재들을 한국으로 끌어들일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이어 “우리가 과거에는 MP3 플레이어, 싸이월드를 먼저 만들고도 아이튠즈, 페이스북처럼 공격적으로 확장하지 못했지만 MZ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들은 립밤, 핸드크림 하나를 만들더라도 국내에 머물 생각은 처음부터 아예 하지 않는다”며 “탈(脫)한반도를 생각하는 첫 세대인 만큼 그 방향으로 계속 독려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가 16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터미널 5’에서 열린 ‘꿈(KOOM) 위크 2026’ 본행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참석자들은 점심시간이 되자 본행사장 내에 마련된 옥동식의 간이 매장 앞에 긴 줄을 만들었다. 뉴욕에서 고급 한식을 알리는 선봉장인 돼지곰탕을 맛보기 위한 인파였다. 13살에 미국으로 이주해 뉴욕에서 한식 스테이크하우스 ‘꽃(COTE)’으로 성공한 외식 사업가가 된 사이먼 김 그레이셔스호스피탈리티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취재진과 만나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에는 한식에 대한 인지도가 중국·일본은 물론 베트남·태국 음식보다도 낮았고 미국에서 식재료를 구하기도 힘들었다”며 “지난 10년간 한식 셰프들이 많은 성과를 내면서 K푸드의 황금기가 지금 왔다”고 진단했다. 아시아 친환경 식품과 한국 농산물을 유통·판매하는 e커머스 스타트업 김씨마켓의 라이언 김 CEO는 “미국에서 K푸드의 이미지에 치킨, 라면 등 길거리 음식의 느낌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며 “K푸드의 인기가 실제 한국 식재료 판매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사이먼 김 그레이셔스호스피탈리티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가 16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터미널 5’에서 열린 ‘꿈(KOOM) 위크 2026’ 본행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라이언 김 김씨마켓 최고경영자(CEO)가 16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터미널 5’에서 열린 ‘꿈(KOOM) 위크 2026’ 본행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이날 저녁에는 본행사장에서 신진 가수 위주의 K팝 공연이 열리기도 했다. K팝 공연 때는 한인이 아닌 관람객 비중이 80% 이상으로 늘어나며 뉴욕 내 한국 문화 열풍을 실감케 했다. 한인금융인협회(KFS) 공동 의장을 맡고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 찰스뱅크의 샌더 허 대표는 “30년 전 내가 금융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뉴욕에 한국계 금융인은 매우 적었지만 지금은 엄청나게 성장해 강력한 유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벤처투자자, 창업자, 금융업자 등 이제 모든 이들이 함께 모여 서로를 돕고 있다”고 소개했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눔(Noom)의 공동 창업자이자 꿈 위크 행사를 기획한 정세주 유나이티드코리안파운더스(UKF) 의장은 “실리콘밸리의 ‘페이팔 마피아’는 성공한 기업가가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투자자와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데리고 또 사업을 해 성공률을 계속 올리는 구조”라며 “여기에 한국인은 빠져 있는데 우리도 꿈 위크 같은 행사를 통해 이 같은 선순환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샌더 허 찰스뱅크 대표가 16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터미널 5’에서 열린 ‘꿈(KOOM) 위크 2026’ 본행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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