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국 최고 그란폰도”…자전거 싣고 강원도서 경남 통영까지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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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8시 통영시 트라이애슬론광장 일대에서 카운트 다운과 함께 폭죽이 터졌다. 동시에 2000여대의 자전거 페달과 체인 소리가 파도 소리를 뚫고 광장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통영 그란폰도가 매년 2000명 이상 참여하는 전국 단위 장거리 자전거 대회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남신택 통영시사이클연맹 회장은 "올해 5회째인 통영 그란폰도는 전국 단위 대회로 자리매김했다"며 "내년에도 차질 없이 행사를 개최할 수 있게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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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 2000여대 자전거 완주 도전
완주 1위, 3시간만에 97㎞ 결승점 통과
산악왕·산악여왕 선발…이현호·이해원씨
3, 2, 1! 펑! 펑! 펑!.
17일 오전 8시 통영시 트라이애슬론광장 일대에서 카운트 다운과 함께 폭죽이 터졌다. 동시에 2000여대의 자전거 페달과 체인 소리가 파도 소리를 뚫고 광장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2026 통영 그란폰도’ 참가자들이 96.9㎞ 코스 완주에 도전하는 것이다.

출발 대기선 양옆으로 설치된 펜스에서는 “아빠, 화이팅” “다치지 말자” 등 참가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이와 함께 참가자를 바라보는 중년 여성부터 스마트폰을 들고 지인을 촬영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참가자들은 트라이애슬론광장을 출발해 통영대교와 광도면, 도산면, 평림동, 통영 해저터널, 산양읍 해안도로 등을 거쳐 다시 출발지로 온다. 완주하려면 이날 낮 12시까지 코스 절반을 넘고, 오후 1시까지 전체 3분의 2지점을 통과해야 한다.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탈락이다.

오전 10시 20분쯤 한 참가자가 결승선으로 들어왔다. 자전거 문제로 중도 하차한 외국인이었다. 그는 “거제에서 조선업 관련 일을 한다”며 “기어 문제로 중도 하차하게 돼 아쉽다”고 했다. 이렇게 타이어, 기어 등 자전거 문제로 출발지로 돌아온 이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완주 기록 기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참가자는 부산에서 온 30대 김모씨다. 그는 11시쯤 완주했다. 이번 대회 코스 기준 오전 8시부터 약 3시간 동안 시속 35㎞쯤을 유지해야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다. 김씨는 10년 이상 자전거를 탔다고 했다. 그는 “바다가 보이는 코스라 전국 대회 중 경치가 가장 좋아 매년 참가하고 있다”면서도 “코스는 다른 대회와 비교해 난도가 높은 편”이라고 했다.
실제 대회 코스 곳곳에는 ‘낙타등 코스’가 70여개나 있다. 낙타의 등처럼 짧은 오르막(업힐)과 내리막(다운힐)이 연속해서 반복되는 지형이다. 통영은 산지와 바다로 구성된 지리적 특성 때문에 이런 구간이 많다. 시내 중심부조차 평지가 거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이는 자전거 애호가들의 구미를 당기게 한다. 이들은 극한의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얻는다. 이번 대회 코스의 누적 상승고도는 약 1500m에 달한다.

통영 그란폰도가 매년 2000명 이상 참여하는 전국 단위 장거리 자전거 대회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대회에는 강원도에서 수백㎞에 달하는 거리를 달려온 참가자부터 제주도에서 온 참가자도 있었다. 40여명이 팀을 꾸려 온 지역도 있다고 한다. 연령대도 다양하다. 10대부터 80대까지 참가했다.

다만 통영 그란폰도는 완주 기록을 기준으로 하는 시상식이 없다. 가장 먼저 들어와도 ‘1위’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록에 연연하며 경쟁하기보다 자전거 자체를 즐기자는 취지다. 안전도 고려한 조치다. 경쟁이 과열되다 보면 속도도 높아지고, 사고 발생 위험도 있다. 메인 후원사로 참여한 폴스타는 전기차 10여대를 투입해 참가자들의 안전을 관리했다.
대신 특정 구간을 선정해 가장 빠른 기록을 측정해 1~3위를 선정한다. 이른바 ‘산악왕’과 ‘산악여왕’이다. 성별로 남성은 KOM(King of the Mountain), 여성은 QOM(Queen of the Mountain)이다.

이번 대회 선정 구간은 코스 85㎞쯤에 위치한 새바지고개 1㎞다. 코스 막바지에 위치한 데다, 순간 경사도가 최대 12.5%에 달해 참가자 대부분이 애를 먹었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김씨도 이 구간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산악왕은 이현호(29)씨가 차지했다. 그는 “작년 대회를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해 올해 열심히 준비했다”며 “무척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산악여왕은 이해원(35)씨다. 이씨는 자전거를 탄지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부산권 사이클팀 트리니티에서 활동하며 꾸준히 기량을 쌓았다고 한다.

이밖에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경품을 추첨하는 행사도 이어졌다. 자전거 헬멧을 비롯해 선글라스 등이 제공됐다.
주최 측인 통영시사이클연맹은 매년 통영 그란폰도를 개최해 지역 관광과 연계한 체류형 스포츠 행사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남신택 통영시사이클연맹 회장은 “올해 5회째인 통영 그란폰도는 전국 단위 대회로 자리매김했다”며 “내년에도 차질 없이 행사를 개최할 수 있게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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