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이 필요했다” 2년 전 은퇴 결심했던 망한 유망주가 밀워키의 구세주가 됐다… NLCS MVP 제이크 바우어스

심진용 기자 2026. 10. 17. 12: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밀워키 제이크 바우어스가 NLCS MVP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경향 심진용 기자] 밀워키 제이크 바우어스는 2년 전 은퇴를 결심했다. 촉망받는 좌타 유망주로 잔뜩 기대를 받았지만 야구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2013년 신인 드래프트 지명 이후 11년 동안 7개 팀을 전전했고, 그 어느 곳에서도 눈에 띄는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그 기간 바우어스는 5차례 트레이드와 1차례 방출, 2차례 마이너리그 강등과 2차례 마이너리그 계약을 겪었다.

바우어스는 2024년 밀워키에서도 부진했다. 117경기 346타석을 소화했지만 타율 0.199, 12홈런, OPS 0.662에 그쳤다. 바우어스는 아내 로런과 상의 후 야구를 그만두기로 마음먹었다. 로런은 교사로 복직하고, 자신은 한 살 난 딸을 돌보며 앞으로의 일을 고민할 계획이었다. 한 달 전 뉴욕 메츠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3차전에서 대타로 나가 때린 역전 홈런을 현역 마지막 타구로 생각했다.

바우어스는 밀워키 지역매체 ‘밀워키 저널 센티널’ 인터뷰에서 “마치 끝없이 돌아가는 회전목마 같았다.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 있었다. 그만하고 싶었다. 정말 끝내고 싶었다”고 은퇴를 결심한 당시를 돌아봤다.

그러나 사흘 후, 아내 로런이 둘째를 임신했다고 했다. 바우어스가 다시 가장으로서 방망이를 들어야 했다. 바우어스는 “아내가 다시 일을 하러 갈 수 없게 됐고, 내가 계속 야구를 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겐 건강보험이 필요했다”고 했다.

은퇴 계획은 포기했지만 불러주는 팀이 없었다. 어디서도 메이저리그 계약 제의를 받지 못했다. 결국 바우어스는 다시 밀워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성적은 신통치 않았지만, 밀워키는 바우어스가 처음으로 편안함을 느낀 팀이었다. 낯선 팀에서 새 동료들과 다시 인사를 나눌 필요가 없다는 점도 좋았다. 선수 생활 마지막 타구로 삼으려 했던 대타 홈런 역시 밀워키에서 남긴 특별한 기억이었다.

은퇴 직전까지 몰렸던 그가 올해 거짓말 같은 반전극을 썼다. 밀워키 주전 1루수 자리를 꿰차며 정규시즌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남겼다. 타율 0.266에 26홈런을 때렸다. 출루율 0.389는 내셔널리그 2위 기록이었다.

포스트시즌 바우어스는 정규시즌보다도 더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2차전, 바우어스는 LA 다저스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상대로 3회말 2사 후 12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나갔다. 바우어스는 끈질기게 야마모토를 물고 늘어지며 진을 뺐다. 바우어스의 볼넷으로 주자 만루가 됐고, 후속 크리스천 옐리치가 야마모토에게 결정적인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날 승리 후 팻 머피 밀워키 감독은 바우어스의 12구 볼넷을 승부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인 순간으로 꼽았다.

제이크 바우어스. AFP연합뉴스

바우어스는 시리즈 3차전과 4차전에도 고비마다 활약하며 다저스를 무너뜨렸다. 3차전 7회, 바우어스는 다저스 선발 블레이크 스넬과 11구 승부 끝에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4차전에서는 0-4로 끌려가던 4회, 추격하는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5회에는 4-4 동점을 만드는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냈다. 밀워키는 다저스를 4전 전승으로 제압하고 1982년 이후 44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시리즈 MVP는 바우어스의 몫이었다.

2년 전 은퇴를 결심했던 선수가 팀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올해로 그는 FA 자격을 얻기 위한 서비스타임 6년을 채웠다. 시즌 후 거액의 다년 계약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일단은 우승이 목표다. 바우어스는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후 지난해 NLCS를 떠올렸다. 밀워키는 당시 다저스에 4전 전패로 무릎을 꿇었다. 바우어스는 “우리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이기고 마치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것처럼 기뻐했는데, 다저스는 NLCS에서 우리를 스윕하고도 마치 정규시즌 경기를 이긴 것처럼 담담하더라.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나는 그게 동기부여가 됐다”고 했다. 밀워키는 다저스에 4전 4패 굴욕을 1년 만에 그대로 돌려줬다.

시즌 후 계약도 지금은 나중 일이다. 바우어스는 “지금은 이 도시를 위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데만 집중하려 한다”고 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