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뛰는 건 의미 없다”…EPL 데이터로 본 승부 가르는 활동량의 진실

[스포츠경향 김세훈 기자] 축구에서 “상대보다 더 많이 뛰어야 이긴다”는 말은 자주 나온다. 실제로 활동량이 승패와 얼마나 연결될까.
옵타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시즌 전체로 보면 총 주행거리와 성적 사이의 관계는 크지 않았다.
지난 시즌 상위 10개 팀의 평균 총 주행거리는 4363㎞, 하위 10개 팀은 4332㎞였다. 차이는 31㎞에 불과했다.
고강도 달리기 거리도 비슷했다. 상위 10개 팀은 평균 338.7㎞, 하위 10개 팀은 328.4㎞로 차이는 약 3%였다.
예상 순위보다 좋은 성적을 낸 팀과 기대 이하였던 팀을 비교해도 차이는 크지 않았다. 전자의 평균 주행거리는 4369㎞, 후자는 4308㎞였다. 약 1.4% 차이다.
오히려 지난 시즌 최종 순위와 가장 관련성이 높았던 지표는 ‘공을 소유한 상태에서 뛴 거리’였다. 공을 많이 소유하는 강팀일수록 움직임도 많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한 경기 단위로 보면 얘기가 달라졌다.
지난 시즌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 상대보다 5㎞ 이상 덜 뛴 팀이 나온 경기는 86차례였다. 이 가운데 덜 뛴 팀이 승리한 것은 10번에 불과했다. 승률은 11.6%였다.
퇴장자가 나온 경기를 제외해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66경기에서 상대보다 5㎞ 이상 덜 뛴 팀의 승리는 8차례, 승률은 12.1%였다.
2.5~4.99㎞ 덜 뛴 경우 승률은 25.8%로 올라갔지만 패배율은 46%였다.
상대보다 크게 덜 뛰는 경기가 위험하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무조건 많이 뛰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팀의 전술과 점유율, 경기 흐름, 퇴장 여부 등에 따라 활동량은 크게 달라진다.
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도 “성공하려고 매 경기 115㎞를 뛸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언제 강도를 높여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펩 과르디올라 역시 “그냥 뛰는 것은 의미가 없다. 언제 뛰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활동량은 승리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시즌 전체에서는 많이 뛰는 팀이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니었다. 한 경기에서 상대보다 지나치게 덜 뛰는 경우에는 승리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축구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뛰느냐’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뛰느냐’에 더 가깝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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