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 찬양에 유대인 모욕까지…아약스전 크로아티아 팬 12명 체포

김세훈 기자 2026. 10. 17.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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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두크 스플리트 서포터스 ‘토르치다’ 회원들이 지난 15일 크로아티아 스플리트에서 아약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콘퍼런스리그 경기를 앞두고 경기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경향 김세훈 기자] 크로아티아 프로축구 하이두크 스플리트 팬들이 아약스와의 유럽클럽대회를 앞두고 반유대주의 구호와 나치 찬양 구호를 외쳐 경찰에 체포됐다.

AP통신은 16일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경찰이 폭력과 증오를 선동한 혐의로 하이두크 팬 최소 12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추가 용의자 신원을 확인하고 있어 체포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문제는 15일 하이두크와 네덜란드 아약스의 유럽축구연맹(UEFA) 콘퍼런스리그 경기를 앞두고 발생했다.

수천명의 하이두크 팬은 스플리트 시내를 행진하면서 유대인을 모욕하는 구호와 아돌프 히틀러를 찬양하는 구호를 외쳤다. 아약스 이름이 적힌 가짜 관을 자동차 위에 올려놓고 이동하기도 했다.

아약스는 암스테르담의 유대인 공동체와 역사적으로 연관된 구단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상대 구단을 겨냥한 조롱이 반유대주의 표현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경기장에서도 문제가 이어졌다. 하이두크 팬들이 그라운드로 조명탄과 물건을 던지면서 경기가 약 12분 동안 중단됐다. 하이두크는 16년 만의 주요 유럽클럽대항전 홈경기에서 아약스를 2-1로 꺾었지만 경기 결과보다 팬들의 행동이 더 큰 논란이 됐다.

크로아티아축구협회는 16일 공식 성명을 내고 반유대주의와 나치 찬양 구호를 강하게 비판했다.

협회는 “이러한 메시지는 크로아티아 축구와 사회 어디에도 있을 수 없다”며 “상호 존중과 관용, 공동체라는 스포츠의 기본 가치에 완전히 반하는 행동이며 크로아티아 축구의 명예를 크게 훼손했다”고 밝혔다.

조란 밀라노비치 크로아티아 대통령도 이번 사태를 “용납할 수 없고 수치스럽다”고 규정하고 나치즘을 미화하는 행위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는 제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총리와 자그레브 주재 이스라엘대사관도 사건을 비판했다.

하이두크 구단도 사과했다. 구단은 UEFA와 아약스에 “유럽이 우리를 이런 모습으로 기억하게 하고 싶지 않다”며 일부 팬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건은 크로아티아 축구의 오랜 극우 응원문화 문제도 다시 불러냈다.

크로아티아에서는 과거에도 일부 팬들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협력했던 우스타샤 정권의 구호와 상징물을 사용해 문제가 됐다. 2015년에는 이탈리아와의 유로 2016 예선이 열린 스플리트 경기장 잔디에 나치 문양이 나타나 크로아티아가 UEFA로부터 승점 1점 삭감 징계를 받기도 했다.

하이두크 역시 관중 소요와 경기 중단으로 UEFA의 추가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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