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P 칼군무’ 꺼낸 A2O vs ‘유럽 클럽 레이브’ 탄 아일릿…도파민 폭발하는 K팝 판도

황지민 2026. 10. 17.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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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대이변이다. 데뷔 하루 남짓 만에 멜론 정상을 밟은 신인 그룹이 등장했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난 뒤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걸그룹 A2O 라이트(A2O LITE) 데뷔곡 '니온(NEON)'이 그 주인공이다.

'니온'과 같은 날 공개된 15인조 보이그룹 A2O 소울(A2O SOUL) 데뷔 앨범 선공개곡 'SUPERSTAR'는 룩셈부르크 아이튠즈 K팝 차트 1위 등 해외에서 성과를 냈지만, 국내 주요 차트에서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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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이 SM을 떠나 프로듀싱한 A2O 유닛 A2O LITE의 곡 ‘니온(NEON)’이 폭발적인 화제성과 함께 국내 음원 차트 정상에 오르는 이례적 성과를 보였다/A2O LITE ‘NEON’ 뮤직비디오 캡처
오는 26일 컴백하는 아일릿(ILLIT)은 트렌드를 기민하게 읽어낸 컴백 활동을 예고했다/사진제공=빌리프랩-하이브

[뉴스엔 황지민 기자]

'이수만×유영진' 손잡고 숏폼 공식 깼다…A2O 라이트, 차트 개편 후 최단기 멜론 정복'체포하겠어'로 하드 트랜스 겨냥한 아일릿…귀여움 벗고 글로벌 클럽 사운드로 확장향수 자극한 '헤리티지'와 시대를 앞서간 '트렌드'…양극단으로 넓어지는 K팝 영토

그야말로 대이변이다. 데뷔 하루 남짓 만에 멜론 정상을 밟은 신인 그룹이 등장했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난 뒤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걸그룹 A2O 라이트(A2O LITE) 데뷔곡 '니온(NEON)'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13일 오후 6시 발매된 '니온'은 이튿날 오후 11시 멜론 톱100 1위에 올랐다. 발매 29시간 만으로, 2021년 8월 멜론 차트 개편 이후 신인 그룹 데뷔곡 가운데 가장 빠른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올데이 프로젝트가 데뷔곡 'FAMOUS'로 세운 약 사흘이었다.

■ 숏폼 유행 비웃듯 3분 28초 칼군무…이수만 표 '정통 SMP' 터졌다

기세는 하루로 끝나지 않았다. '니온'은 15일 기준 멜론 일간 차트 1위에 올랐고, 멜론 핫100과 벅스 차트 정상도 밟았다. 소속사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한국 애플뮤직과 이탈리아·말레이시아 아이튠즈 종합 차트 등 8개 국가·지역에서 1위를 기록했고, 중국 QQ뮤직 신곡 차트 1위도 차지했다.

화제성도 뜨겁다.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한국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에 올랐고, M2 채널에 공개된 무대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수 200만 회를 넘어섰다.

눈길을 끄는 건 성적보다 방향이다. '니온'은 3분 28초의 러닝타임을 묵직한 베이스와 정교한 아카펠라, 고난도 댄스 브레이크와 칼군무로 꽉 채웠다. H.O.T.부터 에스파까지 SM의 음악을 빚어온 유영진이 미국 프로듀서 뎀 조인츠와 함께 작사·작곡·편곡을 맡았다. 공개 직후 'SMP'가 떠오른다는 반응이 쏟아진 이유다.

최근 K팝 주류는 숏폼을 겨냥한 짧은 이지리스닝 곡과 챌린지 중심 안무였다. '니온'은 그 공식과 정반대 길을 택했다. 한국·중국·일본·태국·미국 출신 멤버로 구성된 9인조 다국적 그룹인데도 무대 영상에 한국어 댓글이 줄을 잇는다. 익숙한 문법이 국내 팬들의 향수를 건드렸다는 방증이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데뷔쇼에서 "'무엇이 다른가'를 찾기 전에 먼저 '좋다'는 느낌을 받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 '좋다'는 감각이 차트 성적으로 증명되면서, 한동안 굳어 있던 K팝 트렌드에 새 바람이 불지 기대가 모인다.

■ 호루라기 울리며 클럽 신 정조준…'귀여움' 깬 아일릿의 과감한 진화

A2O가 과거 K팝 문법을 다시 꺼냈다면, 하이브 산하 빌리프랩 소속 아일릿은 지금 클럽 신의 최전선을 겨냥했다. 오는 26일 발매하는 미니 5집 'BREAK EVEN' 타이틀곡 '체포하겠어'가 그 신호탄이다.

먼저 공개된 음원 일부에서는 경쾌한 호루라기 소리가 단번에 귀를 붙잡는다. 영상 속 멤버들은 'TOO LOUD'(너무 시끄러움) 피켓을 든 단속반과 실랑이를 벌이며 쉼 없이 호루라기를 분다. 공들여 쌓은 팬케이크 탑이 무너진 뒤 흐르는 정적 속으로는 딸꾹질하듯 "Pop Pop" 사운드가 튀어나와 웃음을 더한다.

크레딧도 흥미롭다. 일렉트로 팝 장르인 이 곡의 프로듀싱에는 방시혁, 슬로우 래빗과 함께 아르헨티나 프로듀서 듀오 EQ(Estratosfera·Qiri)가 이름을 올렸다.

EQ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활동하는 20대 듀오다. 이들은 미니스커트와 파티, 디스토션 걸린 신시사이저를 앞세워 90~00년대 클럽 감성을 지금의 방식으로 풀어온 팀이다.

이 선택은 최근 유럽 클럽 신의 흐름과 맞물린다. 90년대 하드 트랜스와 유로댄스를 재해석한 사운드가 베를린, 런던 등지의 클럽과 페스티벌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DJ 대디 트랜스'라는 별칭의 독일 DJ 말론 호프슈타트가 올해 코첼라에 데뷔하고 에스파 'Lemonade' 리믹스를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에서라면 90~00년대 나이트클럽을 떠올리게 할 사운드가 지금 세대에게는 새로운 클럽 음악으로 다가가는 셈이다.

아일릿 보여준 장르 확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마법소녀 콘셉트의 '빌려온 고양이 (Do the Dance)'로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굳힌 뒤 'NOT CUTE ANYMORE'로 귀여움의 틀을 깼다.

이후 테크노 장르를 주력으로 내세운 'It's Me'는 미국 빌보드 '글로벌 200'에 18주 연속 이름을 올렸다. '체포하겠어'는 그 확장의 다음 장이다.

기대감은 이미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소속사에 따르면 호루라기를 활용한 자체 리듬 게임 'Break Whistle'은 오픈 나흘 만에 전 세계 4만 명 이상이 즐겼다. 앨범은 스포티파이 사전 저장 8일 만에 20만 건을 돌파했다.

■ 순간의 도파민일까, 장기 흥행일까…양극단 실험에 엇갈린 시선

양극단으로 갈린 두 전략 가운데 어느 한쪽이 정답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A2O 안에서도 온도 차가 감지된다. '니온'과 같은 날 공개된 15인조 보이그룹 A2O 소울(A2O SOUL) 데뷔 앨범 선공개곡 'SUPERSTAR'는 룩셈부르크 아이튠즈 K팝 차트 1위 등 해외에서 성과를 냈지만, 국내 주요 차트에서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니온'이 몰고 온 익숙한 센세이션이 향수가 만든 순간의 도파민일지, 장기적인 흐름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옛 K팝'이 새 트렌드로 떠오른다 해도, 그 파도 위에서 A2O가 어떤 성과를 이어갈지 역시 지켜볼 일이다.

아일릿을 향한 반응도 두 갈래다. 새로운 장르에 과감히 도전하는 모습을 반기는 목소리가 있는 한편, 데뷔 초의 사랑스러운 감성을 그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NOT CUTE ANYMORE' 때도 반응은 엇갈렸지만,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분명한 것은 하나다. K팝 시장에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다는 사실 자체가 더 다채로운 결과물을 위한 발판이 된다는 점이다. 보이그룹과 걸그룹을 동시에 출격시키고 유닛과 솔로로 자유롭게 확장하는 시스템을 내건 A2O의 실험은 그 자체로 업계에 새로운 자극이다.

과거 문법을 다시 꺼내 든 쪽과 현재의 최전선으로 달려가는 쪽.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한 두 걸그룹이 같은 시기에 맞붙으면서 K팝 스펙트럼은 한층 넓어지고 있다. 한동안 K팝에 불어올 신선한 긴장감에 대중 기대는 더 커질 전망이다.

뉴스엔 황지민 saeha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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