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탐사 경쟁에 ‘달의 시간’ 정한다… 국제 기준 마련 첫발

홍아름 기자 2026. 10. 1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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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등이 달 탐사와 항법 위성망 구축에 나서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지구와 별도로 달에서 사용할 공통 시간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번 결의안은 달 표준시의 토대가 되는 달 기준시간 기준을 마련하고 지구의 UTC와 비교·측정할 수 있도록 각국 표준기관과 우주기관의 협력을 권고하는 내용이다.

달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탐사선의 위치를 파악하려면 공통 시간 기준을 사용하고, 위성과 탐사 장비 사이의 시계 오차를 정확히 계산해 보정해야 한다.

남은 과제는 실제 탐사에 사용할 달 기준시간을 구현하고, 이를 UTC와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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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도량형총회, 달 기준시간 정의 결의안 채택
달 시계, 지구보다 하루 평균 56마이크로초 빨라
유럽, 달에 원자시계 설치 추진
달 지평선 위로 초승달 모양의 지구가 떠오르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미국과 유럽 등이 달 탐사와 항법 위성망 구축에 나서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지구와 별도로 달에서 사용할 공통 시간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달 표준시를 구현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국제도량형총회(CGPM)는 15일(현지 시각)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열린 제28차 회의에서 ‘국제 달 기준시간의 정의와 협정세계시(UTC)와의 연계’에 관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달 표준시는 달 탐사선과 항법 위성, 착륙선 등이 공통으로 시간을 맞추는 데 사용하는 시간 체계다. 이번 결의안은 달 표준시의 토대가 되는 달 기준시간 기준을 마련하고 지구의 UTC와 비교·측정할 수 있도록 각국 표준기관과 우주기관의 협력을 권고하는 내용이다.

◇ 달 시계, 지구보다 하루 56㎲(마이크로초) 빨라… 위성항법 정확도에 영향

지구에서 사용하던 시계를 달에 가져가면 시간이 흐르는 속도에 차이가 생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중력이 약한 곳에서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가는데, 지구보다 중력이 약한 달 표면에 같은 성능의 시계를 놓으면 지구 표면의 시계보다 하루 평균 56㎲(마이크로초·100만분의 1초) 빠르게 간다. 지구와 달의 움직임에 따른 영향까지 고려한 값이다.

사람이 체감할 수 없을 만큼 짧은 시간이지만 우주에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때는 중요하다. 지구의 위성항법시스템(GPS)은 여러 위성이 보낸 전파가 수신기에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을 측정해 위치를 계산한다. 전파가 빛의 속도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위성과 수신기 사이의 거리를 알아내는 방식이다.

달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탐사선의 위치를 파악하려면 공통 시간 기준을 사용하고, 위성과 탐사 장비 사이의 시계 오차를 정확히 계산해 보정해야 한다. 56㎲는 빛이 약 17㎞를 이동하는 시간에 해당한다. 실제 탐사선의 위치가 반드시 17㎞ 어긋난다는 뜻은 아니지만, 시간 차를 제대로 보정하지 않으면 정밀한 항법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과학계는 이미 달에서 사용할 시간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 국제천문연맹(IAU)은 2024년 달을 중심으로 위치와 시간을 나타내는 달 천체 기준좌표계(LCRS)와 달 좌표시간(TCL)을 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달 좌표시간은 달 주변의 시간 흐름을 수학적으로 나타내기 위한 기준이다.

남은 과제는 실제 탐사에 사용할 달 기준시간을 구현하고, 이를 UTC와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계가 놓인 위치와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는 시간 차를 계산하고 측정 결과의 정확도를 검증하는 방법도 마련해야 한다. 이번 결의안은 국제도량형국(BIPM)과 각국 표준기관 등이 우주기관과 협력해 달 기준시간을 구현하고 UTC와 비교·측정하는 기술을 발전시키도록 권고했다.

◇ 달에 원자시계 보내는 유럽… 달 남극 위치 오차 1m 미만 목표

달 기준시간 논의가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달 탐사 경쟁이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올해 4월 우주비행사 4명을 달 주변에 보낸 아르테미스 2호 임무를 마쳤고, 2028년 유인 달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달 궤도에 통신·항법 위성을 배치하는 ‘문라이트(Moonlight)’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달 표면의 착륙선과 탐사차, 달 주변을 도는 위성이 서로 위치와 시간 정보를 주고받으려면 공통 기준이 필요하다.

ESA는 국제도량형총회에서 달 기준시간 관련 결의안이 채택되기 사흘 전인 12일, 달 표면에 원자시계와 위치 측정 기준시설을 보내는 ‘노바문(NovaMoon)’ 계획을 소개했다. 원자시계는 원자가 특정 주파수의 전자기파에 반응하는 성질을 이용해 시간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장치다.

노바문의 목표는 달 남극에서 위치를 1m 미만의 오차로 파악하도록 항법 서비스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다. 지구에서도 GPS 위성의 신호에 위치가 정확하게 알려진 지상 기준국의 보정 정보를 더하면 위치를 더욱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노바문 역시 레이저와 전파 측정 장비 등을 이용해 기준시설의 위치를 확인하고, 달 항법망에 보정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달 표면에 설치할 원자시계는 달 기준시간을 실제로 구현하는 데 활용된다.

ESA는 “노바문에 필요한 장비를 세 가지 버전으로 나눠 개발하며 최종 완성형 장비를 유럽의 달 착륙선 ‘아르고노트 2(Argonaut 2)’ 임무에 탑재하는 것이 목표”라며 “장비는 2년 동안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최대 5년까지 연장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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