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직원은 “10만원까지 떨어져라”…아내 몰래 ‘빚투’ 개미는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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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한테는 아직도 말을 못 했어요. 주식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데 은행에서 빌린 돈은 그대로잖아요."
취업준비생 박모(29)씨는 모아둔 적금에 마이너스통장까지 동원해 주식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봤다.
이씨는 "장사가 안돼도 주식으로 돈을 불리면 노후 걱정은 덜 수 있을 줄 알았다"며 "이제는 은퇴는커녕 언제까지 가게 문을 열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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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비 줄이고 모임 끊고…일상까지 파고든 주식 폭락
삼성 직원 추정 게시글엔 “10만원까지 떨어져라”…엇갈린 희비

최근 국내 증시가 폭락하면서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주식으로 한몫을 벌어보려다 오히려 빚더미에 앉은 이들은 대출 이자 부담에 생활비까지 줄여야 하는 처지다. 가족에게 손실을 숨기거나 사람들과의 만남을 피하는 등 투자 실패가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빚투에 수천만원 손실…“아내는 몰라”
1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5일 7.57% 폭락한 5554.22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2일 7003.74였던 지수가 불과 7거래일 만에 20.7% 추락한 것이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16일 코스피가 2.05% 반등하며 급락세는 멈췄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빚까지 동원한 투자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4조2529억원에 달했다.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도 급증했다. 지난 8~9일 하루 64억원 수준이던 미수금 관련 반대매매 규모는 12일 271억원, 13일 594억원에 이어 14일 893억원까지 불어났다. 주가가 떨어진 상황에서 주식이 강제로 팔리면 손실이 확정되는 데다 주식을 처분하고도 빚이 남을 수 있다.

평생 모은 노후자금을 주식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본 이들도 있다. 자영업자 이모(52)씨는 은퇴 후 생활비를 마련할 생각으로 주식을 시작했지만 최근 손실이 커지면서 가게 운영에 필요한 자금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씨는 “장사가 안돼도 주식으로 돈을 불리면 노후 걱정은 덜 수 있을 줄 알았다”며 “이제는 은퇴는커녕 언제까지 가게 문을 열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손실에 신음하는 가운데 주가가 더 떨어지기를 바란다는 글까지 등장하면서 온라인상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지난 15일 삼성전자 주가가 9.48% 폭락하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삼성전자 게시판에는 “제발 주가 10만원까지 떨어져라”는 글이 올라왔다. 지급 시점의 주가가 낮을수록 내년 특별경영성과급으로 받을 주식이 더 늘어나서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6월 고점인 37만4500원에서 15일 21만원까지 떨어졌다.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 86만1000명 중 지난 14일 기준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는 4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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