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내 최장 철도터널 율현터널, 바닥 또 솟아 보강에만 420억

윤상진 기자 2026. 10. 17.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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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설계 당시 공법 잘못 선택
수차례 보강에도 12곳 또 융기
SRT 율현터널 운행 모습. /에스알

2016년 개통해 KTX와 GTX-A가 다니는 국내 최장 터널인 율현터널에서 바닥이 또다시 솟아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철도공단은 2030년까지 약 420억원을 들여 추가 보강에 나설 예정이다. 건설 당시 공법을 잘못 선택한 결과 수백억 원을 반복해서 투입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국가철도공단에서 입수한 ‘율현터널 관리 방안 마련 용역’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조사한 결과 18개 구간, 총 705m에 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2곳에서는 융기가 새로 확인돼 바닥이 최대 7.1㎝까지 솟았다. 기존 보강 구간 2곳과 주변 4곳에서도 융기가 관찰됐다. 2016년 개통된 율현터널은 서울 수서역에서 평택지제역까지 이어지는 길이 50.3㎞의 국내 최장 터널이다.

율현터널엔 개통 직후인 2017년부터 융기가 발생했다. 경기 용인시 신갈단층 구간의 암반이 터널을 양옆에서 누르면서 바닥을 밀어 올린 것으로, 가장 심한 곳은 18.9㎝까지 솟았다. 공단은 융기가 심한 구간에 36억여 원을 들여 여러 차례 보강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KTX는 현재도 해당 구간에서 속도를 줄여 시속 170㎞로 운행하고 있다.

감사원은 2021년 감사에서 애초 터널 공사 방법을 잘못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지반이 약한 곳에는 바닥에 아치형 콘크리트를 설치하는 ‘인버트’ 공법을 적용했어야 하지만, 감리 업체가 일부 지반 평가를 생략했고 공단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단은 인버트 대신 터널 바닥에 구멍을 뚫고 강철봉을 박는 ‘마이크로파일’ 방식으로 보강했다. 이미 열차가 운행 중인 상황에서, 선로를 뜯어내야 하는 인버트 공사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공단은 2021년 감사원 감사 결과가 발표됐을 당시 “보강 공사 이후 추가 융기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재조사 결과 융기가 다시 확인된 것이다.

공단은 이달 말부터 2030년 4월까지 약 420억원을 들여 터널 바닥에 강철봉을 박는 보강 공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역시 융기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이번에 확인된 구간에서는 융기가 거의 멎어가고 있지만, 앞으로 다른 곳에서 또 융기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추가 융기가 발생하면 막대한 공사비를 계속 투입해야 한다”며 “많은 국민이 매일 지나는 터널인 만큼 현상 유지식 방안보단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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