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 본능’ 이성으로 제압한 정찬민, 이틀간 17언더에도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거듭 다짐[SS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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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크' 정찬민(27·CJ)이 달라졌다.
그러나 정찬민은 "무빙데이, 최종라운드여서 달라질 건 없다. 지금까지 (결과와 관계없이) 내 것만 하자는 생각만 한다. 할 수 있는 것을 정확하게 하는 것, 우승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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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 형성된 캐디 조언 듣고 ‘현실의 나’ 자각
“기대치 낮추는 것보다 내 현실 받아들여 변화,
우승 간절하지만, 현 마인드 유지하는 게 최선”
시즌 후 PGA Q스쿨 응시 “할 수 있을 때까지”

[스포츠서울 | 파주=장강훈 기자] ‘헐크’ 정찬민(27·CJ)이 달라졌다. 이틀간 이글 1개와 버디 17개를 쓸어담았다. 보기는 2개에 그쳤다. 당연히, 리더보드 최상단이다. 아직은 적수가 보이지 않는다.
정찬민이 시즌 첫승을 정조준한다.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물오른 샷 감각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각오다. 시즌 후 일정까지 고려하면, 지체할 시간이 없다. 중요한 건 마지막 날까지 생각을 유지하느냐다.

거칠 게 없다. 16일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7043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더채리티 클래식 2026(총상금 10억원) 2라운드에서도 버디 9개를 담아냈다. 보기 1개를 내줬지만, 8타나 줄였다. 중간합계 17언더파 127타.
2023년 시즌 2승을 따낸 뒤 세 번째 트로피를 얻지 못했다. 5월 KPGA 파운더스컵과 9월 골프존 오픈에서 준우승한 게 올시즌 최고 성적. 3년 전에도 5월에 치른 GS칼텍스 매경오픈과 9월 골프존 도레이 오픈에서 우승했다. 시즌 주기를 보면,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올해 10월은 ‘마인드’가 다르다. 기대치와 현실 사이 간극을 좁혔다. 정찬민은 “캐디 형과 얘기를 많이 하는데, 하루는 ‘네 기대치는 이만큼인데, 실력은 요만큼이야. 왜이리 깊게 들어가느냐’라더라. 듣고보니 ‘그렇네’ 싶더라. 그래서 마음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간단히 표현하면, 기대치는 이미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해도 이상할 게 없는데 현실은 KPGA투어에서도 쉽게 우승하지 못한다. 정찬민은 “조금 더 겸손하게,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을 고쳐먹었다”고 말했다.
그리곤 성적이 달라졌다. 집착이 줄어드니 현실을 인정할 수 있게 됐고, 현실을 인정하니 ‘할 수 있는 것에 충실하자’는 기본으로 돌아갔다. 10월의 정찬민이 무서운 지점이다.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다. 서원밸리는 선수들 사이에서 악명 높은 코스다. 그린이 딱딱하고 빨라 샷 컨트롤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도 고개를 갸웃할 때가 많다. 그런데 올해는 핀 위치도 평이한데다 그린에 공이 탁탁 선다. 정찬민은 “그래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틀간 무난하게 플레이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서원밸리는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캐디와 합이 좋아서 의견 교환을 많이 한다. 내 샷의 모든 것을 알고 있어서, 적재적소에 도움이 되는 말을 한다”고 운을 뗐다. 무섭게 몰아치는 ‘한결같은 스윙’은 결국 캐디와 라포가 형성돼 ‘오버하지 않을 용기’를 얻은 덕이다.

정찬민은 “(리듬과 타이밍, 공략법 등) 최적의 조건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래 이정도는 할 수 있는 선수’라는 마음을 ‘함께 고생하는 캐디형의 도움 덕분’으로 치환하는 여유가 생겼다.
남은 라운드도 마찬가지다. 샷 감도 좋고, 컨디션도 좋으니 뽐내고 싶은 마음이 싹틀 최적의 조건이 생겼다.
그러나 정찬민은 “무빙데이, 최종라운드여서 달라질 건 없다. 지금까지 (결과와 관계없이) 내 것만 하자는 생각만 한다. 할 수 있는 것을 정확하게 하는 것, 우승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우승? 당연히 하고 싶죠. 올해 1승을 해야 또 발전하지 않겠어요?”라며 ‘순둥이’ 같은 미소를 지은 정찬민은 “괜히 기대치만 높아질 수 있으니, 기대보다는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이번 대회와 남은시즌, 그 이후 맞이하는 상황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획도 있다. 일단 PGA 퀄리파잉(Q) 시리즈에 출전한다. 내달 출국해 12월 Q스쿨에 출전한다. “올해 최대 목표는 PGA 콘페리투어에서 뛸 자격을 얻는 것”이라고 말한 그는 “더 나이들기 전에 할 수 있는 건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을 때까지”라며 눈을 반짝였다.

‘헐크 본능’을 눌러담으며 기회를 노리는 정찬민이 잔뜩 웅크렸던 몸을 활짝 펴고 있다. 얼마나 뛰어오를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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